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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마지막 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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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직전 개최한 국무회의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대한민국이 70년 동안 이룬 모든 성취가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며 계엄 선포에 강하게 반대했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 방송을 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설 때도 "재고해 달라"며 마지막까지 막아섰다고 한다.

조 장관이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밝힌 내용이다. 평소 주관이 강하고 하고 싶은 말은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그의 성정으로 미루어 볼 때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계엄 선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 상황에서 계엄을 막지 못한 것을 그의 책임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어쨌든 조 장관은 다른 국무위원들과 함께 불명예를 뒤집어 써야 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조 장관은 명예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하지만 그는 지금 책임을 지고 사직할 기회조차 가질 수 없는 상태다. 지난달 15일 그는 기자간담회에서 "자리에서 물러나는데 주저함은 없지만 해야 될 책무가 있기 때문에 사임 문제조차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느닷없는 계엄 선포로 한국은 국제정세가 요동치는 변곡점에서 외교적으로 손발이 묶였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도 외교가 중요해진 시점에 외교가 '올스톱' 상태에 빠져 있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로 유지되는 지금의 과도 정부가 지나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 새로운 외교부 장관이 임명되고 인사청문회를 통과할 때까지 그는 장관 자리에서 내려올 수 없다.

한국은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 간 외교'가 불가능하다. 또 대통령실의 국가안보실장과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하우스 투 하우스' 채널도 작동하지 않는다. 워싱턴의 주미 한국대사는 외교 카운터파트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임명과 상원 인준 통과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므로 역시 원활한 소통이 불가능하다. 주한 미국 대사는 조만간 자리를 비우게 되고 그 자리는 언제 채워질 지 알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에 접근이 가능한 민간 채널도 있을 수 있겠지만, 비공식 라인이라는 한계를 넘기는 어렵다.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국무부 장관, 백악관 안보보좌관, 북한 문제 담당 특임 대사 등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과 직접 대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채널은 조 장관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외정책 기조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고 소통해야 하는 막중한 임무가 조 장관에게 홀로 지워져 있다.

한국의 새 행정부가 어떤 외교기조를 세울지 알 수 없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국익을 위해 반드시 지향해야 할 분명한 방향은 몇가지가 있다. 북한 문제, 특히 북·미 대화와 관련된 사안을 미국이 결정할때 한국이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또 주한 미군과 관련된 사안, 확장억제·인플레이션감축법(IRA)·반도체 지원법 등에 대한 정책 변경, 관세 문제 등이 한국과 상의 없이 이뤄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또한 미국은 한국 대통령이 정치적 목적으로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을 유발해 안보 위기을 조성하고 주한 미군을 위험에 빠뜨리려 했다는 것에 매우 분노한 상태다. 한국이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정치적 안정을 찾고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있으며 앞으로 어떤 정부가 들어서든 한·미 동맹의 가치를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미국에 설명하는 것이 시급하다. 모두 조 장관이 홀로 해야 할 임무다.

조 장관은 외교부 장관으로서는 흔치 않은 통상 전문가 출신이다. 안보 문제나 이른바 '4강 외교'에 익숙치 않은 경력을 가졌다. 하지만 지금은 최전방 공격수 출신인지 골키퍼 출신인지를 따지는 것이 무의미하다. 조 장관이 유일하게 남은 '대체 불가'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날 밤 청천벽력같은 계엄선포 이후 조 장관은 고통과 회한의 나날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조 장관은 국회 본회의에서 "혹자는 그 자리에서 뛰쳐나온 국무위원이 한 사람도 없다고 비판한다고 들었는데 그 당시 박차고 뛰어나온 것은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면서 "저는 그것이 가장 비굴한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끝까지 (계엄을) 만류하기 위해 그 자리에 남았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장관이 당시의 마음 그대로 간직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끝까지 인내하면서 그에게 주어진 45년 공직 생활의 마지막 임무를 꿋꿋이 완수해 주기를 바란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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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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