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리스트 관련해선 "네트워킹에 소홀"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제 1차관이 임명을 둘러싼 부정적인 의견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의견을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용호성 차관은 16일 서울 모처에서 문체부 기자단과 만나 지난주 임명 이후 문화예술계 일부에서 제기된 사퇴 요구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유인촌 장관을 보좌해 우선순위에 둘 업무로는 부처 내 인력 문제를 얘기했다.
용 차관은 "어쩌다보니 파란만장한 공무원 생활을 해왔다"면서 "일반직 공무원으로 일을 하는 것과 정무직 공무원으로 해야 하는 미션을 좀 다르게 인식하고 있다. 문화부 전체에 대해 책임감과 사명감이 막중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4.07.16 jyyang@newspim.com |
그는 "과거 문화부에서 일하는 것만으로 느낄 수 있던 자부심, 자긍심을 다시 회복하도록 기여하고 싶다. 지금 유인촌 장관님께서 워낙 리더십을 잘 발휘하고 계시기 때문에 서포트해서 의미 있는 성과들이 여러 정책과 사업들을 통해 긍정적인 모습으로 나타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용 차관은 지난 8일 열린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2014년 문체부 블랙리스트 사태 관여자라는 지적과 함께 일부 문화예술계에서 사퇴 요구를 받기도 했다. 용 차관은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대외활동을 많이 했고 1년에 공연을 100회씩 보기도 한다. 업무에 몰입해서 주로 해왔고 네트워킹에 소홀했던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에 대한 네거티브는 방향이 여러 종류가 있지만 부 내에서 같이 일하는 분도 꼭 좋게 말씀 안하는 분들도 있다. 제일 중요한 부분은 만남이라고 생각한다. 문화예술 교육 정책을 2004년도에 처음 도입을 할 때 1년 반 동안 140회 정도 회의를 했는데 모두의 이해관계가 달랐다. 각자가 있는 위치, 방향성에 따라서 모두가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일단은 많은 분들을 만나 뵙는 게 저는 최우선이다. 저와 생각이 다르거나 비판적이지 않더라도 여러 의견을 듣는 시간을 갖고 같이 고민하면서 실질적인 대안을 같이 만들어 나갈 수 있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용호성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이 16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출입기자단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문화체육관광부] 2024.07.16 jyyang@newspim.com |
이날 기자단에선 블랙리스트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 문체부 내 지원사업을 진행할 시 '공정성'의 기준이 무엇인 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용 차관은 "공정성은 절차적, 내용적으로 나뉠텐데 공공 부문에서 가장 쉬운 선택은 절차적 공정성이다. 절차적으로 공정하게 했으니까 공정하다고 하면서 담당 기관이나 담당자가 더 이상 책임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 쉬운 선택을 하는 게 최선일까 하는 의문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미션 중심으로 일을 하는데 A라는 정책을 한다면 정책을 통해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가치가 있다. 그럼 그걸 실현하기 위해 어떤 제도와 어떤 사업과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의 역할이 필요한지 사업의 미션을 깊이 고민해 본 담당자는 누구나가 답을 가지고 있을 것 같다. 그 답을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공정성을 좀 더 깊이 고민을 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차관 취임 후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문체부 내 인력 문제다. 용 차관은 "다른 부처의 일들도 마찬가지고 특히 문체부에서의 일은 인력 그러니까 개인의 역량에 의해서 좌우되는 업무 영역들이 굉장히 많다"면서 "개개인의 역량이 개발되는 것이 저는 단위 정책의 개발이라든가 향상보다 조금 더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용 차관은 "정부 정책 중에 저는 거의 90% 정도 가까운 부분들이 실질적으로는 과장급에서 결정된다고 본다. 물론 큰 아젠다는 당연히 대통령님께서 결정을 하고 대통령실, 장차관, 국회에서 결정들이 되지만 실제 실행되는 사업화되는 단계에서는 과장들의 영향이 크다. 그 과정을 어떻게 할지 교육 프로그램들은 굉장히 약하다. 더 윗선에서 국회에서 설정해 주시는 정책 방향이나 대통령실 혹은 장관님들께서 정하시는 영역하고는 좀 다른 종류의 이슈다. 정책 담당자의 역량과 지향점에 따라 사실 결과가 정말 몇 배 차이가 난다. 그런 인력에 대한 역량 개발을 더 하고 좀 더 나은 여건에서 일할 수 있도록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 생각"이라고 말했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