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RBI 통화정책위원회 회의에서 레포금리 0.25%p 인하 전망 커
루피 환율, 올해 연말 달러당 89.50루피 갈 수도
[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중앙은행(RBI)이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 루피 약세는 더욱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현지시간) 머니 컨트롤과 비즈니스 스탠다드 등에 따르면, 최근 10개 기관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한 개 기관을 제외한 모든 기관의 전문가가 이달 레포금리 인하를 점쳤으며, 인하 폭은 0.25%포인트(p)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 성장률 둔화 우려가 커진 가운데 RBI가 최근 유동성을 공급한 것, 인도 재무부가 2025/26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예산안을 발표하며 소비 촉진을 위해 대규모 감세안을 내놓은 것, 재정 적자 목표치를 낮춘 것 등이 근거로 지목됐다.
IDFC 퍼스트 뱅크의 가우라 센 굽타 수석 경제학자는 "인플레이션 상승세가 둔화함에 따라 2월 0.25%p 인하가 예상된다"며 "2025/26 회계연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역시 최근 설문 조사 결과를 인용, RBI가 오는 7일 레포금리를 0.25%p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의 첫 번째 통화 완화 조치가 될 것이라고 3일 보도했다.
RBI는 2개월에 한번씩 레포금리를 조정한다. 현행 레포금리는 6.5%로, 마지막 금리 인하는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 5월이었으며, 2023년 2월 이후 지난해 12월까지 11번 연속 동결했다.
기준금리 인하가 루피 약세를 더욱 부추기면서 달러당 루피 환율이 연말 88.70루피(약 1494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호주뉴질랜드은행그룹은 전망했다.
엠케이 글로벌은 루피 가치가 현 수준에서 올해 12월까지 3% 이상 절하되면서 달러당 89.50루피가 될 수 있다고 예측한다.
굽타는 "최근 몇 달 동안 루피 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지면서 RBI의 통화 관리에 변화가 있었다"며 "루피의 과대평가와 자본 흐름의 침체를 감안할 때 절하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루피는 직전 분기(2024년 10~12월) 급속도로 절하되며 지난해 아시아 통화 중 두 번째로 큰 가치 하락세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산제이 말호트라 RBI 총재로 취임한 이후에만 2% 이상 절하됐는데, 이는 RBI가 루피 환율 변동성을 용인할 것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졌다.
말호트라 총재 직전의 샤크티칸타 다스 전 총재는 외환 시장에 적극 개입하면서 루피 환율 방어에 힘썼다. 7000억 달러(약 1026조원)에 달하는 외화보유고가 루피 가치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적극 활용됐다.
루피의 실질실효환율(Real Effective Exchange Rate·REER)은 지난해 11월 사상 최고치였던 108.14에서 12월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질실효환율은 100을 기준으로 이상이면 해당 통화가 고평가되었음을, 이하면 저평가되었음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루피가 여전히 과대평가 영역에 머물러 있다"며 "그러나 RBI의 정책 변화와 외국 자금의 이탈로 인해 가치가 점차 약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뭄바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인도 마하라슈트라주 뭄바이 소재 인도중앙은행(RBI) 건물 로고 옆에 한 경비원이 서 있다. 2018.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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