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해운 벌크사업 중심 2조원대 인수 추진...LNG 운송 제외
컨테이너선 중심에서 벌크선 등 사업 다각화...안정적 수익 확보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HMM이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발 관세 전쟁이 본격화한 가운데, 운임 변동폭이 큰 컨테이너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벌크선 등으로 다양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준 HMM은 컨테이너 매출이 전체의 86%를 차지했고, 벌크는 11%에 불과하다. 탱커선 등 벌크 사업은 화주와 장기 계약을 맺는 특성상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 SK해운 벌크사업 중심 2조원대 인수 추진...LNG 운송 제외
21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SK해운의 현 소유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SK해운의 일부 사업부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HMM을 선정했다.
다만 HMM이 과거 현대상선 시절 LNG운송선 사업을 매각하며 경업금지(경쟁업종 금지) 조항을 체결, 2029년까지 해당 사업에 진출할 수 없어 SK해운의 LNG운송 사업을 제외한 다른 사업부 위주로 인수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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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HMM] |
지난해 9월 기준 SK해운은 원유선 22척, 제품선 1척, LNG선 12척, LPG선 14척, 벌크선 10척, 벙커링선(선박에 LNG를 연료로 공급하는 선박) 7척 등을 운용한다.
SK해운의 전체 몸값은 3조~4조원, 이중 HMM은 2조원 안팎에서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기준 HMM의 현금성·단기 금융자산은 14조원이 넘어 인수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앤코는 지난 2018년 약 1조5000억원에 SK해운을 인수했다. 그동안 비주력 사업부를 축소하고, 노후 선박을 처분하는 등 작년부터 본격적인 매각을 추진해왔다. SK해운은 2023년 매출 1조8865억원, 영업이익 3671억원을 기록했다.
◆ 컨테이너선 중심에서 벌크선 등 사업 다각화...안정적 수익 확보
HMM은 오는 2030년까지 총 23조5000억원을 투자해 벌크선 등 통합 물류 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키로 한 바 있다.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중심으로 벌크 운송사업 및 통합 물류사업 영역을 확장해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선진적인 ESG경영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컨테이너 사업(12조7000억원) △벌크 사업(5조6000억원) △통합 물류사업(4조2000억원) △친환경ㆍ디지털 강화(1조원) 등에 투자키로 했다. 이번 SK해운 인수도 벌크사업 강화도 이같은 장기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HMM은 과거 현대상선 시절엔 컨테이너와 벌크사업 비중이 6대 4 정도였다가 채권단 관리 체제로 넘어가며 컨테이너 중심으로 사업이 치우치게 된 것"이라며 "벌크사업은 컨테이너와 달리 장기운송 계약 비중이 높아 운임 변동과 상관 없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다"고 설명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