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범 3인 중 연지호는 징역 23년 확정
'배후' 유상원·황은희 부부, 각각 징역 8·5년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가상화폐 투자 손실로 앙심을 품고 40대 여성을 살해한 일명 '강남 납치·살인 사건'의 주범들이 무기징역 등 중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강도살인, 강도예비,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사체유기 등 혐의로 기소된 이경우·황대한에게 무기징역, 연지호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11일 확정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서울 강남 주택가에서 40대 여성을 납치해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3인조 이경우 씨(왼쪽부터)와 황대한 씨, 연지호 씨가 4월 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수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04.09 mironj19@newspim.com |
이경우 등 3명은 지난해 3월 서울 강남구 소재 피해자 최모(48) 씨의 주거지 인근에서 최씨를 납치·살해한 뒤 다음 날 대전 대덕구 야산에 시신을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아울러 이들의 배후로 지목된 유상원·황은희 부부도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부부는 2020년 10월께 최씨를 통해 퓨리에버코인(P코인)에 30억원을 투자했다 손실을 보자 '최씨를 납치해 가상화폐를 빼앗고 살해하자'는 이경우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착수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건넨 혐의 등을 받았다.
1심은 이경우·황대한에게 무기징역, 연지호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경우·황대한은 강도범행은 인정하면서도 살인의 고의가 없었고 살인을 공모한 적이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으나, 이경우는 최초 범행 공모 당시부터 피해자를 살해하는 방향으로 범행을 이끌었고 이러한 과정에서 이탈한 적은 없으므로 여전히 공동정범의 죄책이 있다"고 판단했다.
유상원·황은희 부부는 각각 징역 8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2심은 이경우·황대한, 유상원·황은희 부부에 대한 1심 판단은 유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해 피해자를 납치한 후 그의 코인을 강취한 뒤 살해할 것을 계획하고 장기간 미행하고 기회를 노린 끝에 피해자를 납치·살해했다. 그럼에도 범행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고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으며, 피해자의 유족들은 피고인들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연지호와 이경우의 아내 허모 씨에 대해선 유족과 합의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연지호에게 징역 23년,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허씨에겐 징역 4년6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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