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 발표
냉난방 수요 낮은데 태양광 늘어 발전과잉
"안정화 위해 모든 발전 사업자 협조 필요"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가 가을철 전력과잉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발전기 정비 일정을 조정하는 등 발전량 감축에 나선다.
변동성이 높아 수급관리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신재생에너지 설비에는 감시·제어장치를 설치하도록 유도한다. 사업자에게 설치 의무를 부여하고 설비 보급 지원을 늘릴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이런 내용을 담은 '가을철 전력계통 안정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이달 14일부터 오는 11월 3일까지 총 51일간 시행된다.
연중 최대전력수요 및 최저수요 현황 [자료=산업통상자원부] 2024.09.10 rang@newspim.com |
봄·가을철은 냉난방 수요가 크지 않아 많은 발전량이 필요하지 않은 경부하기이나, 이 시기에 태양광 설비 이용률이 높아져 주말을 중심으로 낮시간대 발전량이 수요를 초과하는 수급 불균형이 일어난다.
태양광이 밀집된 일부 지역에서는 발전량이 송전선로 수용 용량을 초과하는 국지적 계통 불안정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태양광 설비는 매해 꾸준히 늘어나 현재 약 31기가와트(GW)에 달한다. 이는 원전 10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먼저 정부는 선제적 안정화 조치를 시행해 발전량을 감축하고 수요량은 끌어올릴 계획이다. 발전량 감축을 위해 ▲주요 발전기 정비 일정 조정 ▲석탄단지 운영 최소화 ▲공공기관 자가용 태양광 운영 최소화 등을 추진한다. 수요량 증대를 위해서는 수요자원(DR) 활용과 태양광 연계 에너지저장장치(ESS) 충전 시간 조정 등을 추진한다.
국지적 계통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해 계통 안정화용 ESS 등 안정화 설비를 확대하고, 고장 수용 한계량을 높일 수 있는 '고객참여형 부하차단 제도' 운영 등 맞춤형 방안을 추진한다. 이런 조치에도 공급과잉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비중앙 발전기에 대한 출력제어를 실시할 예정이다.
정부는 대책 기간 중 대형 발전기뿐만 아니라 중소형 발전기도 전력계통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비중앙 발전기는 전력그래소의 급전지시 대상에 포함되지 않지만, 경부하기에 한해 지시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감시·제어도 확대한다. 기상 여건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되는 태양광 설비가 31GW에 달해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나, 현재 상업운전 중인 신재생에너지 설비 중 실시간 감시 가능한 설비는 8%에 그친다. 제어 가능한 설비는 3%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감시·제어장치 설치 의무화 확대와 설비 보급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은 "하나로 연결돼 있는 우리나라 전력망 특성상 계통 안정화를 위해서는 계통에 연결돼 있는 모든 발전 사업자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여름철 최대수요를 경신한 지 불과 한 달도 안 돼 최저수요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에 대비한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해 안정적으로 전력 시스템을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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