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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한·미·일 'AI 동맹'...딥시크가 흔든 판 바꾼다

기사입력 : 2025년02월05일 05:00

최종수정 : 2025년02월05일 16:23

이재용·손정의·샘 올트먼 '전격 회동'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 초미의 관심
AI데이터센터 가동할 칩 수급 핵심
삼성·SK·카카오에 '러브콜' 이어져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딥시크(DeepSeek)의 공세에 맞설 한·미·일 인공지능(AI) 동맹이 본격화되고 있다.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의 창립 멤버인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나란히 한국을 방문, 국내 기업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면서다. 미국에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국내 AI·반도체 기업들이 핵심으로 부상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의 3자 회동을 마치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02.04 choipix16@newspim.com

◆ '메모리 강자' 삼성·SK, 놓칠 수 없는 파트너

5일 재계에 따르면 한·미·일을 대표하는 AI 수장들이 전날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모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일본의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미국의 샘 올트먼 CEO는 이날 두 시간 가량 3자 회동을 진행했다. 이재용 회장은 전날 계열사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와 관련한 항소심에서도 1심에 이어 무죄 판결을 받으며 어깨가 한층 가벼워진 상황. 불투명 했던 회동 여부가 무죄 판결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3자 회동은 세계 정보기술(IT)업계와 관련 당국의 주목을 끌었다. 딥시크로 촉발된 '미·중 AI 전쟁'에서 한·미·일 3국이 강력한 동맹을 구축할 것이란 전망에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 백악관에서 소프트뱅크와 오픈AI, 오라클 3사가 합작 벤처(JV) 형태로 미국 내 AI용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스타게이트' 구상을 발표했다. 향후 4년 동안 최대 5000억 달러(약 720조원)를 투자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AI 프로젝트다.

이날 회동의 관심사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SK 등 국내 기업들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였다.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AI 연산에 필요한 다량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요하다. 이 GPU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다량의 메모리반도체가 탑재되는 만큼 안정적인 반도체 수급이 프로젝트 성공 여부의 핵심 중 하나다.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러브콜을 보내는 이유다. 미국의 마이크론까지 더하면 이들이 세계 D램 생산량의 90%를 차지해 중국에 대응할 강력한 우군을 얻는 셈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스핌DB]

이날 약 두 시간 가량 진행된 3자 회동 후 기자들 앞에 선 손정의 회장은 삼성의 스타게이트 합류 질문에 "앞으로 논의하겠다"며 "매우 좋은 논의를 했다"고 전했다. 손 회장은 이재용 회장과 모바일 전략과 AI 전략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회의는 단순한 업데이트였고, 초기 논의를 시작하는 자리였다"고 했다. SK그룹의 스타게이트 합류 여부에 관해서도 "아직 세부사항을 결정하지 않았다"며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족쇄 푼 이재용 회장, 한미일 AI 수장 회동 주도

이날 주요 논의 내용은 삼성의 스타게이트 합류와 모바일·AI 전략이었다. 올트먼 CEO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AI 전용 단말기와 독자 반도체 개발 계획을 밝힌 만큼 삼성과 협력 여지가 높다는 분석이다. 올트먼 CEO는 지난 1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삼성전자 평택 공장의 반도체 생산라인을 살펴본 바 있다. 

특히 항소심 무죄 판결로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회장의 '새로운 삼성(뉴삼성)' 구축에 지렛대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3자 회동에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한 삼성전자 경영진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손 회장과 함께 르네 하스 Arm(암) CEO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은 소프트뱅크가 지분 90%를 보유하고 있다. 손 회장은 이날 Arm이 삼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삼성은 훌륭한 파트너"라는 말로 대신했다.

◆ "지금 뛰어들거나 영원히 도태되거나" AI 진심 최태원 회장, 올트먼과 관계 돈독

올트먼 CEO는 3자 회동에 앞서 이날 오전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만났다. 올트먼 CEO는 서울 중구 더 플라자호텔에서 최 회장과 40분 가량 면담을 진행했다. 이날 면담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 핵심 계열사 인사들도 동석했다.

최태원 회장과 올트먼 CEO는 AI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폭넓은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HBM의 세계 최고 생산기업이며, SK텔레콤은 AI데이터센터를 필두로 'AI컴퍼니'로 전환을 선언한 상태다. 특히 최 회장은 지난해 1월과 6월 올트먼 CEO를 한국과 미국에서 연이어 만날 만큼 오픈AI와의 관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 회장은 "AI에 지금 뛰어들거나 아니면 영원히 도태될 수 있다"고 말하며 AI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 총수이기도 하다. 최 회장과 만남 후 올트먼 CEO는 취재진을 향해 "원더풀"이라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한국을 방문한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 겸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2025.02.04 choipix16@newspim.com

◆ 카카오·크래프톤에게도 기회왔다

이날 분 단위로 수많은 국내 AI·반도체 기업들을 만난 올트먼 CEO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도 만났다. 오픈AI와 카카오·크래프톤의 협업 여부부터 스타게이트의 합류 여부까지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트먼 CEO는 이날 열린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업 기자간담회에서 공식 석상에 섰다. 국내 기업 중 오픈AI와 공식적인 협력을 체결한 것은 카카오가 최초다. 카카오톡과 AI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Kanana)'에 오픈AI의 최신 AI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골자다. 올트먼 CEO는 "한국은 에너지, 반도체, 인터넷 기업 등 강력한 AI 도입 기반을 갖춘 시장으로, AI 채택률이 놀라운 수준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시장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카오와 AI, 메시징에 대한 비전을 공유하고 있어 함께 탐구할 수 있는 영역이 매우 많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4일 오전 서울 중구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카카오 미디어데이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5.02.04 choipix16@newspim.com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만난 올트먼 CEO는 오픈AI의 고품질 대규모 언어모델(LLM)을 활용한 게임 특화 AI 개발과 최적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특히 크래프톤은 최근 주력하고 있는 CPC(Co-Playable Character) 기술 고도화를 위한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크래프톤은 지난해 오픈AI의 'GPT-4'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했으며, 전 직원의 95%가 기업용 챗GPT를 업무에 활용 중이다. 김창한 대표는 "오픈AI와 함께 게임 개발과 운영 전반에 혁신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가능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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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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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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