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지지율이 취임 3개월 만에 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 모어인커먼(More in Common)이 이달 9~10일 영국의 성인 10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0'을 기준으로 -38을 기록했다.
지난 7월 초 총선에서 14년 만에 정권을 탈환한 노동당의 스타머 총리는 취임 직후만 해도 지지율이 +11을 기록했지만 불과 3개월 만에 49포인트가 떨어졌다.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직전 보수당 정권을 이끌다 선거 참패를 겪었던 리시 수낙 전 총리의 지지율 -31보다 낮았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어인커먼의 지지율은 '아주 좋다'와 '어느 정도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에서 '아주 나쁘다'와 '어느 정도 나쁘다'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을 뺀 수치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스타머 총리의 지지율은 영국 현대사의 어떤 총리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과거 노동당 정권의 중흥을 이끌었던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경우 총선 승리 3개월 후인 1997년 8월 지지율은 +46을 기록했다. 총선 직후 +60에 비해 떨어지긴 했지만 그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는 압도적인 수준이었다.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전 총리의 경우 2019년 총선 직후 지지율은 -20을 기록했는데 이듬해 1월에는 +3으로 올라섰고 3월엔 +14까지 치솟았다.
루크 트릴 모어인커먼 대표이사는 "스타머 정부가 연금 수급자들에게 주는 겨울철 난방비 지원금을 폐지키로 한 것과 교도소 수감자에 대한 조기 석방을 추진한 것이 지지율 추락에 결정적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스타머 정부는 총선 직후 연금 수급자들에게 매년 주던 200~300 파운드 정도의 겨울철 난방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재정 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이었다. 하지만 이 지원책이 폐지될 경우 100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정부 지원을 못받게 돼 국민들 사이에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또한 스타머 총리와 내각의 주요 인사들이 주변 사람들로부터 각종 선물과 편의를 제공받았다는 논란도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