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방위비 정책, 방산기업 매출 증대 긍정적
'무기 세일즈', 록히드마틴·보잉 등 매출·주가 급등
K방산주, NATO 등 방위비 증가에 수출 기회 늘 것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면서 대표적인 '트럼프 트레이드(수혜주)'인 방산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날개를 달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방위산업 핵심 기업에 투자하는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과 미국 방산주 10개에 집중 투자하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방산TOP 10' 중 어느 ETF가 진짜 수혜주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된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방산 ETF도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한 만큼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고, 이에 따라 각국의 국방비 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대선 승리하는 도널드 트럼프 [사진=블룸버그] |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 신한자산운용의 'SOL K방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우주방산'·'TIGER 미국방산TOP 10',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 등이 이틀 연속 5~10%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방산ETF 내에서도 옥석가리기, 진짜 수혜주 찾기도 관심이다. 특히 우주 항공 등을 포함하지 않은 순수 방산 기업에만 투자하는 ETF 가운데 대표적인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방산TOP 10'에 시선이 쏠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달 29일 상장한 'TIGER 미국방산TOP10' ETF는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 방산 관련 상위 10개 종목을 선별해 직접 투자하는 상품이다. 록히드마틴을 20% 넘게 담고 있는 것을 비롯해 RTX, 노스롭그루먼, 제너럴다이나믹스 4개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이 70.5% 수준이다. 이 외에도 'L3 해리스 테크놀러지', '보잉', '헌팅턴 잉걸스' 등 글로벌 방산 기업을 편입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방산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트럼프 집권 2기가 시작되면 미국은 자국 중심의 방산 공급망 강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인데 기존 미국 동맹국들에게 자주국방을 위한 국방력 강화를 요구하고, 이는 미국 방산 기업들의 수출 확대 및 매출 증대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NATO 동맹국의 방위비 지출을 GDP 대비 2%에서 3%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정환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1본부장은 "트럼프는 미국 국방비를 늘릴 뿐만 아니라, 동맹국들에게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거나 미국산 무기 구입을 요구할 것"이라며 "미국 방산 기업들의 매출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집권 1기를 돌아보면 예측 가능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당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무기 세일즈 외교'를 펼쳤다. 2019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에서도 방위비분담금 5배 인상을 압박하면서 F-35A 스텔스전투기, 고고도 무인정찰기(HUAV)인 글로벌호크 등 10조원 이상의 무기를 판매했다. 일본, 호주, 사우디아라비아도 무기를 구입했고, 그때 마다 록히드마틴, 보잉, 제너럴다이내믹스, 노스럽그러먼 등 미국 방산 기업들의 주가도 급등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폴란드에 수출하는 자주포 K9.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반면 한화자산운용의 'PLUS K방산'은 국내 방위산업 대표기업 10종목에 투자한다. 한화자산운용은 매출 보다는 성장률, 주가 수익률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1기 미국 방산기업들의 매출이 늘었지만 주가가 그만큼 오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PLUS K방산'은 지난해 1월 상장한 국내 최초 방산 테마 ETF다. 투자 비중의 70%를 차지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이 연이은 해외 수주 발표로 주가가 급등하면서 올해 수익률이 67%대에 이른다.
금정섭 한화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과거 미국 방산기업들이 매출 증가만큼 주가가 폭발적으로 성장하진 않았다"면서 "상대적 주가 수익률로 봤을 때는 K방산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로 봤을 때는 미국 100% 보다는 미국과 유럽을 50%씩 가져가는 게 성과가 더 좋을 것"이라면서 "미국 방산기업도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NATO 국방비 증가 분에 대해 유럽 국가들이 수혜를 볼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화자산운용은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PLUS 글로벌 방산'을 내주 상장할 예정이다. 이 ETF는 미국(50%)과 유럽(50%)의 대표 방산기업 상위 10종목에 집중적으로 투자한다. 이는 미국 방산기업의 안정성과 유럽 방산기업의 성장성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전략이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