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견고한 대외건전성·수출 역동성 반영"
올해 경제성장률 2.0→1.7%로 하향 전망
최종구 국제협력대사, 11~14일 대외 소통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피치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및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이번 결정이 견고한 대외건전성,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과, 수출 부문의 역동성, 지정학적 리스크, 고령화에 따른 구조적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6일 밝혔다.
피치는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앞으로 수개월간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한국 경제와 국가 시스템에 실질적인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정치적 교착상태가 장기간 지속될 경우에는 정책 결정의 효율성, 경제 성과, 재정건전성 등이 악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피치는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심리 위축, 미 신정부 보편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인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당초 2.0%에서 0.3%포인트(p) 낮춘 1.7%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부터는 소비 및 설비·건설 투자의 개선에 힘입어 성장률이 2.1%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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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금융 중심지 카나리 워프에 위치한 신용평가기관 피치 건물 [사진=로이터 뉴스핌] |
재정의 경우, 지속적인 재정수입 회복 및 지출 통제 노력에 따라 지난해 '24년(GDP 대비 -1.7%)에 비해 올해에는 재정수지가 개선(-1.0%)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정치 상황에 따라 향후 재정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졌으며, 고령화 지출 등으로 정부부채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경우 신용등급에 부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피치의 우려다.
피치는 한국의 가계부채가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관련 리스크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PF 리스크 역시 정부의 선제적인 정책대응과 구조조정 노력에 힘입어 관리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피치는 올해에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높은 수준(GDP 대비 4.5%)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와 GDP 대비 23%(피치 자체추정)에 달하는 순대외자산이 한국의 견고한 대외건전성을 뒷받침하고 있다는 것이 피치의 평가다.
최근 강달러 현상 등으로 원화 약세가 나타났지만, 정부의 강력한 정책 대응에 힘입어 자본 유출 리스크가 완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피치는 대북 리스크와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 대남 적대 발언 등이 지속되면서 북한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남북 관계가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근 북러 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이 완화되면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접근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도 평가했다.
정부는 이번 피치의 발표를 토대로 한국 경제에 대한 피치의 흔들림 없는 신뢰를 재확인한 것으로 전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이번 결과가 발표되면서 한국의 대외신인도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밖에 최종구 국제금융협력대사는 오는 11~14일 홍콩과 싱가포르를 방문해 피치, 무디스, S&P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한국 신용등급 담당자들을 만나 긴밀한 소통을 이어갈 예정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