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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상급종합병원 전환, 의료계 "전반적인 구조 개선 함께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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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혼란과 현실성 부족, 1·2차 의료기관 강화 병행 필요
"전공의 모두 나갔는데 전문의 육성은 무슨 방법으로?"
사직 전공의 "의료비 증가와 기피과 문제 해결은 어떻게?"
중증질환 비중 증가 따른 수가 보전과 국민 교육도 있어야

[서울=뉴스핌] 조준경 기자 = 정부가 지난달 31일 상급종합병원(상종)인 빅5병원(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병원)을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는 전문의 중심인 '4차 병원'으로 전환시킬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의료계에서는 이러한 정책 추진의 애로사항을 지적하고 나섰다.

기존 3차 병원에서의 경증 환자 처리 문제, 1·2차 병원의 역량 부족, 전공의 기피과 문제, 의료비 급증 등 전반적인 의료 체계에 대한 체질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상급종합병원의 역할 재조정은 충분한 수가 보전과 국민 교육 등이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전문의 중심병원'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하은진 비대위원, 정진향 사무총장, 임종한 위원장, 조영민 기획조정실장, 강희경 비대위원장, 박종훈 연구원장, 문미란 대표, 박재일 서울의대 전공의협의회 비대위 공동대표 2024.08.01 choipix16@newspim.com

서울의대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1일 서울대 양윤선홀에서 정부의 '상종 구조전환과 전문의 중심병원' 정책에 대한 전문가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의료 전문가들과 소비자단체 대표 등이 참석해 의견을 나눴다.

임종한 주치의운동본부 운영위원장은 "3차 병원의 구조전환은 1, 2차 기관의 변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면서 "환자를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하급 의료기관의 역량을 구축하는 작업이 없는 상태에서 정부 정책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중증 진료 체계 강화 시범사업은 2024-2026년 동안 인하대병원 등 3개 기관이 참여하여 경증 환자를 1·2차 병원으로 회송하고 중증 질환 진료를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1·2차 병원의 역량 및 질 관리가 부족해 환자들이 3차 병원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아, 전반적인 의료 체계의 구조적 변화와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임 위원장은 "1차 의료기관에 환자 중심 의료 체계를 정착시키면 병이 생기기 전부터 꾸준하게 추적해서 관리하고 잘 판단할 수 있다"며 "그런데 아무 데이터가 없는 사람이 3차 병원으로 가게 되면 돈이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종훈 병원정책연구원장(전 고려대 안암병원장)은 정부가 내세운 상종 전환 정책에 대한 비판을 펼쳤다. 그는 상종들이 경증 환자를 다루고 비급여 중심 과잉 진료를 할 수밖에 없는 현재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중증질환 중심의 구조 전환을 일방적으로 통보하며 전체적인 큰 그림이나 구체적인 계획 없이 추진하고 있어 혼란을 초래한다고 비판했다. 전문의 중심 병원 정책도 준비 부족과 모순된 정책으로 인해 실제 구현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장은 "세계 몇 대 병원을 지향하는 대학병원에서 한 교수가 외래로 120명씩 진료하는 구조가 과연 바람직하고 지속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며 "비급여 중심의 과잉 진료를 결국 상종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다. 상종의 역할 재조정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전문의 중심으로 가겠다라고 한다면 이는 전문의의 역할은 어디까지 할 것인지, 현재 전공의의 역할을 대신할 중간 역할을 다른 누군가가 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전문의가 하지 않겠다고 전공의가 다 뛰쳐나가 있는 상황에서 빅5병원 중심으로 전문의 중심 병원을 만들겠다는 것은 모순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사직 전공의 "기피과 전공의 전무"...전문의 배출 난항 예고

서울대병원 사직 전공의인 박재일 서울의대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의료비 급증 문제와 기피과 문제 해소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병원 간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정부 정책의 현실성 부족과 명확한 로드맵 부재를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국민 대다수가 추가적인 건강보험금 납부에 부담을 느끼는데, 의료비는 OECD에서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급격하게 늘고 있다"면서 "이 상황에서 의료 수요가 더 늘 것이기 때문에 공급을 늘리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피과는 전공의가 전무한 상황이다. 교수들이 은퇴할 때가 다가온다. 이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며 "지금 나아가는 방향성은 시급한 문제들을 제쳐둔 채 어디선가 들어 본 듯한 좋은 얘기만 논의 중이다. 이것을 개혁이라 부를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조영민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내분비내과 교수)는 전문의 중심으로 상종 전환 시 충분한 수가 보전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 실장은 "수가를 올린다고 예고가 되어 있는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어느 정도를 해줄지 봐야 할 것 같다"며 "지금 병원의 중증질환 진료 비중이 올라가 있고, 그로 인한 당직 스트레스가 굉장히 크다. 업무 부담이 커졌기 때문에 수가 인상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융합관에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과 전문의 중심병원'을 주제로 열린 '의료개혁, 현장이 말하다'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8.01 choipix16@newspim.com

하은진 비대위원은 고비용의 상종에서 경증 환자를 진료하는 구조가 건강보험 재정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중증과 희귀 질환 중심으로 상급종합병원을 개편하려 하나, 국민적 공감대와 교육이 부족하다고 지적이다.

하 비대위원은 "중증과 희귀질환인 환자들한테 상종 진료를 양보할 준비가 국민들도 되어 있고, 그런 교육과 마인드가 있는 상태에서 진행이 돼야 된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환자단체와 소비자 단체 대표들도 1차 의료기관 강화에 공감하며 국민 편의적인 의료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진향 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 사무총장은 하 비대위원의 발언에 공감하며 "누구나 환자가 될 수 있다"면서 "동네 병원에서도 가능한데, 꼭 상종에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환자들과 국민들에 대한 사회적인 교육이 선행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언급했다.

문미란 소비자시민모임 대표는 "정부와 의료계의 힘겨루기로 인해 피해를 본 이들은 환자와 의료 소비자"라고 비판했다. 문 대표에 따르면 소비자시민모임과 한국YWCA 조사 결과, 설문에 응한 10명 중 9명이 의료 불안감을 느끼고 있고, 10명 중 3명은 실질적인 불편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문 대표는 "정부의 의료 개혁이 국민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의료 소비자의 목소리가 무시되고 있다"면서 "의료 소비자들이 시민으로 참여하는 절차가 필요하며, 단순한 공청회와 결정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alebca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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