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3일에서 31일로, 31일에서 이달 4일로 두 차례 유예
'물가 안정' 내세웠지만 소비자 혼란 지적도
황금올리브치킨 2만3000원...황금올리브 콤보는 2만7000원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치킨프랜차이즈 BBQ가 4일인 오늘부터 치킨 가격을 올린다. 정부와 소비자단체 반발에 두 차례 인상 시점을 늦추다 결국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번 인상으로 BBQ는 bhc, 교촌치킨 등 치킨 빅3 가운데 가장 높은 가격의 후라이드 치킨을 판매하는 업체가 됐다.
제너시스BBQ는 이날부터 황금올리브치킨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6.3% 인상한다. 대표제품인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 가격은 기존 2만원에서 2만3000원으로 무려 15% 오른다. 자메이카 통닭다리구이는 2만1500원에서 2만4000원으로 11.6% 조정되고 황금올리브치킨 콤보는 2만4000원에서 2만7000원으로 12.5% 가격이 오른다. 인상 품목 23개 메뉴의 평균 인상률은 6.3%다. 그 외 110개 제품 중 절반인 56개 제품은 가격을 동결했다.
[사진= BBQ홈페이지] |
앞서 BBQ가 정부의 물가 안정책 동참과 가격인상 충격 완화를 앞세워 두 차례 가격 인상을 미뤘다. 먼저 지난달 23일 치킨 가격을 올린다고 발표했다지만 이를 지난달 31일로 8일간 늦췄다. 이후 지난달 31일에는 가격 조정 정책의 시행 시점을 이달 4일로 한 차례 더 유예했다.
외식업체가 가격 인상 시점을 두 차례나 연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또 업계 일각에서는 두 번째 인상시점 연기와 관련 여타 배달앱 시스템상 가격 인상분 적용 기일을 놓쳐 임시방편으로 인상 시점을 늦췄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업체 측 실수를 '인상 충격 완화'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관련해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당초 이달 1일부터 인상하려고 했으나 한 번 더 유예해서 오늘부터 가격 인상안을 시행한다"며 "고객들에 혼선을 드려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원·부재료 비용의 급격한 증가로 패밀리(가맹점)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어 단행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BBQ의 가격 인상은 2022년 5월 이후 25개월 만이다. 경쟁사인 교촌과 bhc치킨은 각각 지난해 4월, 12월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당시 교촌은 허니콤보와 레드콤보 등 주요 제품가격을 3000원씩 올렸다. 대표 메뉴 교촌 오리지날 가격은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9000원으로 올랐고 허니콤보는 2만원에서 2만3000원이됐다. bhc치킨도 85개 제품을 평균 12.4% 올렸다. 이에 따라 bhc치킨의 뿌링클 가격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이 됐다.
이번 인상으로 BBQ는 치킨 빅3 가운데 가장 비싼 후라이드 치킨을 파는 업체가 됐다. BBQ의 '황금올리브치킨 후라이드'는 이날부터 2만3000원에 판매된다. 황굼 교촌의 리얼후라이드는(2만원), bhc의 후라이드(2만원) 대비 약 15% 높은 가격이다. 경쟁사 중 가장 늦은 인상이지만 대표 제품인 후라이드 치킨 가격은 제일 높게 책정된 셈이다.
BBQ 치킨 가격 인상과 관련 기존 수요가 다른 프랜차이즈 치킨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물가 속 소비자들의 치킨값 비교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가장 먼저 치킨 가격을 올린 교촌의 경우 소비자들의 반발로 타격을 입은 바 있다, 관련해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4259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738.5% 증가하며 상당 수준 개선됐다.
프랜차이즈 치킨 수요가 아예 냉동 치킨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관련해 냉동치킨 브랜드 사세에 따르면 공식몰 기준 올 1분기 사세 제품 구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69.7%, 구매자 수는 95.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구매 수도 65.5% 늘었다. 또 CJ제일제당의 냉동치킨 '소바바 치킨 양념'은 지난 3월 출시 후 두달 만에 매출 30억원(소비자가 기준)을 돌파했다. 냉동치킨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닭고기 가격이 소폭 내렸지만 원부자재 가격을 포함해 인건비, 운영비, 그리고 배달관련 비용 등이 늘어 업체들의 부담이 커진 것은 사실이다"라며 "BBQ의 가격 인상 이후 기존 수요가 유지될지 혹은 다른 채널로 빠지게 될지는 지켜봐야할 것"라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