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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베니스의 상인'을 다시 읽으며

기사입력 : 2025년03월22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3월22일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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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안토니오는 그의 친구인 바싸니오가 포오셔에게 구혼하는 것을 도우려고, 자금 융통을 위해 유대인 고리대금업자인 샤일록을 찾아가 3천 두카트를 차용한다. 샤일록은 자신의 사업을 훼방놓고 유대인이라며 자신을 경멸해 온 안토니오에게 복수하기 위해 변제일까지 3천 두카트를 지급하지 못할 경우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가기로 한 차용증서를 받는다. 바싸니오는 수수께끼를 풀고 포오셔를 아내로 맞이하지만, 그 사이 안토니오의 상선은 바다에서 침몰하고 샤일록에게 3천 두카트를 변제하지 못한 안토니오는 법정에 선다. 샤일록은 베니스의 법정에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베어가는 것이 자신의 정당한 권리라고 주장하나, 법학박사로 분한 포오셔가 기지를 발휘해 샤일록은 재판에서 패소하고 자신의 재산을 잃는다. 마지막에 안토니오의 상선이 베니스에 도착하면서 안토니오는 자신의 부를 되찾고, 이야기는 끝난다.

[사진=홍정모 법무법인 화우 변호사]

위의 내용은 셰익스피어의 희곡인 '베니스의 상인'(이하 '상인')의 줄거리를 거칠게 요약한 것이고 이 요약만 보자면 이야기는 평면적인 권선징악 이야기 같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필자가 '상인'을 처음 읽었던 것은 어렸을 때의 어린이용 이야기책을 통해서였고, 그때 필자도 이 이야기를 착한 사람들이 이기고 나쁜 샤일록이 망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법률가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와중에 '상인'을 다시 읽게 되었을 때, 필자는 샤일록을 약간은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과연 샤일록은 어린 시절의 기억대로 단순히 돈만 밝히는 나쁜 사람일까? 샤일록은 베니스에서 경멸받는다. 심지어 안토니오는 샤일록에게 돈을 빌리러 간 자리에서도 샤일록에 대한 경멸을 숨기지 않는다.

"나는 또다시 그대를 그렇게 부르고 싶소. 다시 침을 뱉고 다시 걷어차고 싶소. 만약 그대가 그 돈을 빌려주려거든 친구에게 빌려주듯 빌려주지는 마오. 우정이 있는사람이라면 그 누가 생식력이 없는 쇠붙이에 대한 이자를 친구에게 받겠소? 그러니 원수에게 돈을 빌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그래야 내 파산하여 위약하게 될 경우 떳떳한 얼굴로 벌금을 받아낼 수 있을 거요."

샤일록이 경멸 받는 이유는 유대인이며, 고리대금업자이기 때문이다. 샤일록은 태생적으로 기독교 세계관과 조화될 수 없는 인물이다. 중세에 기독교는 노동의 대가가 아닌 금전에 대한 이자를 부정한 것으로 간주하였고, 그래서 유대인은 그 틈새를 파고들어 부를 축적했다. 샤일록은 이렇게 기독교 세계에서 경멸 받던 유대인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다. 

안토니오가 샤일록을 경멸하는 것은 당시의 가치관 아래에서는 자연스러운 것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필자에게는 안토니오의 태도는 부당하게 느껴진다. 애초에 샤일록을 일방적으로 경멸한 것은 안토니오가 아닌가? 그는 샤일록의 대부업을 훼방 놓았고, 그를 몇 번이고 공개적인 장소에서 비난했다. "당신은 저를 이교도, 사람의 목을 무는 살인견으로 부르고 내 유대인 망토에 침을 뱉었습죠." 샤일록의 음모는 안토니오에 대한 복수심의 발로인데, '상인'을 읽으면서 안토니오가 샤일록에게 보이는 태도를 보면 샤일록이 안토니오에 대해 복수심을 갖게 되는 것도 인지상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샤일록은 법정에서 울분을 담아 아래와 같이 자신의 코스모폴리타니즘을 피력하는데, 샤일록의 이러한 격정적 웅변을 읽을 때 더 이상 샤일록을 어릴 때 생각했던 것처럼 단순한 악당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는 나를 창피하게 만들었고, 50만 다가트의 이득을 취할 수 없게 했고, 내 손해에는 만족의 웃음을 지었고, 내 이득을 조롱했고, 내 민족을 경멸했고, 내 상거래를 방해했고, 내 친구들의 우정을 식게 했고, 내 원수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소. 그런데 그렇게 한 이유가 무엇이었소? 내가 유대인이기 때문이었소. 그래, 유대인은 눈도 없소? 유대인은 손도 없고, 오장육부도, 사지도, 감각도, 감정도, 격정도 없소? 기독교인과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무기에 다치고, 같은 병에 걸리고, 같은 방법으로 치료하고, 같은 여름과 겨울에 더워하고 추워하는 거란 말이오. 우리의 살은 찔러도 피가 나지 않소? 간질여도 우리는 웃지 않소? 독을 먹여도 우리는 죽지 않소?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우리는 복수하지 말란 말이오? 다른 모든 일에서도 당신들과 같은데 그 점에서도 같을 것은 뻔하지 않소. 만약 유대인이 기독교인에게 부당한 일을 한다면 기독교인의 겸양은 무엇이겠소? 복수요! 만약 기독교인이 유대인에게 부당한 짓을 행한다면 그의 관용은 기독교인의 본보기를 따라 무엇이겠소? 당연히, 복수요! 당신네들이 가르쳐준 악행을 나는 실천하겠소.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에 부닥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 교훈 이상으로 실천하겠소."

샤일록은 베니스의 법에 기대어 자신의 복수를 달성하고자 한다. 그러나 모두가 알고 있듯이, 포오셔 때문에 그의 시도는 좌절되고 오히려 그 자신이 파멸한다. 그런데, 이 결과는 정의에 합당한 것일까? 샤일록은 단순히 계약의 이행을 소구(訴求)하였을 뿐인데 말이다.

'상인'에서 나오는 계약, 즉 돈을 기한 내에 갚지 못하면 살을 떼어갈 권리를 채권자에게 부여하는 계약은 당시의 시대적 배경 하에서는 유효했다고 한다.  물론 지금에야 이런 계약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겠지만, 샤일록과 안토니오 사이의 계약이 당시의 베니스의 법률에 의해 유효하다면 샤일록의 주장이 받아들여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 결과 안토니오가 죽음에 이르게 될지라도 말이다. 기독교 공동체인 베니스의 호의를 얻지 못하는 샤일록에게는 오로지 법이 유일하게 기댈 곳이다. 앨런 블룸은 그의 저서인 '셰익스피어의 정치철학'에서 이러한 샤일록의 상태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이 희곡 전체를 통해서 법률은 그의 유일한 호소이며 그의 유일한 권리이다. 그러므로 합법성이 선을 판단하는 기준이다. ... 정의는 곧 합법성이다."

그렇다면 포오셔의 판결-1파운드 이상도, 이하도 떼어가서는 아니 되고, 피를 흘려서도 안 된다는-은 적어도 당시의 관점에서는 정의로운 결론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일부청구는 당연히 처분권주의상 허용되니 1파운드 이하의 살점을 떼어갈 수 있어야 할 것이고, 피를 흘리는 건 살점을 떼낼 때 당연히 수반되는 결과이므로 이 논거를 들어 샤일록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

샤일록의 청구는 베니스의 법률에 비추어 흠 잡을데 없음에도(포오셔마저도 이를 인정한다) 재판에서 샤일록은 패배한다. 왜 셰익스피어는 안토니오를 이기게 하고, 샤일록을 파멸의 구렁텅이로 밀어 넣었을까? 앨런 블룸을 다시 인용하자면, 그들은 화합할 수 없는 운명이다. "그들의 삶의 세계관, 즉 삶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가에 관한 그들의 이해가 서로 대립되기 때문에 그들은 결코 서로 동의할 수 없는 것이다. ... 그들은 공통의 토대를 갖고 있지 못하다." 기독교 세계의 인간과 유대교 세계의 인간, 우정을 추구하는 인간과 이윤을 추구하는 인간은 결코 타협할 수 없으며, 둘이 충돌하게 될 경우 어느 한 쪽이 파멸하여야 그 싸움은 끝난다. 그러니까 셰익스피어는 다양한 세계관이 공존하는 코스모폴리탄적 세계에 대해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볼 뿐이라는 것이다.

서로 다른 세계는 결국 조화될 수 없으며 한 쪽이 복속될 수 있을 뿐이라는 시각, 법률을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공동체의 안쪽에 있는 사람뿐이라는 시각은 어쩔 수 없는 진리로서 수용해야 하는 것이며, 타협점은 전혀 없는 것일까? 이러한 결론은 너무 비관적이다. 하지만 이러한 관점을 취할 경우 '상인'에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포오셔가 최종 판결 이전에 샤일록을 설득하려 했다는 점이다. 포오셔는 이미 샤일록을 패배시킬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 게다가 포오셔는 안토니오의 친우인 바싸니오와 결혼하게 되었으니, 샤일록을 편들 이유도 전혀 없다. 그런데도 포오셔는 최종 판결을 내리기 전에 샤일록을 거듭 설득한다.

"자비의 본질은 강압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마치 하늘에서 대지 위로 내리는 고마운 비와 같습니다. 이것은 이중의 축복으로 베푸는 자와 받는 자를 동시에 축복해줍니다. 이것은 가장 위력 있는 것 중에서도 가장 위력이 있습니다......따라서 자비심을 발휘하여 처벌을 완화시킬 때에 지상의 권세는 비로소 하느님의 권세에 가장 가까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유대인이여, 비록 당신이 요구하는 심판이 정당한 것이기는 하나, 이 점을 고려해보시오. 즉, 심판하여 처벌하는 것만을 고집한다면 누구도 구원받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우리도 자비를 위해서 기도드리며, 이 기도는 또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도록 가르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포오셔의 설득은, 필자가 생각하기에는 '상인'에서 셰익스피어가 보여주는 마지막 희망인 것처럼 보인다. 포오셔는 샤일록을 파멸시킬 방법을 이미 가지고 있었음에도 스스로 물러서고, 샤일록에게 자비를 간청한다. 자비심은 하느님의 권세에 가장 가까워지는 방법이기에, 포오셔는 같은 하느님을 섬기는 안토니오와 샤일록에게 이를 '공통의 토대'로 제안한다. 결국 셰익스피어는, 자비심에 기초한 포용과 타협을 통해서 다양한 가치관이 통합될 수 있다는 생각을 포오셔를 통하여 제시한 것이 아닐까? 일방적으로 경멸당했던 샤일록에게 자비를 요구하는 것도 못할 짓이 아닌가라는 찜찜함이 마음 한켠에 남아 있기는 하지만, 필자는 대립과 파국 뿐인 결론보다는 포오셔의 간청에서 갸냘픈 희망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홍정모 변호사

· 2023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경영전문석사)
· 2016-현재 법무법인(유한) 화우
· 2016 제5회 변호사시험 합격
· 2016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2010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 2002 한영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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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문의 화랑담배] 제2회 광복군 변상문의 '화랑담배'는 6·25전쟁 이야기이다. 6·25전쟁 때 희생된 모든 분에게 감사드리고, 그 위대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목을 '화랑담배'로 정했다.  1940년 9월 17일 중국 중경 가릉호텔에서 성대한 행사가 열렸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 창설식이었다. 미국 한인 동포들이 보내온 돈 4만원으로 조직한 군대였다.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20억 원 정도 된다. 총사령관 이청천 장군, 참모장 이범석 장군, 제1지대장 이준식, 제2지대장 고운기, 제3지대장 김학규, 제5지대장에 나월환을 임명했다. 지대장은 지금의 사단장에 해당한다. 모두 봉오동 전투, 청산리 전투를 비롯하여 남북 만주에서 전개된 항일무장투쟁에 직접 참여하여 활동한 독립군 출신이었다. 한국광복군 훈련반 제1기 졸업사진. [사진= 독립기념관] 임시정부 주석 김구는 포고문을 통해 "국내외 동포들에게 알립니다. 1940년 9월 17일부로 대한민국 광복군을 창설하였습니다. 광복군은 1907년 8월 1일 일제가 대한제국 군대를 해산한 날이 바로 광복군 창설일임을 선언합니다. 광복군은 구 한국군의 후신으로 33년간에 걸친 의병과 독립군의 항일무장투쟁을 계승한 전통 무장 조직입니다"라고 했다. 대한제국 국군-의병-독립군의 군맥(軍脈)과 군혼(軍魂)을 분명하게 잇고 있음을 천명한 것이다. 부대 편성은 소대, 중대, 대대, 연대, 여단, 사단 6단으로 편성하였다. 총 3개 사단을 조직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인원이 적은 상황에서 우선 지대를 만들고, 각 지대를 구대와 분대로 연계한 전투부대를 구성했다. 임시정부에서 1940년 9월 19일 중국 국민당 정부에 통보한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직원 명단'에 의하면, 부대 규모가 총사령부와 4개 단위부대, 여기에다 조선혁명군 부대까지 포함하여 5000여 명이었다. 임시정부에서는 1941년 12월 연합국의 일원으로 일본에 선전포고했다. 1942년에는 미국 측에 "미국이 제주도를 해방 시켜 주면, 중경에 있는 임시정부를 제주도로 옮긴 후, 광복군이 미군과 함께 한반도 상륙작전을 전개하겠다."라고 제안하였다. 이 제안은 실제로 미국 OSS 부대(지금의 CIA)와 1945년 4월부터 8월까지 강도 높은 국내 진공 작전을 준비했다. 주요 훈련은 3개월 기간에 고공낙하, 암살법(권총에 특수장치를 하여 소리 없이 암살하는 방법), 통신(암호의 작성 및 해독법, 무전기 조작 및 수리), 교란 행동, 정보수집, 폭파 등 이었다. 일과는 07:00∼12:00 오전 훈련, 13:00∼18:00 오후 훈련, 19:00∼22:00 야간 훈련이었다. 주요 임무는 대한민국으로 낙하산과 잠수함으로 침투하여 미 공군 공습에 필요한 지형 등의 정보를 제공하고 일본군 군사시설 탐지 및 파괴 지하 유격대를 조직하여 연합군 상륙작전 시 제2선에서 연결하는 작전이었다. 마침내 1945년 8월 7일 모든 훈련을 마치고 국내진공작전 출정식을 개최했다. 개시일은 8월 10일이었다. 출정식 때 장준하 경기도 공작 반장은 "나는 조국광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내가 나의 죽음을 지불하면, 내 능력껏 그 대가가 조국을 위해서 결제될 것입니다. 나의 각오는 한 장의 정수표입니다. 발생인은 장준하, 결제인은 조국입니다"라는 유서까지 작성했다. / 변상문 국방국악문화진흥회 이사장 2025-09-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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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이시바' 누구?...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자민당 총재직 사임을 공식화하면서, 일본 정국의 관심은 차기 자민당 총재 선거로 쏠리고 있다. 집권당 총재가 곧 총리직을 맡는 일본 정치 구조상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다음 총리를 뽑는 절차다. 자민당은 조만간 새로운 총재 선거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지난 2024년 9월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경합했던 주요 인사들이 다시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보담당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국 운영이 소수 여당이라는 제약 속에서 이루어지는 만큼, 차기 총재가 야당과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연립 구도를 짤지가 최대 쟁점으로 꼽힌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고 있는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농림수산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고이즈미·다카이치 선두권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고이즈미 농림수산상과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 지난달 29~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총리에 적합한 인물로 다카이치가 23%, 고이즈미가 22%를 기록했다. 나란히 1, 2위다. 자민당 지지층으로 한정하면 고이즈미가 32%로, 다카이치(17%)를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카이치는 2024년 총재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에게 역전패했다. 고이즈미 역시 의원 표에서 선두에 올랐지만 당원 표에서 밀리며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두 사람 모두 당내 기반과 대중적 인지도를 겸비해 차기 선거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주자들이다.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981년생(44세)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차남이다. 2009년 중의원 첫 당선 이후 줄곧 '포스트 아베', '차세대 리더'로 주목받았다. 환경상, 농림수산상을 거쳤으며 개혁 성향과 젊은 이미지로 지지층을 넓혔다. 2024년 총선에서 당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으나 참패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농림수산상으로 복귀해 쌀 유통 개혁 등 농정 개혁에 매진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고이즈미 브랜드'라는 정치 자산이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1961년생(64세)으로 보수 강경파로 분류되는 여성 정치인이다. 2021년 총재 선거에 첫 도전해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전폭적 지원을 받으며 3위를 기록했다. 2024년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의원 72표, 당원 109표)를 얻었으나 결선에서 이시바 총리에게 역전 당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서 '보수의 아이콘' 이미지를 갖고 있으며, 아베 전 총리와 가까웠던 의원 그룹이 주된 지지 기반이다. 이시바 정권에서 당직 제안을 거절하며 독자 노선을 유지해 왔다. '포스트 이시바' 후보로 꼽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전 일본 경제안보담당상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하야시·모테기 등 잠룡도 주목 고이즈미와 다카이치 두 선두 주자 외에 잠룡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옛 기시다파 일부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이시바 정권의 2인자로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모테기 도시미쓰 전 간사장은 당내 경험과 풍부한 인맥을 강점으로 삼고, 아소 다로 전 부총리와 교류를 통해 지지 기반을 다지고 있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전 경제안보담당상은 5선 의원으로, 동기 의원들과 옛 니카이파의 지원을 받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 총재 선거 이후에도 정국 '안갯속' 자민당 총재 선거는 국회의원 표와 당원·당우 표를 합산하는 방식이 원칙이지만, 긴급 시에는 국회의원과 지방 지부 대표만 투표하는 '양원 의원 총회' 방식으로 대체될 수 있다. 이 경우 의원 표의 비중이 커져 파벌 역학이 중요해진다. 차기 총재가 선출되더라도 곧바로 정권 안정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일본 헌법상 총리는 국회에서 지명되는데, 자민·공명 양당은 현재 중의원과 참의원 모두에서 과반을 잃은 상태다. 따라서 야당이 단일 후보를 세워 결집할 경우,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지명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자민당 총재가 총리에 오르더라도, 예산안·세제 개혁 법안 등 국정 운영은 야당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차기 총재는 곧바로 '연립 확대'나 '정책 연대'를 추진할 수밖에 없고, 총재 선거 과정에서도 어떤 야당과 손을 잡을지가 핵심 화두가 된다. 결국 이번 자민당 총재 선거는 단순히 차기 지도자를 뽑는 절차를 넘어, 일본 정치가 다당제 속에서 어떤 연립 구도를 구축할지 시험대가 되는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goldendog@newspim.com 2025-09-08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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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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