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한국시멘트협회는 국내 주요 시멘트업체의 9개 생산공장 책임자인 8명의 공장장들이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 기준의 완화를 요청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고효율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의 기술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규제 수치 강화를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날 입장문은 정부의 지난 9월 13일 충북지역 시멘트업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2025년 135ppm에서 2029년 110ppm까지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의 입법예고 발표에 따른 것이다. 시멘트업계 대표이사들도 지난 9월 직접 나서 규제 강화 시점을 유예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동안 관련 부처간 수차례 협의를 했으나 현재까지도 업계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멘트업계 생산공장의 공장장들은 시멘트 생산과정 중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적극적인 감축과 고효율의 질소산화물 저감시설 도입 모두 동의하나, 이미 도입해 적용중인 독일 등 글로벌 시멘트업체에서는 기술적 불안정성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해외보다 2~3배 이상 크고 고집적화된 국내 시멘트공장에 적용한 사례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타산업의 운영사례만을 참조해 설치를 추진한다면 설비의 안정성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자칫 설비의 중단 또는 재설치로 제품의 생산 중단은 물론 효율 저하 등으로 설치 및 운영에 소요되는 수조원의 투자비마저 매몰비용으로 전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지난 2018~2019년 독일에서는 고효율 저감시설을 설치한 시멘트공장에서 ▲먼지 축적과 촉매 성능 저하 ▲배출가스 온도 조절 장애 ▲설치 공간 및 설계 문제점 ▲운영 및 유지보수 문제로 인한 시스템 중단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해 설계 변경이나 재설치를 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또한, 공장장들은 최근 안팎의 불확실성 속에서 건설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건설 현장에 필요한 시멘트를 적기 공급할 수 있으려면 시장상황을 예측해 시의적절한 생산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고효율 저감시설의 기술적 불안정성이 장애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관련 기술의 안정성이 확보될 때까지 현재 적용중인 SNCR 설비기술을 최대한 고도화하여 운영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절박한 현실을 고려해 달라고 다시 강조했다.
실제로 시멘트업계는 건설경기 침체에 따른 급격한 시멘트 출하 감소로 지난 3분기 매출은 약 11% 감소(1초 3624억원 ⇒ 1조 2141억원)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약 24%(1730억원 ⇒ 1,19억원), 약 65%(3176억원⇒1111억원)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올해 시멘트 출하는 약 4400만톤으로 두 자릿수 감소가 예상되며 내년에는 4000만톤마저 무너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입장문에서 공장장들은 대기관리권역법(충북지역)상 2029년 최적방지시설(BACT) 기준농도를 시멘트 생산공장의 상황이 충분히 반영되어 현재 적용중인 SNCR 설비기술의 고도화를 통해 실현할 수 있도록 120ppm으로 완화를 요청했다.
한국시멘트협회 관계자는 "최근 대내외 경제위기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 여건마저 어려워 진다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멘트업계가 당면한 안팎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고 건설경기 회복 등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책 운용의 유연함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시멘트협회는 지난 9월 질소산화물 규제 기준의 완화를 요청하는 시멘트업계 대표이사 입장문과 금번 공장장 공동 입장문을 포함한 시멘트업계의 절박한 상황을 환경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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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고=한국시멘트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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