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증시의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외국 기관투자자들의 기록적인 매도세가 인도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웠다고 블룸버그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자(FPI)는 지난달 인도 증시에서 100억 달러(약 13조 8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증시가 급락했던 2020년 3월 이후 최대 월간 매도액이다.
외국인 매도세에 9월 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인도 증시는 지난달 들어 급격히 하락 중이다. 인도 증시 벤치마크 지수인 니프티50과 센섹스30은 10월에만 각각 6.2%, 5.8% 하락했고, 직전 거래일인 4일에는 각각 1.5%, 1.4% 떨어지며 지난 8월 초 수준으로 물러났다.
블룸버그는 "10월의 유출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올해 인도 주식 매수액은 20억 달러로 급감했다"며 "인도 증시의 외국인 보유 비율은 12년래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증시 상승 전망을 키웠던 경제 성장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고, 그에 따른 기업 실적 부진, 높은 밸류에이션이 외국인의 매도세를 촉발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 정부가 9월 말부터 계속해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함에 따라 중국 경제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중국 증시의 낮은 밸류에이션이 외국인의 인도 증시 이탈을 부추겼다.
실제로 인도의 2024/25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1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동기 대비 6.7%에 그쳤다. 직전 5개 분기 중 가장 낮은 것이며, 시장 전망치(6.9%)에도 미치지 못했다.
니프티50의 경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21배 수준이다. 최근 조정을 겪었음에도 불구, 인도 주식 밸류에이션은 여전히 신흥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 이익 전망이 악화하고 있고, 주당순이익의 하향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며 지난달 22일 인도 주식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라자트 아가왈 아시아 주식 전략가는 "앞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전 만큼 심각하지 않을 수 있지만 그들은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며 "기업 이익 성장 전망과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예상했다.
UBS의 수닐 티루말라이 수석 신흥시장 전략가는 "(기업의) 실적 하향 조정 정도를 추적한 결과 상당히 심각하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티루말라이는 "인도 국내 투자자들이 인도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이 역시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올해 500억 달러 이상의 주식을 매수하면서 인도 증시의 급락을 방어했다.
일각에서는 증시 반등과 경기 성장세 둔화 방지를 위해 인도 당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도 중앙은행(RBI)의 기준금리 인하가 하나의 조치로 평가된다.
RBI는 지난달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기준금리인 환매조건부 채권(레포) 금리를 6.5%로 또 한 번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0회 연속 동결한 것이다.
뭄바이 소재 투자 운용사 마르셀루스의 무케르제아 분석가는 "적절한 통화 및 재정 조치가 취해진다면 2025년 크리스마스까지 어려운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설치된 TV 스크린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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