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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안면인식에 예민해질 결심

기사입력 : 2024년08월05일 08:34

최종수정 : 2024년08월06일 07:14

하민회 (이미지21대표, 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초콜릿 하나 사러 갔다가 절도범으로 몰렸다면? 그것도 AI 오류 때문이었다면?

세상 터무니없는 일이 실지로 일어났다. BBC에 의하면 영국의 한 여성이 가게에 들어간지 1분도 되기 전에 도둑으로 몰려 가방 수색을 당하고 쫓겨나는 일이 벌어졌다. 가게에 설치된 안면인식 보안 시스템 '페이스워치(Face watch)'의 시스템 오류 탓이었다.

AI기반 안면인식 시스템인 페이스워치는 현재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스파(Spar), 스포츠 용품점 스포츠다이렉트(SD), 식료품 체인인 버겐스(Budgens) 등 대형 소매업체부터 공항, 호텔, 경기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범죄예방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경찰 차량에 설치된 안면 인식 감시 시스템이 길 가던 시민을 수배 대상자로 지목하면서 무고한 사람이 경찰에 붙잡혀 심문 취조 당하는 일도 있었다. 20분간 경찰에 구금당했던 그는 여권 사본을 넘겨준 뒤 에야 풀려날 수 있었다. 일단 경찰에 얼굴이 스캔 되면 누구나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돼 범죄자 식별 절차의 일부가 되는 영국 경찰 시스템의 오류 때문이었다.

경찰은 3만3000명당 한 명에 해당되는 드문 사례라고 설명했지만 안면인식 사용이 증가할 수록 자신의 얼굴이 수배자의 얼굴과 일치한다는 알람으로 인해 구금, 심문당하거나 무죄 입증을 요구를 받는 부당한 일을 누구라도 겪을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AI 안면인식, 사용은 급증하는데 현행법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AI 안면인식이 불법인지 합법인지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중국 톈진에서 열린 제3회 월드 인텔리전스 콩그레스(WIC)에 전시된 화웨이의 감시카메라 2019.05.16. [사진=로이터 뉴스핌]

현재 안면인식 기술은 범죄예방을 위한 보안 및 감시, 모바일 기기나 컴퓨터의 보안, 금융 서비스나 의료 시설에서의 개인 인증, 매장에서의 고객식별과 맞춤형 서비스, 학교에서의 출석 확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기술 오용으로 인한 통제, 감시 수단으로 사용될 위험, 오인식으로 인한 불이익과 차별, 데이터 유출로 인한 보안 위협 등의 치명적 위험성을 안고 있다.

사실 대부분의 일반인은 안면인식 기술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의 얼굴이라는 생체정보가 어떤 가치를 갖는지, 이 정보가 무단으로 활용되면 어떤 불이익이 발생하는지 따져본 적도 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메타가 텍사스주에 '2조원'이라는 천문학적 합의금을 지불키로 한 사건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안면인식 기술 기반의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출입 시스템 '워크스루'. [사진=카카오엔터프라이즈]

뉴욕타임스(NYT)에 의하면 텍사스주는 '사생활 보호법' 위반으로 메타에 소를 제기했다. 2010년대에 페이스북에서 이용자의 얼굴을 자동 인식하고 해당 데이터를 축적·사용했는데 사전 동의가 없었다는 이유였다.

텍사스주는 2009년 개인 생체 정보 수집 규제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동의 없는 생체 데이터 수집과 사용에 대해 건당 최소 1만달러, 최대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소송을 당한 기술은 이용자가 올린 사진이나 동영상 속 얼굴에서 얻은 정보로 신원을 식별해 페이스북에 사진이 게시되면 자동으로 인물의 얼굴에 이름이 표시되는 일명 '친구 태그'서비스로, 출시 이후 10년 동안 페이스북 전체 이용자의 3분의 1이 사용했다.

하지만 정부나 경찰, 기업 등이 사찰이나 수사, 개인신상 추적에 악용할 소지가 크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개인정보 침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메타는 2021년11월 얼굴인식 서비스를 자진 폐지함과 동시에 '법적 불확실성'을 이유로 이용자 10억명의 생체 인식 데이터를 삭제했다고 발표했다. 메타는 같은 문제로 2021년 한국에서도 64억 4천 만원의 과징금을 냈다.

AI 일러스트레이션[사진=로이터]

'법적 불확실성' 이슈에도 불구하고 안면인식을 비롯한 생체인식 시장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Precedence Research)는 생체인식 기술 시장이 2022년 460억달러(약 63조원)에서 2032년 약 1639억1000만달러(약 225조원)로 연평균 13.6%씩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중국을 중심으로 연평균 17.5%씩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2010년대 중반부터 범죄 근절을 목표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CCTV 감시망인 '천망(天網)'을 구축해 시민들의 안면 정보 데이터를 수집 및 활용해 왔다. 중국 내 공항, 은행, 호텔 등에서는 신분 확인을 위해 얼굴 정보를 등록하는 것이 하나의 관례로 자리잡았고 아파트나 건물 출입, 교통 위반 감시, 심지어 공공 화장실의 휴지제공에도 안면인식이 사용될 정도로 일상화되었다. 천망을 통해 확보된 시민 데이터는 사회적 점수로 환산되어 정치적 통제나 감시에도 공공연히 활용된다.

세계 최고의 안면인식 기술을 갖춘 탓일까? 최근 중국에서는 영화나 연극의 소품 혹은 개인이 흉터를 가리기 위해 사용하는 실리콘 마스크를 이용한 절도행각이 늘고 있다. 사진을 토대로 맞춤형으로 제작된 실리콘 마스크는 출퇴근용 안면인식 시스템을 통과한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세종시 배달·방역·순찰 로봇 모습.[사진=세종시] 2021.10.20 goongeen@newspim.com

안면인식 기술은 이미 무기화되어 전쟁터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이스라엘의 AI 얼굴인식 프로그램 라벤더. 곳곳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수집된 얼굴정보에서 테러리스트를 색출한다. 문제는 라벤더의 정확성이 90% 수준이라는 점. 시스템이 평균 10%의 오류를 범한다면 무장 단체와 무관한 시민이나 심지어 관광객도 테러리스트로 지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안면 인식을 비롯한 생체 인식은 접근이 쉽고 사용이 용이한 만큼 경계가 느슨한 기술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안전을 위해서라면 CCTV 설치를 거부하지 않으며 스마트 폰을 비롯한 디지털 기기의 보안을 위해 기꺼이 생체정보를 열쇠로 활용한다.

하지만 안면인식은 어떤 기술보다 예민하고 신중하게 다뤄져야 한다. 해킹을 당하거나 수집된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관되지 못하거나 기술의 정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면 인간의 안전과 기본권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EU가 지난 2월 AI법을 확정하면서 생체 분류 시스템과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을 금지한 것도 같은 이유다.

안면인식 기술이 감시와 통제의 수단으로 쓰이거나 사생활을 침해하고 가짜 신원을 만들어 내는 등 기술의 오남용을 막으려면 서둘러 명확한 법적 규제에 나서야 한다.

▲안면인식 데이터를 수집, 저장, 사용, 공유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법적 기준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데이터의 보안 및 무단 접근을 방지할 수 있는 강력한 데이터 보호 규정이 제정되어야 한다.

▲안면인식 데이터를 수집할 때 반드시 개인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도록 해야 하며 이때 동의서는 명확하고 이해하기 쉽게 작성되어야 한다. 또 개인은 자신의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알 수 있도록 데이터 사용과정의 투명성을 갖춰야 한다.

▲기술의 사용목적을 명확히 정의하고 목적 외 사용이 불가하도록 범위도 제한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일반 대중에게 안면인식 기술의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 방법에 대한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한 인식을 높일 필요가 있다.

기술 사용이 선을 넘기 직전인 지금이야 말로 안면인식 기술에 예민해질 결심을 해야 한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코가로보틱스 마케팅자문△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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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대북 전단 처벌대책 지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대북 전단 살포와 관련해 예방과 사후 처벌에 대한 대책을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 연천군 육군 25사단 비룡전망대를 방문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사진=이재명 대통령 인스타그램 이날 새벽 강화도에서 민간 단체가 북한 지역으로 전단을 살포한 것이 확인되면서 내린 지시로 파악됐다. 강 대변인은 "이재명 정부는 접경지역 주민의 일상과 안전을 위협하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불법적인 대북 전단 살포는 중단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정부가 입장을 밝혔음에도 이를 위반한 데 대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의 지시로 오는 16일 통일부 주관으로 유관 부처 회의를 열어 대북 전단과 관련한 종합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대북 전단을 살포한 민간 단체와 개인에 대해서는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조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전날 접경지역 주민 간담회에서 통일부의 대북 전단 불법 살포 자제 요청에 '이를 어기고 대북 전단 살포 행위를 할 경우 처벌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바 있다. wideopen@newspim.com 2025-06-14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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