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기반 AI 서비스로 국내 시장 선점 전략
글로벌 기업과의 격차는 과제
[서울=뉴스핌] 양태훈 기자 = 카카오가 특화 인공지능(AI) 서비스의 연내 출시를 공식화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AI 서비스로 안방 시장부터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와 AI 조직 강화를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일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현장에서 열린 프레스 밋업 행사에서 카카오만의 차별화된 AI 서비스 개발 계획을 밝혔다.
정 대표는 "(카카오의 AI 경쟁력을) 전략적으로 증명하기 어렵다. 결국 카카오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은 연내 카카오에 맞는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내는 것"이라며, "연내 정말 카카오다운 서비스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사진=카카오] |
이어 카카오의 AI 경쟁력에 대해 "그간 카카오의 서비스에 접목할 수 있는 AI 서비스를 고민해왔다"며, "결국 4870만 명(카카오톡 월간 활성 이용자)이 계속 이용을 하고,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우선적인 과제라고 생각했다. 카카오톡이라는 서비스 안에는 (데이터라 부를 수 있는) 수많은 대화와 관계가 있고, AI에서 카카오가 잘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관계 기반과 유저들에게 쉬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올해는 AI에 대한 성장을 장기적으로 가져가면서 단기적으로 혹은 장기적으로 나아갈 수 있는 도약의 발판으로, 현재 카카오가 가지고 있는 본질 기반을 충실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며, "(기존 서비스에) AI가 붙을 때 유저들이 더 잘 활용할 수 있고 피로도 없는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준비 중인 AI 서비스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채팅 형태가 유력하다. 채팅을 통한 AI 기반 콘텐츠 구독이나 상담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지난해 말 카카오톡에 대화 요약 기능을 적용하는 등 AI 기술을 카카오톡 서비스에 점진적으로 도입해왔다.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 전경. [사진=카카오] |
카카오는 안정적인 카카오톡 서비스를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 투자와 AI 전담 조직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본격 가동을 시작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과 최근 신설한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중심으로 AI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먼저, 카카오의 AI 개발 로드맵은 '카카오 데이터센터 안산'을 중심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안산 등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가속기 'H100', 'B100' 등을 도입하고, 향후 분산 배치를 통해 안정성을 한층 높인다는 계획이다. 또한 제2의 자체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특화 구축해 AI와 빅데이터 분석 경쟁력을 대폭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카나나는 AI 서비스 중심의 '카나나 엑스'와 AI 모델 개발 중심의 '카나나 알파'로 나눠 운영할 예정이다. 이상호 전 최고AI책임자가 AI 서비스 조직의 프로덕트 오너(Product Owner)를,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펑션 오너(Function Owner)를 맡아 카카오톡 등의 플랫폼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서비스 개발을 주도할 예정이다.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오른쪽). [사진=카카오브레인] |
정 대표는 이에 대해 "카카오의 자체 데이터센터는 안산이 처음이지만 끝은 아니다. 제2 데이터센터도 건설할 예정에 있다"며, "신규 건립을 추진할 데이터센터는 AI 기술 기반 서비스와 미래 기술 환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AI 데이터 센터로 구축할 예정이며, 현재 데이터센터 설립 부지를 선정하는 과정에 있다"고 전했다.
한편, 카카오가 AI 서비스의 연내 출시를 공식화한 것은 최근 투자자들 사이에서 카카오의 AI 사업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 대비 뚜렷한 AI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서비스 출시 시점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는 톡비즈 및 주요 버티컬 사업부문을 관통하는 AI 전략 및 세부 액션플랜 수립에 있어서 매니지먼트 교체 후에도 가시적인 변화를 보여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유저 부가가치 증대를 위한 실질적인 결과물 창출 및 제시에도 적극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글로벌 빅테크가 중기적으로 유저들의 자발적인 데이터 이전을 통해 데이터를 학습하고 해당 과정을 통해서 추론과 예측 기반의 유저 부가가치를 높일 구독경제 확산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카카오가 확보한 다양한 세그먼트에서 유저 데이터를 무기로 글로벌 빅테크와 전략적 사업 제휴를 신속히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카카오의 데이터 가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희석되고 AI 경쟁력을 놓칠 확률이 체증적으로 증가할 수 있음을 매니지먼트는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dconnect@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