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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시인' 신경림, 향년 88세로 별세

기사입력 : 2024년05월22일 12:12

최종수정 : 2024년05월22일 14:36

암투병 중 22일 오전 일산 국립암센터서 눈 감아
'농무','가난한 사랑 노래'등 서민 애환 담은 시 남겨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가난한 사랑 노래', '농무' 등의 명시를 쓴 신경림 시인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22일 문단 관계자들에 따르면 암 투병 중이었던 신 시인은 이날 오전 8시 17분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숨을 거뒀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시인 신경림. 2024.05.22 oks34@newspim.com

충북도 충주에서 태어난 시인은 충주고등학교와 동국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한 뒤 1956년 '문학예술' 잡지에 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다. 1971년 계간 '창작과 비평' 가을호에 '농무(農舞)','전야(前夜)','서울로 가는 길' 등 서정성 짙은 시를 발표하면서 주목을 끌었다. 이후 우리네 서민들의 땀과 한이 서린 시편들을 발표하면서 민중시인으로 이름을 얻었다.

시집으로는 '농무(農舞)'(창작과비평사, 1973), '가난한 사랑 노래'(실천문학사, 1988), '쓰러진 자의 꿈'(창작과비평사, 1993), '낙타'(창비, 2008) 등이 있다. 이밖에도 평론집, 에세이집, 동시집 등 많은 저서를 발표했다., 특히 1970년대 산업사회의 여파로 무너져가는 농촌의 일상을 시로 쓴 시집 '농무'는 한국문학사에 남는 명작으로 꼽힌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다. 아래는 시 '농무' 전문.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시집 '농무'. [사진 = 창비 제공] 2024.05.22 oks34@newspim.com

 

징이 울린다 막이 내렸다

오동나무에 전등이 매어달린 가설 무대

구경꾼이 돌아가고 난 텅 빈 운동장

우리는 분이 얼룩진 얼굴로

학교 앞 소줏집에 몰려 술을 마신다

답답하고 고달프게 사는 것이 원통하다

꽹과리를 앞장세워 장거리로 나서면

따라붙어 악을 쓰는 쪼무래기들뿐

처녀애들은 기름집 담벼락에 붙어 서서

철없이 킬킬대는구나

보름달은 밝아 어떤 녀석은

꺽정이처럼 울부짖고 또 어떤 녀석은

서림이처럼 해해대지만 이까짓

산구석에 처박혀 발버둥친들 무엇하랴

비료값도 안 나오는 농사 따위야

아예 여편네에게나 맡겨 두고

쇠전을 거쳐 도수장 앞에 와 돌 때

우리는 점점 신명이 난다

한 다리를 들고 날라리를 불거나

고갯짓을 하고 어깨를 흔들거나.

oks3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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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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