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가치 하락·주식시장 침체로 해외투자에 눈돌려
41개 홍콩 펀드 총 판매액 8조원 1년 동안 138% 증가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중국 당국의 해외 거래 제한 완화 이후 중국 본토의 개미 투자자들이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홍콩 뮤추얼 펀드 상품에 대거 몰리고 있다고 9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본토 투자자의 가입이 허용된 홍콩 뮤추얼 펀드 상품은 연초 판매를 시작한 지 24시간 만에 완판됐다. 지난 주 중국자산관리 (ChinaAMC)의 '실렉트 고정수입 할당 펀드'와 홍콩 E 펀드의 '실렉트 채권펀드'는 판매 재개 첫날 한도가 소진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41개 홍콩 펀드의 총 판매액은 415억 위안(8조 2639억원)으로 2023년말과 비교해 138% 급증했다.
당국은 1월 1일부터 중국-홍콩 펀드 상호인증(MRF) 제도에 기반한 홍콩 펀드의 본토 내 자금 모집 한도를 펀드 총 자산의 50%에서 최대 80%로 높였다.
중국인의 해외 투자 열풍은 바닥을 기고 있는 중국의 국채 수익률과 16개월 최저치로 떨어진 위안화 가치, 그리고 맥을 못추는 본토 주식시장을 배경으로 한다.
중국의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1년 새 100bp(1bp=0.01%포인트) 넘게 하락해 1.6%선 아래로 떨어졌다. 미국 국채 수익률과 격차는 24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벌어져 위안화에 계속 약세 압력을 가하고 있다.
선전에 본사가 있는 모닝스타 수석애널리스트인 니키 우는 "투자자들이 최근 채권 수익률이 급격하게 하락한 후 해외 자산 투자에 몰렸다"고 말했다. 최근 2년간 활황을 보인 해외 시장을 겨냥한 해외 펀드 가입 수요가 왕성하다"고 했다.
미국 재무부 증권이나 다른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건이 운영하는 두 개의 채권펀드(JP 글로벌 본드 펀드와 JP모건 아시아토털리턴채권펀드)는 이번 주 한도가 거의 차 투자자의 가입이 중단됐다.
펀드 컨설팅기업 Z-Ben Advisors의 이반 시는 해외투자를 위한 국내적격기관투자자 제도(QDII)의 할당량이 적은 상황에서 MRF가 "분출구"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중국의 핵심 해외 투자 창구인 QDII를 통해서도 해외 투자를 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에 따르면 QDII 제도를 통한 펀드 자산 규모는 약 6000억 위안으로 2년 전에 비해 거의 두배 늘어났다.
선전거래소에서 거래되는 'S&P500 컨슈머 상장지수펀드(ETF)'의 경우 지난 9일 순자산가치(NAV)보다 40% 이상 높은 시세에 거래됐다. 제한된 한도 때문에 희소성이 높아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증권사 객장 [뉴스=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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