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인도 증시의 '고 밸류에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투자에 대한 신중론이 확산하고 있다.
인도 증시가 시가총액 5조 달러(약 6645조원) 규모로 성장한 가운데, '매수' 추천 종목을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애널리스트들을 인용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 벤치마크 지수 중 하나인 니프티200 지수 구성 종목 중 '매수' 등급을 받은 종목은 24일 기준 61개로 집계됐다.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매수' 등급 종목은 2018~2023회계연도까지 매년 100개를 넘던 것에서 2024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74개로 줄었고, 이번 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1분기 72개, 현재 61개로 줄어들었다.
반면 같은 기간 70~80개였던 '보유' 종목은 현재의 129개로 늘었다.
블룸버그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주식 시장 중 하나인 인도에서 기업 수익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며 "전문가들은 인도 주식의 수년간 상승을 주도했던 일부 주식의 추가 상승에 회의적인 관점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DSP 뮤추얼 펀드의 사힐 카푸르 전략가는 "많은 주식이 터무니없이 비싸졌다"며 "매출 성장세가 약화하고 마진이 이미 정점에 도달했기 때문에 분석가들은 향후 실적 추정치를 수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도 증시는 지난 9년간 상승해 왔다. 니프티200 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4배가량으로, 이는 지난 10년 평균치인 19배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8일(현지시간) 큰 폭의 금리 인하를 결정한 이후 위험선호도가 더욱 상승하면서 니프티50 지수는 25일까지 5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만 대형 벤치마크 지수 니프티50 지수에 포함된 인도 시가총액 상위 50개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20%에서 올해 8.4%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당장 매도로 전환하는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높은 수익률 지속 여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투자자는 밸류에이션이 합리적인 대형주로 이동하고 있고, 광범위한 랠리에 뒤쳐져 있던 금융 등 섹터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니프티200 지수 196개 종목 중 '매도' 등급을 받은 종목은 5개에 불과하며 이는 2015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불름버그는 "높은 밸류에이션에도 투자자들은 여전히 주식을 구매하고 있다"며 "이번 분기(2024년 7~9월) 인도 국내 및 해외 투자자가 각각 100억 달러(약 13조 3000억원)를 인도 주식에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카푸르 투자전략가는 "인도는 성장 시장이기 때문에 애널리스트들은 여전히 '매도'보다는 '매수'나 '보유' 등급을 제시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뭄바이증권거래소(BSE)에 설치된 TV 스크린 [사진=블룸버그통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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