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문제적 섹스영화 대표작 8편 소개
성교욱 영화부터 성 혁명‧하드코어 포르노그래피까지
4일 개막, '나는 궁금하다''엠마누엘과 마지막 카니발'등 상영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가 4일 개막한다. 올해 최초로 부천시 랜드마크인 부천아트센터에서 개막식을 개최하는 BIFAN은 AI(인공지능) 영화를 포함하여 다양한 작품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 기간 동안 다채로운 영화들을 만나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특별전인 '셀룰로이드 에로티카: 섹스플로이테이션의 해부'(이하 에로티카)가 눈길을 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셀룰로이드 에로티카: 섹스플로이테이션의 해부' 상영작 스틸컷. (왼쪽부터 시계방향) '맘 앤 대드'(1945) '블레이즈 스타 누드촌에 가다'(1962) '인형의 계곡을 지나'(1970) '나는 궁금하다'(1967). [사진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2024.07.01 oks34@newspim.com |
영화는 그 등장과 더불어 지금까지 항상 섹스에 대한 관심을 잃은 적도, 그로 인한 공격에 시달리지 않은 적도 없다. 영화 속 섹스는 그만큼 강력한 통제와 검열을 거치며 다양한 방식으로 등장해 왔다. 쾌락과 통제, 이 둘 사이의 치열한 협상을 통해 영화는 스크린 위에 섹스를 전시하고 재현하고 상상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하면서 관객들과 밀월관계를 맺어왔다.
특별전 '에로티카'에서는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섹스 영화의 폭발을 가져온 섹스플로이테이션 장르의 대표작 8편을 소개한다. 섹스플로이테이션은 20세기 B급 영화의 주요 장르 중 하나다. 성 착취 장르라고 번역될 수 있는 섹스플로이테이션 장르는 섹스와 여성 섹슈얼리티를 노골적으로 쾌락의 대상으로 전시하고 서사화하는 일련의 영화들을 일컫는다. 그러나 저급한 장르로 낙인찍혀오다가 쿠엔틴 타란티노 등 영화감독들이 적극적으로 부활시키며 재해석되어 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셀룰로이드 에로티카: 섹스플로이테이션의 해부' 상영작 스틸컷. (왼쪽부터 시계방향) '하드코어: 스크린 성 해방'(1971) '뼈와 살이 타는 42번가'(1972) '엠마뉴엘과 마지막 카니발'(1977) '애꾸라 불린 여자'(1973). [사진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제공] 2024.07.01 oks34@newspim.com |
이번 특별전에서 소개하는 8편의 영화들은 멜로드라마, 성교육 영화에서 정치적 모더니즘 영화, 여성 복수극 그리고 고어 영화에 이르는 다양한 영화들이 선보인다. 문제작인 '맘 앤 대드'(1945)는 검열의 눈을 피해 위생교육의 탈을 쓰며 성적 상상력을 자극하기도 하고, 60년대 포르노그래피 논쟁을 가져온 '나는 궁금하다'(1967)는 섹스의 재현을 통해 급진적인 정치비평을 시도하기도 한다. 또한 유럽 B급 영화의 거장 조 다마토의 '엠마뉴엘' 시리즈 중 하나인 '엠마뉴엘과 마지막 카니발'(1977)은 80년대 홈비디오 시장의 성장과 더불어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의 국제적 유통과 지역적 수용이라는 관점에서 흥미롭다.
과연 '애마'로 기억되는 한국 에로영화는 검열로 인해 무자비하게 가위질당한 채 비디오 대여점을 가득 채웠던 섹스플로이테이션 영화와 아무 연관이 없을까. 이들 영화들에 대한 자세한 상영일정은 영화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