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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써보니] LGU+로 갈아탈 만하다…똑똑한 아이폰 통화녹음 비서 '익시오'

기사입력 : 2024년11월17일 11:02

최종수정 : 2024년11월17일 11:02

통화 후 곧바로 AI로 내용 요약 제공
데이터 학습시킨 AI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
음성 인식 정확도는 다소 아쉬워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갤럭시 유저와 비교해 가장 아쉬워 하는 점 중 하나는 통화녹음 기능이다. 갤럭시폰의 경우는 별도의 앱 없이도 곧바로 기기에서 통화녹음이 되는데 아이폰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아이폰5부터 지금까지 쭉 아이폰만 써왔다. 갤럭시로 넘어가기에는 이미 맥북을 제외한 애플워치, 아이패드 프로, 아이패드 미니, 아이 클라우드 등 애플 생태계에 깊숙하게 들어와 있었다.

그러던 중에 LG유플러스가 AI 통화비서 서비스 '익시오(ixi-O)'를 출시했다. 아이폰에서 통화녹음을 지원하며 내년 1분기에는 안드로이드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다. 지난 7일 출시된 익시오를 일주일 간 사용해봤다. 사용해보니 익시오는 아이폰을 구매하고 싶은데 통화녹음 기능이 필요한 이들에게 상당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을 쓰면서 통화녹음을 하기 위해 LG유플러스로 번호이동을 할 만하다는 것이다.

익시오 앱의 설정 화면. 통화녹음 기능의 사용과 보이스 피싱 탐지 기능 등의 사용 여부를 정할 수 있다. [사진= 익시오 화면 캡쳐]

익시오의 사용법은 간단하다. 앱을 설치하면 접근권한 설정을 요청하는데 이를 수락하면 사용할 수 있다. 통화 설정에서 '익시오 전화 사용'에서 '수신 및 발신'을 설정하면 걸거나 받는 전화 모두를 익시오 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전화가 오면 익시오 표시가 뜨며 자동적으로 익시오 통화로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익시오로 전화받기 위한 설정이 따로 있는 줄 알고 어떻게 받아야 하는지 망설이기도 했다. 그냥 받고 통화를 한 뒤 끊으니 익시오가 AI 통화 녹음을 완료했다는 메시지를 푸시로 띄워줬다.

통화를 마친 뒤에는 익시오 앱에서 기록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장된 번호는 이름이 나오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전화번호가 나오고 그 밑에 ▲통화 요약 ▲연락처 상세 ▲메시지 ▲전화 등의 메뉴가 있다. 통화 요약된 내용을 확인하거나 번호를 연락처에 추가하거나,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거는 등의 메뉴를 기본 전화 앱처럼 시행할 수 있다.

통화녹음 내용은 '통화 요약' 탭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통화녹음 내용을 들을 수도 있으며 AI가 요약한 통화 내용도 바로 볼 수 있다. 다만 AI의 음성 인식이 100%로 정확하지는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출시 간담회에서 음성 인식의 정확도를 자신했지만 디테일적인 면에서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단어들이 있었다. 마트 배송기사님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배송 기사입니다'를 '배송 기간입니다'로 인식하거나 '대문 앞에 놔주세요'를 '배문 앞에 놔주세요'로 듣는 등의 오류가 있었다. 하지만 통화녹음본을 확인할 수도 있어서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였다.

익시오의 스팸 전화 표시 화면 [사진= 익시오 화면 캡쳐]

통화 후에는 AI가 통화 내용을 별도로 요약해주기도 한다. LG유플러스도 오랜 시간 통화하는 경우 통화 내용 요약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 통화하면서 메모가 필요할 때 제법 도움이 될 기능으로 보였다. 통화녹음 중에 일정에 대한 내용이 나오면 일정을 추가할 수도 있도록 한 점도 편리했다.

다만 통화요약 역시 인식의 정확도에서는 아직 아쉬운 점이 있었다. AS를 보낸 가습기에 대한 수리 내용과 비용에 대해 통화를 했는데 익시오는 이를 TV 수리 관련 통화로 요약했다. 이 역시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인식도면에서 개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익시오가 갖는 강점은 통화녹음을 하면서도 보안성을 강화했다는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익시오 통화녹음의 대부분 기능이 서버가 아닌 기기 자체에서 이뤄지는 온디바이스 기술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통화녹음된 내용이 유출될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LG유플러스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보이스피싱 탐지 기능은 실제 전화가 오지는 않아서 사용해보지 못했다. AI가 통화 중 내용을 파악해 보이스피싱 가능성이 높을 경우 위험을 알리고 통화 종료와 차단을 할 수 있도록 해준다. 스팸으로 등록된 전화번호가 아니더라도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탐지해 더욱 정교한 피싱 탐지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특히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인터넷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확보한 보이스피싱 음성 신고 데이터와 서울경창청의 지원을 받아 확보한 실제 보이스피싱 피해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해 정확도를 높여 실제로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팸 탐지도 잘 작동했다. 

AI 전화 대신 받기 기능도 신기했다. 익시오 모델을 맡은 차은우의 목소리로 설정해 통화를 할 수도 있다. 다만 선택할 수 있는 답변들의 가짓수가 많지 않고 전화를 받아서 화면을 보고 답변들을 선택해야 해서 효용성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AI 전화 대신 받기 테스트를 위해 전화를 걸어준 아내는 "AI가 내용을 받아적고 있거나 내가 말한 내용을 확인해주면 더 편리할 것 같다"고 피드백하기도 했다. AI 비서는 '은우 씨'를 '현우 씨'로 '다정하게'를 '자정하게'로 잘못 인식하기도 했다. 

일주일 간 아이폰 통화녹음이 지원되는 익시오를 사용해보니 편리했다.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통화녹음과 함께 그 내용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SK텔레콤이 에이닷으로 아이폰 통화녹음 시장의 문을 열었다면 익시오도 후발주자지만 LG유플러스로 아이폰 사용자를 끌어당길만한 편리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됐다. 다만 음성인식 정확도 개선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추후 통화녹음 뿐만 아니라 각종 AI 비서 기능이 추가된다면 AI 에이전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전화 대신 받기에서 차은우 목소리로 전화를 받은 사진. 음성 인식 정확도나 직접 화면을 보고 답해야 하는 부분은 아쉬웠다. [사진= 익시오 화면 캡쳐]

orig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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