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업자 정바울에 77억원·사업권 수수 혐의
"李 측근 정진상에 수행한 대관 업무, 알선 해당"
알선행위-백현동 사업 영향 여부는 판단 안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자인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으로부터 금품과 사업권을 수수하는 등 이른바 '대관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1부(한창훈 김우진 마용주 부장판사)는 23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대표에게 1심과 같이 징역 5년을 선고하고 63억5700여만원을 선고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 백현동 개발 특혜 '로비스트' 의혹을 받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2월 1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2024.02.13 leemario@newspim.com |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진상에게 백현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용도지역 변경, 주거용지 비율 확대, 성남도시개발공사 참여 배제 등 정바울의 청탁을 받고 수행한 대관 업무는 합리적인 의견 개진으로 볼 수 없고 특가법상 알선수재죄에서 정한 '알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정진상이 법정에 출석해 피고인이 정당한 의견 개진이라고 주장하는 알선행위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거나 부정하는 취지로 증언한 것과 관련해서도 신빙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피고인은 이재명, 정진상과의 친분을 토대로 정바울의 청탁을 받고 백현동 개발사업의 대관 업무를 맡았을 뿐 정바울의 정상적인 동업자로 볼 수 없다"며 "피고인의 알선행위가 아니면 정바울이 피고인에게 거액을 지급할 다른 정당한 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된 2억5000만원 수수 부분에 대해 김 전 대표가 정 회장으로부터 무이자로 차용해 금융이익을 수수한 것이라며 유죄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받은 이익이 크고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는지 의심스러워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유죄 부분이 늘어난 것이 전체 위법성의 큰 변화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심 형량을 유지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김 전 대표의 알선이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백현동 사업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알선수재의 범죄 성립에 직접적인 영향이 없다며 판단하지 않았다.
1심은 김 전 대표와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 전 실장이 특수한 관계에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백현동 사업과 관련해 이 대표의 개입 여부, 성남시의 용도지역 변경 등 결정이 위법한지 여부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백현동 사업 인허가 알선 등 대가로 민간업자인 정 회장으로부터 현금 총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김 전 대표가 백현동 사업에 관한 별다른 전문성이나 노하우 없이 이 대표나 측근인 정 전 실장과의 친분을 이용해 정 전 실장에게 각종 인허가 사항에 관한 청탁을 했고 그 대가로 현금 약 74억5000만원과 액수 미상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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