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청사, 대국민 담화문 발표
"재판관 임명 등 대통령의 고유한 권한 행사 자제"
"재판관, 헌법에 명시된 헌법기관…역할·책임 막중"
"재판관 임명…국민 이견 없는 현명한 해법 필요"
"여야 합의안 제출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
[세종=뉴스핌] 정성훈 기자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 합의를 전제로 헌법재판관 임명 의사를 밝히며 공을 국회로 넘겼다.
한 대행은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실 때까지 헌법재판관 임명을 보류하겠다"면서 "여야가 합의해 안을 제출하시면 즉시 헌법재판관을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존경하는 우원식 국회의장님,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님을 포함한 여러 정치인들이 지금 여러분을 보고 있는 다음 세대 한국인들을 위해 앞선 세대 정치인들을 뛰어넘는 슬기와 용기를 보여주시길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서울=뉴스핌]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2024.12.24 photo@newspim.com |
한 대행은 "미국은 건국 이후 200여년 동안 탄핵소추 위기에 몰린 대통령은 다섯 분이고, 우리나라는 70여년간 벌써 세 번째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저는 그동안 헌법재판관 임명 문제에 대해 여야 정치인은 물론, 좌우 언론인, 헌법학자, 정치학자 여러분의 말씀을 폭넓게 들으며 깊이 숙고해 왔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가 무엇보다 무겁게 느끼는 의무는 대통령 권한대행이 여야의 정치적 합의 없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는 것이 과연 우리 헌정 질서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대행은 "저는 이런 고민에 제대로 답을 찾지 않고 결론을 내라는 말씀에 동의하기가 어렵다"며 "또한 제대로 답을 찾는 것이 반드시 오랜 시간을 요하는 일이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 대행은 "우리나라가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가 뒤돌아볼 때 우리 뒤에는 우리보다 힘든 상황에서 우리보다 어려운 결단과 희생을 해오신 선배 세대들이 계셨다"며 "정치 분야가 특히 그렇다"고 강조했다.
또 "젊은 경제관료 시절 저는 중동과 독일에서 땀 흘리는 우리 국민, 열악한 국내에서 수출 신화를 쓰는 우리 기업, 민주화에 노력하는 시민과 지식인 그리고 그들 모두를 위해 여야 양편에서 오로지 나라를 위해, 때로는 고집하고 때로는 타협하는 정계의 거인들을 바라보면서 대한민국의 힘을 느꼈다"면서 "저 자신도 몸을 던져 일하리라 각오를 다졌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로서 저는 오로지 국민을 바라보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가 미래를 위해 판단할 뿐, 개인의 거취나 영역은 하등 중요하지 않다고 진심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