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쇠퇴는 끝났다"...미국 우선주의 강조
외국에 관세 부과...대외수입청 신설
국경비상상태 선포...멕시코 잔류 정책 부활
에너지 비상사태도 선포...전기차 의무조항 폐지
파나마 운하 환수도 재강조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취임식 연설을 통해 "미국의 황금 시대가 시작된다"며 미국 우선주의를 정책의 최우선에 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 밖에도 불법 이민 문제 해결을 위해 남부 국경 비상사태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한편, 관세 정책 시행, 전기차 의무 조항 폐지, 파나마 운하 환수 등 기존의 공약 등을 다시 거론하며 행정명령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의 연방 의회 의사당 로툰다 홀에서 행한 30여 분간의 취임식 연설을 "나는 미국을 최우선에 둘 것이다. 미국의 황금 시대가 이제 시작된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 정부에서는 단 하루도 우리가 (다른 나라에) 이용당하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의 주권을 되찾고, 안전을 회복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쇠퇴는 끝났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DC 연방 의사당에서 제 47대 대통령 취임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나는 역사적인 행정명령들을 여러 개 서명할 것"이라면서 "이 조치들을 통해 미국의 완전한 복원과 상식을 기반으로 한 혁명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부 국경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면서 "모든 불법 입국은 즉시 중단될 것이며, 우리는 수백만 명의 범죄 외국인들을 그들이 왔던 곳으로 돌려보내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 남부 국경에 군대를 배치하고,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한편 불법 입국자를 구금하고 중남미 이민자들이 합법적 지위를 얻을 때까지 미국 입국을 차단하는 '멕시코 잔류' 정책을 재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1798년의 적대국 외국인법(Alien Enemies Act)을 복원해서 법 집행 기관의 모든 막대한 권한을 동원해 미국 땅, 특히 도시와 저소득 지역에 끔찍한 범죄를 가져오는 모든 외국 갱단과 범죄 네트워크를 제거할 것을 지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 위기는 막대한 에너지 과잉 지출과 치솟는 가격으로 인해 발생했다"면서 "그래서 오늘 나는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거 유세 기간 석유 등 화석연료 증산을 위한 공약 구호인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다시 외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석유와 가스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를 전 세계에 수출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친환경 경제 성장 정책의 핵심인 전기차 의무 조항을 없애겠다고 약속했다.
외국 상품에 대한 보편 관세를 공약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 "나는 즉각 미국 근로자와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의 무역 시스템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외국에 관세와 세금을 부과해서 미국민을 부유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에서 들어오는 막대한 수익을 징수할 대외수입청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건설한 파나마 운하를 중국이 운영하고 있다면서 "파나마 운하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함께 멕시코만을 '아메리카만'으로 이름을 바꾸도록 행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겨냥해 "미국 정부의 공식 정책으로 남성과 여성 두 가지 성별만 존재한다는 점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코로나 백신 의무화에 반대해 군대에서 쫓겨난 8000여 명을 모두 복직시키고, 4년간의 월급을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의 권력이 정치적 반대자를 탄압하는 무기화가 되지 않게 할 것"이라며 자신이 바이든 정부로부터 정치 보복 수사를 당했음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부(富)를 늘리고 영토를 확장하고 도시를 건설하고 새롭고 아름다운 지평선으로 성조기를 들 것"이라면서 "화성에 성조기를 꽂기 위해 미국인 우주 비행사를 보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년 전 45대 대통령 취임식 연설에서는 '살육'(carnage) 등의 거친 표현을 써가며 사회 분열과 증오 등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이번 취임사에서는 트럼프 2기 정부가 신속하게 추진할 정책과 행정명령을 재차 강조하는 데 비중을 둔 모습을 보였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