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한국 정부가 거대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독점과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해 공정거래법을 개정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는 사실상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조치라며, '무역법 301조' 조사 등의 대응을 요구하는 법안이 미 하원에 발의됐다.
지난 27일(현지시간) 캐럴 밀러 공화당 하원의원(웨스트버지니아 1지구)은 '미국-한국 디지털 무역 집행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
캐럴 밀러 하원의원이 제출한 법안. [사진=밀러 의원실] |
법안에는 양국이 "전략적으로 중요한 경제 및 안보 파트너"이고, 한국에는 3만 명에 가까운 미군이 주둔하고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대(對)미 투자를 상당히 늘렸다고 소개했다.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호혜 무역을 지향해야 하지만 "지난 2023년 한국에 대한 미국의 무역 적자는 전년보다 16% 증가한 511억 달러(약 67조 원)였다"며 "이는 부분적으로 한국의 차별적인 경제 정책에서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미국 기업에 지나치게 부담을 주고 중국 기술 기업에 이득이 될 추가 차별적 디지털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며 "미국은 공정하고 차별하지 않는 규제 환경과 전 세계에서 차별적 디지털 무역 정책이 수립될 수 없게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짚었다.
법안은 "한국이 미국의 온라인 및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를 사전 지정하거나 사후 추정해 이들에 차별적인 규제를 부과하는 법이나 규제를 공포할 경우 미 무역대표부(USTR)는 미국 플랫폼 기업 및 미국 통상에 대한 영향, 무역협정 위반 여부 등을 30일 안에, 의회에 보고하라"고 적시됐다.
보고 내용을 토대로 USTR은 ▲ 세계무역기구(WTO) 분쟁 제소 ▲ 무역법 301조 조사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분쟁 해결 ▲ 피해 경감을 위한 한국과의 협정 등 해외의 미국 사업을 보호하는 조처를 해야 한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의 불공정 무역을 제한하기 위해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는 조항이다.
밀러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배포자료에서 "플랫폼경쟁촉진법(PCPA)은 반독점 법안으로 포장되었지만 결국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을 것"이라며 "법안을 보면 알고리즘의 공개 요구와 디지털 생태계에서 여러 상품 제공 제한, 지정된 기업에 불공정 거래 행위 조사 착수 시 문제가 발견되기도 전에 한국 정부가 기업 운영을 (임시) 중지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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