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첨단 패키징의 핵심기술 '유리기판'
글로벌 선두기업, 유리기판 공급망 구축 가속
아직은 후발대, 중국 유리기판 산업의 현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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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배상희 기자 = 인공지능(AI) 시대 도래와 함께 고사양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면서 '유리기판' 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유리기판은 칩과 전자기기를 연결하는 유리 소재의 기판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사용되어온 유리기판을 반도체 패키징 공정에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며, AI 반도체 시대가 요구하는 핵심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많은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는 동시에 내구성도 뛰어나 '꿈의 기판'으로도 불린다.
AI 하드웨어 수요 확대가 불러온 변화는 연산 칩에서부터 광모듈을 지나 이제 패키징 소재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유리기판'은 첨단 패키징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 부상했다.
글로벌 반도체 제조사들이 향후 반도체 공정에 유리기판을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주식 시장에서는 유리기판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최근 유리기판 테마주를 향한 투자가 확대되는 가운데, 아직까지는 희소성을 지닌 중국 본토 A주 테마주들의 기술경쟁력과 성장성 등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 AI 반도체 업계, '유리기판' 왜 주목하나?
유리기판은 기존의 플라스틱 유기 기판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장점을 지닌다.
유리기판의 강도는 유기기판보다 훨씬 높고 패키징 과정에서 고온에 잘 견뎌낼 수 있어 휘어짐 및 변형을 줄일 수 있다. 유리 특성상 기존 플라스틱 기판보다 딱딱해 더 미세하게 회로를 새길 수 있고, 고성능 칩 결합에 유리해 초미세 칩 패키징 구현이 가능하다.
여기에 신호와 신호 전달 속도, 전력 소비 등에서도 강점을 보인다. 완전한 신호 송출과 라우팅 능력을 제공하고, 중간 기판이 필요 없어 기판 두께를 25% 줄일 수 있으며, 소비전력을 30%까지 줄일 수 있다.
다만, 생산비용이 여전히 플라스틱 기판보다 높고 상용화를 위해서는 완전한 공급망 생태계의 구축이 필요하다는 한계점이 있다.
유리기판은 인쇄회로기판(PCB) 업계의 최신 트렌드다. 인텔을 선두로 AMD, 애플, 삼성, 엔비디아(NVIDIA) 등 글로벌 AI 반도체 기업들이 줄줄이 유리기판을 첨단 패키징 기술의 미래로 판단하며 유리기판 공급망 구축에 본격적으로 진출, PCB 기판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0년간 유리기판 연구개발을 추진해왔던 인텔은 오는 2030년까지 유리기판의 상용화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인텔은 지난 2023년 9월 양산 계획을 공개하면서, 미국 애리조나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유리기판 연구개발(R&D) 라인과 공급망을 구축한 상태라고 밝힌 상태다.
AMD는 주요 기판 제조사들과 함께 성능 검증 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고, 엔비디아는 하반기 선보일 신제품 AI칩 GB200에 채용될 선진 패키징 공정에 유리기판을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는 SKC의 자회사인 앱솔릭스와 삼성전기, LG이노텍 등이 유리기판 양산을 위한 기술확보 및 공급망 구축에 돌입했다.
◆ 5년내 침투율 50% 이상, 중국산업 현주소
유리기판 응용산업은 반도체 패키징에 국한되지 않고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태양광패널 등의 영역에서도 널리 활용되고 있다. 특히 태블릿, 휴대폰, TV 디스플레이 장치의 핵심 구성요소로 사용되고 있다.
AI 시대 도래와 함께 유리기판이 활용되는 응용산업 분야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시장 보급률 또한 급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전자산업 컨설팅 업체인 프리스마크(Prismark)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IC 패키징 기판 산업 규모는 21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 등 AI 반도체 제조사들이 기존의 실리콘기판을 유리기판으로 빠르게 대체하면서 유리기판 시장침투율(전체 시장에서 유리기판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내 30%, 5년내 50% 이상에 달할 전망이다.
유리기판은 일종의 기술과 자본집약적 산업으로 최첨단 기술이 요구돼 기술장벽이 높고 경쟁 또한 매우 치열하다. 현재로서 글로벌 유리기판 시장은 주로 미국과 일본 기업이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기업은 지속적으로 기술적 경쟁력을 증강하고 있긴 하지만, 선진국과 비교해서는 여전히 뒤쳐져 있다.
다만 스마트폰, 태플릿, TV 등 전자제품의 디스플레이 수요의 지속적인 확대 속에 중국의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확장돼 왔다.
중국 산업 데이터 제공업체 화징산업연구원(華經產業研究院)에 따르면 2022년 중국 유리기판 시장 규모는 310억 위안 정도였으며, 2023년에는 333억 위안 정도로 확대됐을 것으로 예측된다. 성장속도는 2020년 정점을 찍고 하락세를 보이다 2023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반도체 시대, '유리기판' 경쟁② 중국 기술력&주목할 테마주>로 이어짐.
pxx1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