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파면 '즉시' 발동…3년만의 몰락
국회, 조기 대선 국면…상임위 올스톱
의대 증원 정책 백지화될 가능성 커져
입법 과제 밀려…연금개혁 '눈치 보기'
정년 연장안, 6월 골든타임…결실 깜깜
환경부 기후대응댐 건설 '그대로' 추진
[세종=뉴스핌] 신도경·양가희·이유나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을 인용하면서 윤 정부가 추진하던 의료·노동 개혁 등 주요 개혁 과제들이 물거품이 될 전망이다.
특히 조기대선이 조만간 치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의료개혁을 위한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의료사고 발생 시 환자와 의료진을 모두 보호하는 의료사고안전망과 비급여·실손보험 개편안은 대부분 입법 과제로, 정부 계획보다 시행이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65세)과 법정 정년(60세) 간 발생하는 공백을 메꾸기 위한 법정 정년 연장과 퇴직 후 계속 고용 정책 논의도 어려울 전망이다. 논의를 추진하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산하 계속고용위원회 운영 기간이 오는 6월까지로 조기 대선 기간과 겹치기 때문이다.
◆ 尹 뒷배 둔 의대 증원 '물거품'…조기 대선 국면, 의료·국민연금 개혁 입법↓
윤 대통령의 탄핵으로 윤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들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해있다. 윤 대통령은 연금·의료·교육·노동 분야 '4대 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4대 개혁 가운데 보건복지부가 추진하는 의료 개혁과 연금 개혁에 타격이 클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벌이는 의사집단행동을 뿌리 뽑겠다며 완고한 태도를 보였다. 복지부도 이에 따라 강경 대응을 유지했다. 지난해 논문 등을 종합해 2025년부터 5년간 2000명씩 증원하고 의료체계를 개편하는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이에 반발해 집단으로 사직·휴학했지만 2025년도 정원을 증원해 4695명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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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조기 대선 국면에 들어가면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의료체계 개편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의료개혁 추진은 계속된다고 밝혔다. 다만, 비급여·실손 보험 개편 등 입법 과제가 많은데 대선 준비로 상임위원회가 올스톱 될 가능성이 크다. 여야가 새로운 공약을 내세우면서 정책 변화도 일어날 수 있다.
정부 관계자 A 씨는 "이미 캠프를 만든 곳도 있다"며 "대선국면으로 상임위 자체가 선거에 몰두해 정책이 밀려 탄력받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관계자 B 씨는 "이제 대선 정국"이라며 "정책의 연속성은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 C 씨도 "필수의료정책패키지는 이제 막 시작 단계라 제대로 정착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치권 영향을 받아 추진되지 못할까 봐 걱정"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정부 관계자 D 씨는 "큰 틀은 바뀌지 않지만, 명칭이 바뀌어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개혁의 남은 과제인 구조개혁도 후폭풍을 피할 수 없다. 여야는 지난 20일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을 조정하는 모수개혁은 합의했지만, 자동조정장치 도입, 기초연금, 퇴직연금 등 구조 개혁은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민연금은 국민 부담 증가와 직결되는 문제다. 여야든 선거 국면에서 표를 의식해 적극 추진될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특히 최근 3년 평균 가입자 수 증감률과 기대여명 증감률을 반영해 연금액이 조정되는 자동조정장치의 경우 야당이 '연금 삭감' 장치로 부르면서 정부가 원하는대로 도입이 어려울 전망이다.
◆ 정년연장안, 대선 국면에 6월 합의 촉박…기후대응댐 건설은 '그대로'
고용노동부가 추진하는 계속고용 정책 설계도 진척을 기대하기 어렵다. 한국의 단일 세대 가운데 954만명으로 규모가 가장 큰 2차 베이비부머 세대(1964~1974년생)는 향후 10여년에 걸쳐 법정 은퇴연령인 60세에 진입한다. 현재 법정 정년은 60세인데, 이들 세대 대다수의 국민연금 수급 개시 연령은 65세로 5년간의 '소득 크레바스(공백)'가 발생한다.
정부는 1998년 1차 연금개혁을 통해 연금 지급 개시 연령을 단계적으로 늦추고 국민연금 지속성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차 개혁 결과에 따라 1차 베이비부머에 해당하는 1955년생은 2016년부터 국민연금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만 63세가 된 1961년생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했다. 연금을 받는 나이는 1965~1968년생의 경우 64세, 1969년 이후 출생자는 65세다.
정부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를 통한 사회적 대화로 정년 연장제도의 밑그림을 그릴 계획을 세웠다. 현재 경사노위 사회적 대화는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노동계의 정부 '보이콧'으로 지난해 12월부터 논의가 멈춘 상태다. 야당도 계속고용 제도의 필요성에 공감해 정년연장 태스크포스(TF) 구성 등을 통해 하반기 입법 목표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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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촉박한 시간이다. 경사노위 산하 계속고용위원회의 운영 기간이 오는 6월까지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이 조기 대선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뚜렷한 결실을 내놓기까지 대화의 시간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간 정부가 강조했던 노동약자보호법 제정의 경우 '포장지'가 바뀌어도 노동권 사각지대 보호 강화라는 취지는 유지된다는 관측이다. 노동약자보호법은 플랫폼 노동자, 프리랜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 등 새로운 형태의 근로자를 위해 노동약자의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법안이다.
정부 관계자 E 씨는 "(노동약자법은) 현행 법 체계에서 회색 지대에 위치한 근로자를 지원하기 위한 법률"이라며 "발의된 법안이 폐지될 수는 있겠지만 내용에 있는 조항 등은 다시 살아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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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완 경남 의령군수가 지난 5일 기후위기댐 지역 주민 만나 사업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의령군] 2025.03.13 |
환경부가 추진하는 '기후대응댐' 건설도 꾸준하게 추진될 전망이다. 기후위기댐은 한 홍수·가뭄에 대응하기 위한 신규 댐으로 한 번에 80∼220㎜의 비가 오더라도 방어할 능력을 확보할 수 있다. 환경부는 이 댐을 활용해 새로운 물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라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 F 씨는 "야당이 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용수가 부족하고 홍수 대응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이 반대하면 강행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기본 구상과 타당성 조사 등 올해 계획을 이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