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희의에서 당시 국무회의 상황 처음 공개
"박차고 나가는건 쉬운 선택...만류위해 끝까지 남았다"
尹대통령, 거듭된 만류에도 "더 이상 무를 수 없다"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2·3 비상 계엄 선포 직전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계엄령 선포를 재고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국무회의에서 어떤 논리로 계엄 선포에 반대했느냐는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의원의 질문에 "외교적인 파장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지난 70여 년간 쌓아 올린 모든 성취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을 만큼 심각한 문제이니 재고해달라는 말씀을 수차례 국무위원 동료들이 모인 자리에서 간곡히 요청드렸다"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위헌적 비상계엄 선포 내란행위 관련 긴급현안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2.13 leehs@newspim.com |
조 장관은 지난 3일 밤 국무회의 상황을 설명해 달라는 민주당 이재정 의원의 요청에 당시 분위기와 대화 내용 등에 대해 비교적 소상히 설명했다.
조 장관은 오후 8시 50분~9시쯤 대통령 집무실로 안내를 받아 들어갔으며 "자리에 앉자마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겠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또 윤 대통령으로부터 계엄령 이후 재외공관에 취해야 할 조치 등이 담긴 종이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당시 대통령 집무실에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태용 국가정보원장이 있었다고 했다.
조 장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 발표를 하러 나가려 할 때 다시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재고해주십시오'라고 만류했으나 대통령이 '급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무를 수 없다'면서 발표하러 나가셨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또 "여러 국무위원들이 각각 다른 시간에 도착했기 때문에 거기서 회의를 열고 토론을 할 환경이 아니었다"라며 "그런 과정에서 몇 분이 들어가셔서 의견들 내시고 이 중에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임박해서 오신 몇 분의 장관님들은 의견을 개진할 기회도 없었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파악이 안 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어 "혹자는 그 자리에서 뛰쳐나온 국무위원이 한 사람도 없다고 비판하신 것을 제가 들었는데 그 당시 박차고 뛰어나온 것은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면서 "저는 그것이 가장 비굴한 선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끝까지 만류하기 위해 그 자리에 남았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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