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오피니언 외부칼럼

속보

더보기

[기고] 학생이 잠들지 않는 교실을 만들 서울 교육감을 기다리며

기사입력 : 2024년10월12일 18:19

최종수정 : 2024년10월12일 18:19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

교육은 100년 생존의 '노하우'이다.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수요일 투표용지 인쇄가 마무리 됐고 사전투표는 벌써 11일부터 시작됐다. 11일과 12일 이틀 동안 사전투표가 치러지는데 후보 네 명이 모두 참석하는 정책토론회는 11일 저녁에야 처음 열린다. 11일 투표하는 이들은 토론회 한 번 못 보고 선택을 하게 되는 셈이다.

교육감 선거는 교육의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정당의 후보 공천도 금지되어 있고 후보 등록신청 개시일 1년 전부터 당적을 보유하면 안된다는 조항도 있다.

그러나 그동안 치러진 몇 번의 교육감 선거에 표를 한 번이라도 행사해 본 시민들이라면 교육감 선거도 결국 지지 정당과 이념에 따라 양분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안다. 이번 서울시교육감 재보선도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양강 후보들이 전임 조희연 교육감 심판론과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앞세우며 지지자들의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이근면 성균관대 특임교수.

사실 교육감이란 자리와 교육감을 뽑는 선거는 늘 그 권한과 영향력의 크기에 비해 관심의 크기는 작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이번에 서울시 교육감을 왜 다시 뽑는지도 모르는 이들도 상당수다.

그러나 적당히 지지정당의 이념성향에 가까은 후보에게 표를 화풀이하듯 던지기고 말기엔 교육감이 아이들 교육에 미치는 파급력은 너무나 크고 영향력은 매우 오래 간다. 교육감 개인의 신념을 자라나는 세대에게 강요하는 정책이 4년마다 요동치듯 명멸하는 과정에서 교육현장은 쑥대밭이 되고 있다.

지난해 전국 국공립 초·중·고등학교에서 자그마치 203명의 담임교사가 한 학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과거엔 담임교사의 신상에 중대한 변화가 있지 않은 이상 학기 중에 교체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학기 중 교체된 203명의 담임교사 중 124명은 교사가 스스로 요구해서 그만두었고 학부모가 요구해 그만둔 경우가 79명이었다. 학부모가 내 아이 담임선생님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교체를 요구하는 것도 놀랍고, 요구한다고 바뀌는 건 더 놀랍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숭인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를 하고 있다. 2024.10.12 yooksa@newspim.com

교사가 스스로 원해 물러난 케이스도 교권이 무너진 교실에서 더 이상 학생들을 가르치고 이끌어가기 어렵다는 데서 오는 무력감의 표현이 아닐까 추측된다. 학부모들의 극단적인 민원에 스스로 목숨까지 던지는 교사들이 속출하게 된 데는 학생인권을 강조하는 교육감의 정책적 방향성에 대해 교육청 안에서 누구도 감히 교권침해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브레이크를 걸지 못하는 현실이 자리잡고 있다.

중고등학교 교실에선 학습 진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이 아예 수업을 포기하고 잠만 자고, 교사들은 자는 학생 깨웠다가 인권침해로 신고할까봐 보고도 못 본 척하는 요지경이 펼쳐지고 있다.

인구 5천만의 작은 나라에서 교육 대통령이 17명이나 되고, 이들을 모두 직선제로 선출하는 것도 모두 득보다 실이 많지만 이 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이번 서울시 교육감 선거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한다.

각 후보의 방법론이 다르고 공약이 다를지언정 서울의 초중고 학생들이 세계 시민으로 경쟁할 수 있는 학업능력과 인성을 고루 갖추게 해야 한다는 점에선 같아야 한다. 학생이 수업 시간에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하릴없이 잠만 자지 않도록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사가 수업하는데 대놓고 자는 몰상식에 대해 따끔하게 훈육할 수 있는 교권도 다시 세워야 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인근에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붙어 있다. 2024.10.12 yooksa@newspim.com

직선으로 뽑힌 역대 서울시 교육감 네 명 중 세 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이 중 두 명은 임기 도중에 구속되어 충격을 줬고 이번 선거를 포함해 보궐선거도 두 번이나 치르게 됐다. 교육계 수장들이 선거에서 뒷돈 받고 쇠고랑 차는 모습을 보고 학생들이 뭘 배우겠냐만 그렇다고 그나마 덜 나쁜 후보를 고르려는 노력을 멈춰선 안된다.

이 나라가 반세기 만에 최빈국에서 선진국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나는 굶어도 내 자식은 가르치겠다는 평범한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이 있었고 교육현장에선 경쟁력 있는 산업역군을 길러냈기 때문에 가능했다.

네가 생각하는 교육, 내가 생각하는 교육을 서로 아이들에게 집어넣으려고 강요하는 교육감이 아닌 우리 학부모들의 교육열을 실력 있는 학생을 키워내는 동력으로 유려하게 담아낼 수 있는 교육감의 탄생을 기대한다.

또한 정치가도 이를 계기로 교육을 미래 세계 시민의 역할로 키워내는 "교육을 교육에게 맡기는" 길을 찾아야 한다. 이념과 대립의 구도가 내 편도 네 편도 아닌 미래 세대의 생존의 노하우를 함부로 훼손하지 말고 그대로 '교육'에게 되돌려 주어야 한다. 그 길은 보극과 애민의 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12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 인근에 후보자들의 선거벽보가 붙어 있다. 2024.10.12 yooksa@newspim.com

이근면 교수는 삼성그룹에서 37년 동안 인사조직의 최일선을 지휘했던 인사전문가다. 그 전문성을 인정받아 2011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후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 11월 초대 인사혁신처장으로 임명돼 공직사회 혁신을 진두지휘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학부대학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인사처장으로 재직할 당시 성과주의를 공무원 사회에 도입했으며, KTX 이용시 일반실을 타는 장관급 공무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딥시크 부당하게 데이터 수집했을 수도"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는 중국 딥시크(DeepSeek)가 부당하게 회사의 데이터를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2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픈AI는 딥시크가 오픈AI 기술로 생성한 데이터를 사용해 자체 시스템에 비슷한 기술을 훈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AI 업계에서 훈련에 사용되는 디스틸레이션(distillation) 기법은 흔하지만, 오픈AI는 서비스 약관에 같은 시장에서 경쟁할 기술을 만들어내기 위해 오픈AI의 시스템이 생성해 낸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오픈AI의 리즈 부르주아 대변인은 NYT에 보내 이메일에서 "우리는 중국의 조직들이 미국 AI 모델을 복제하기 위해 디스틸레이션으로 알려진 것을 포함한 방법을 사용해 활발히 작업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딥시크가 부적절하게 우리 모델을 디스틸레이션 했다는 징조를 검토하고 있고 더 많은 것을 알게 되면 공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주 R1 모델을 내놓으며 전 세계 AI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고 믿어온 실리콘밸리를 충격에 빠뜨렸다. 딥시크는 R1 모델 개발에 단 2개월의 시간과 600만 달러 미만의 자금이 소요됐다고 밝히며 그동안 실리콘밸리의 천문학적인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의 개발이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 기업들에 경종을 울렸다고 평가했다.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 나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지명자는 딥시크가 도난당한 미국 기술과 첨단 미국 반도체를 활용해 저렴하게 강력한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었다면서 미국이 AI 분야에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에 대한 미국 표준과 유사하게 글로벌 표준을 창출하기 위한 모델을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픈AI 챗GPT와 딥시크.[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1.28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5-01-30 03:07
사진
여야, 설 이후 전력망법 등 입법 본격화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설 연휴 이후 국회의 민생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우선 여야는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포함한 주요 에너지·산업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위해 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12·29 여객기 참사 진상규명과 피해자 및 유가족 피해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여객기 참사 특위)'와 국정협의회 등도 본격 가동될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다사다난했던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저물고 있다. '푸른 용의 해' 우리는 더 높게 비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랐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4·10 총선 결과로 22대 국회의 '여소야대' 국면부터 이상기후로 인한 농산물 등 물가 상승까지 서민들의 부담은 가중됐다. 초유의 12·3 비상계엄 사태와 이어진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무안공항 여객기 참사까지 쉴 틈 없는 아픔의 연속이었다. 다가오는 2025년 을사년(乙巳年)은 푸른 뱀의 기운으로 우리 모두가 꺾이지 않고 희망의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사진은 서울 여의도 서울달에서 바라본 국회 모습. 2024.12.31 mironj19@newspim.com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첨단산업 에너지 3법(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해상풍력발전 보급 촉진 특별법·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회동을 마친 뒤 "지난해 11월에 합의했던 법안이 있다"며 "처리하기로 합의했던 법안 63건 중 본회의에서 통과된 게 24건이고, 나머지 법안 39건은 아마 더불어민주당도 합의 처리하는 데 특별한 그것(이견)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국가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은 정부 차원의 개입으로 전력망 구축 사업 인허가 절차를 대폭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민간사업자가 주도하던 해상풍력 사업을 정부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고준위 방폐장법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폐기물(사용후핵연료)을 영구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담고 있다. 다만 에너지 3법과 함께 '미래 먹거리 4법'으로 불리는 반도체산업 특별법은 '주52시간 근무제 예외(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조항'을 두고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다음 달 초 토론회를 열고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일어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관련 국회 특별위원회도 활동을 이어간다. 여객기 참사 특위는 오는 2월 6일 전체회의를 열고 국토교통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부 등을 상대로 현안 질의를 실시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여야는 국정협의회 가동을 위한 논의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후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해 마련된 국정협의회는 지난 9일 첫 실무회의를 열고 참석자 및 공식 명칭 등을 확정했다. 협의회 참석자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우원식 국회의장,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 4명이다. 그러나 여야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등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협의회는 사실상 좌초된 상태다. 양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2일 국정협의회 실무 협의를 진행했으나, 성과를 얻지 못했다. 여야가 설 이후 본격적인 민생 행보에 나설 경우 협의회 가동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회-정부-국정협의체 실무협의가 열리고 있다. 이날 실무협의에는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 김범석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이 참석했다. 2025.01.09 pangbin@newspim.com rkgml925@newspim.com 2025-01-29 07: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