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스포츠 국내스포츠

속보

더보기

[스포츠 인앤아웃] 트랜스젠더와 여성 스포츠

기사입력 : 2024년05월09일 16:26

최종수정 : 2024년05월17일 17:54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화두부터 던져놓고 시작하자. 여성으로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경기 출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과연 공정한가.

기자는 도통 모르겠다. 아마 이 칼럼을 다 쓰고 난 뒤에도 답은 못 찾을 게 분명하다. 깊이 생각해보지 못한 생소한 분야인 때문일까. 그건 아닌 것 같다.

양성평등이 어디까지 허용돼야 하는지 우리 사회가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탓이 더 클 것이다. 사회적 합의는 없고 비난과 처벌만 있는 양성평등 문제. 섣불리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다. 팩트만 놓고 살펴보자.

◆성을 바꿀 권리는 지지하지만 공정은 더 중요한 가치?

최근 눈에 띄는 외신보도가 있어 소개한다. 영국 맨체스터 메트로폴리탄대와 스완지대 연구진은 지난달 16일 스포츠 학술지 저널 오브 스포츠 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했다.

여성 선수 대부분은 남성에서 여성이 된 선수와 경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답했다. 영국, 미국, 캐나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세계 각지의 여성 선수 17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종목도 하키, 카누, 육상, 수영 등 다양했다.

응답자 중 58%는 스포츠 경기 출전만큼은 성 정체성이나 사회적 성별이 아닌 생물학적 성으로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이 월드클래스로 분류한 올림픽, 패럴림픽, 주요 세계대회 출전자만 놓고 보면 이 비율은 77%로 급등한다.

이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성전환을 둘러싼 공정성 갈등의 당사자인 여성 엘리트 선수를 대상으로 진행한 가장 큰 규모의 조사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이 있다. 럭비 육상 등 남녀 편차가 큰 종목 선수에 비해 양궁처럼 신체능력보다 집중력이 요구되는 종목 선수들이 부당하다고 답한 비율은 32%로 뚝 떨어졌다. 오히려 괜찮다는 응답이 51%로 절반을 넘겼다.

전체 응답자의 94%는 성 정체성이 이끄는 대로 생물학적인 성을 바꿀 권리를 지지했다. 종목별 주관단체들도 81%가 성전환 선수를 위해 더 포용적인 정책을 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양면적인 반응에 대해 연구진은 트랜스젠더의 '인권'은 중요하지만 경쟁의 영역으로 들어오면 '공정'이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가치가 되기 때문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 하나 배우긴 했다. 그러나 과연 이게 유일무이한 해답일까.

2017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 90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로렐 허버드. [사진=뉴질랜드올림픽위원회]

◆트랜스젠더보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여성도 실격?

7월 말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은 벌써부터 이 문제로 시끌시끌하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처음 등장한 트랜스젠더의 본선 출전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쿄 올림픽에선 뉴질랜드 역도 선수 로렐 허버드가 여자 최중량급(+87kg)에 출전했다. 허버드는 이름이 개빈이던 시절에도 최중량급(+105kg) 선수로 활동했다. 주니어 때 이미 인상 용상 합계 300kg을 들어 올린 유망주였다. 이는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차관(+75kg급)의 예전 세계기록 326kg에 육박한다.

그러나 허버드는 성 정체성 고민이 커지면서 23세에 운동을 그만뒀다. 30대 중반인 2013년 성전환 한 뒤 다시 바벨을 잡아 43세에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허버드가 인상 부문에서 세 번의 기회를 모두 날려 일찌감치 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바람에 더 이상의 논란은 진행되지 않았다.

허버드와는 달리 전성기 때 성전환 한 선수도 있다. 미국 수영선수 리아 토마스는 수술을 하지 않은 트랜스젠더이다. 그는 1년 이상 호르몬 치료를 받은 뒤 출전한 2022년 미국대학선수권대회 여자 자유형 500야드에서 압도적 기량을 선보이며 우승했다. 그의 남자 시절 미국 랭킹은 400위권이었다. 당시 그와 같은 라커룸을 썼던 여자 선수들은 대부분 끔찍한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후 국제수영연맹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가이드라인인 남성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의 혈중농도에 대한 규정 외에 12세 이전에 성전환 수술을 한 선수에게만 여자부 경기 출전을 허용한다고 결정해 토마스의 출전을 원천봉쇄했다.

이에 토마스는 올해 1월 IOC 산하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소송을 제기했다. 그는 "나보다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고, 골격근량이 많은 여자 선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선수도 실격인가"라고 반문했다. IOC는 아직 답변을 하지 않은 상태다.

리아 토마스의 최근 모습. [사진=리아 토마스 인스타그램]

국내에선 지난해 6월 강원도민체육대회 사이클 종목에 나화린이 출전했다. 2012년 이 대회 4관왕 출신인 그는 2022년 10월 수술을 받고, 지난해 4월 주민등록번호가 변경되면서 대한체육회에 자문을 구해 출전 자격을 얻었다.

180cm, 72kg의 건장한 체격에 골격근량이 32.7kg에 이르는 나화린은 37세의 나이에도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그는 "경쟁한 선수들에겐 죄송하다"면서 "(우승이 아니라) 논란이 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경쟁에서 남녀 기량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닌데…

대부분 스포츠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우수한 기량을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기록경기가 아니라 단순 비교가 불가능해서 그렇지 복싱 태권도 유도 레슬링 등 격투기에서 남녀가 맞붙는 것은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역도는 기록경기에서 남녀 편차가 가장 큰 종목이다. 체중이 무거울수록 차이는 더 벌어진다. 조지아의 라샤 탈라가제는 2021년 세계선수권대회 최중량급에서 인상 225kg, 용상 267kg을 들어 남자 세계기록을 경신했다. 여자 최중량급 세계기록 보유자인 러시아의 타타냐 카시리나(인상 155kg, 용상 193kg)는 탈라가제의 68.9%, 72.3%에 불과하다.

흥미로운 점은 카시리나가 남자 61kg급(318kg)과 67kg급(339kg)의 세계기록을 능가한다는 점이다. 우리의 고정관념은 남성이 여성을 무조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체격이 큰 여성이 작은 남성을 압도할 수 있다는 반증이다. 앞서 토마스가 제기한 의문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그래서 체급을 나눠 공정을 꾀한다고는 하지만, 세상은 남녀와 체급이란 기준 외에도 80억 인구 숫자만큼 많은 차이가 존재하지 않은가. 이 수많은 차이를 다 담아내 '절대 공정'을 세우기는 신이 존재하더라도 불가능할 것이다. 마치 선택적 복지가 맞느냐, 보편적 복지가 맞느냐와 비슷한 논쟁이다.

물론 남녀 차이가 거의 없거나 역전된 종목도 있다. 사격 10m 공기소총과 권총, 25m 권총 등에선 여자가 남자 세계기록을 앞선다. 사격은 다른 세부 종목에서도 차이가 거의 없다. 양궁은 전체적으로는 남자가 약간 앞선다는 게 정설이지만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 등 주요 대회에선 역전이 종종 일어난다. 이밖에 컬링, 승마 같은 경우는 성대결을 해볼 만하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이들 종목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의 출전이 이어진다면 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반면 멘털 스포츠에선 일반적 예상과 달리 남자가 훨씬 앞선다. 바둑에선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이 2000년 동아일보 국수전에서 우승한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여자 바둑 세계 1인자인 최정 9단의 국내 랭킹은 22위이다. e스포츠인 스타크래프트에선 여자 게이머가 우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지난해 7월 미스 네덜란드 2023 대회에서 우승한 트랜스젠더 여성 리키 콜러. [사진=미스 네덜란드]

최근 들어선 미인대회에서 여자로 성전환 한 트랜스젠더의 참가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남성으로서 과거가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역이나 작은 대회는 빼더라도 지난해 7월 네덜란드에선 리키 콜러가, 10월 포르투갈에선 마리나 마체테가 우승컵을 안았다. 그러자 이번엔 이들이 남성이기에 여성 참가자들이 역차별을 받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일부에선 이런저런 불만을 없애기 위해 트랜스젠더 부문을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독일 베를린 수영 월드컵에선 '모든 성별과 성 정체성을 가진 트랜스젠더를 위한 부문'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IOC는 현재로선 이에 대해선 불가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트랜스젠더의 여성 스포츠 경기 출전은 누구에게나 선명하게 보이는 대표적인 논란이긴 하지만 전체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더 폭넓은 관점에서 차이와 차별의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차이는 남녀 기준뿐만 아니라 수많은 요소가 복합적으로 존재한다. 여자가 항상 불리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zangpabo@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이화영, 대법서 징역 7년8개월 확정 [서울=뉴스핌] 홍석희 기자 =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5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부지사에게 징역 7년 8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쌍방울 그룹에서 수억원대 뇌물을 받고, 800만 달러를 북한에 송금한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징역 7년 8개월을 확정 받았다. 사진은 이 전 지사가 지난해 10월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박상용 수원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 사건 조사 관련 청문회에서 정청래 법사위원장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사진=뉴스핌 DB] 이 전 부지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이던 2019년, 쌍방울로 하여금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와 북한 스마트팜 사업 비용 5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북한 측에 보내도록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경기도 평화부지사, 경기도 산하기관인 킨텍스 대표로 재직 중 쌍방울로부터 법인카드와 차량 등 3억3400여만 원의 정치자금을 제공받은 혐의도 받았다. 검찰은 이중 2억5900여만 원에 대해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1심은 이 전 부지사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판단해 정치자금법 위반 징역 1년 6개월,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징역 8년을 합해 총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이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500만 달러)와 당시 경기지사였던 이 대통령의 방북비용(300만 달러)을 대납하려 했다는 검찰 측 판단을 모두 받아들였다. 다만 검찰이 공소사실에 적시한 총 800만 달러 중 394만 달러만 해외로 밀반출된 불법 자금으로 인정했다. 2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7년 8개월 및 벌금 2억5000만원, 추징 3억2595만 원으로 감형했다. 구체적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8개월을, 특가법상뇌물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7년을 각각 주문했다. 1심 형량과 비교해 1년 10개월이 감형됐다. 2신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기소한 대북송금 800만 달러 가운데 394만 달러만 북한 측에 밀반출됐다며 유죄로 판단했다. 특히 이 중 200만 달러는 김 전 회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방북비용으로 대납한 것이라고 봤다. 다만 "뇌물죄, 정치자금법 위반죄 범행 후 공무원 또는 정치인으로서 부정한 행위까지 나아가지는 않은 점, 스마트팜은 인도적 지원 사업이었고 남북간 평화조성을 위한 남북교류협력사업의 추진이라는 정책적 목적도 있는 점, 김성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사업 추진 등 이익을 도모한 사정도 있고 피고인이 김성태에게 비용 대납을 강요한 사정은 없는 점 등을 유리한 양형으로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 모두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양 측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부분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검사의 사전면담 등이 이루어진 증인의 법정진술의 신빙성 판단, 유죄의 인정에 필요한 증명의 정도, 뇌물수수죄에서 직무관련성, 대가성, 뇌물귀속 주체와 고의, 정치자금 부정수수죄에서 정치자금과 고의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hong90@newspim.com 2025-06-05 10:45
사진
외교부 장관 김현종·조현 거론 [서울=뉴스핌] 지혜진 기자=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하는 새 정부는 민생 회복과 함께 대미 관세 협상 등 외교·안보 문제도 시급하다. 미국 법원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국을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 효력을 정지시켰지만 여전히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가신 것은 아니다. 지난 4일 당선된 이재명 대통령은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 강조해왔다. 민주당 공약집을 보면 통상환경의 변화와 경제안보 중요성에 대응하기 위해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등의 적극 참여를 통해 글로벌 현안 적극 대응하고 2025 경주 APEC 성공적 개최를 위한 외교역량을 강화할 것을 약속했다.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계승 발전해 글로벌 사우스와 권역별 협력을 심화하고 핵심소재·연료광물의 공급망(GVC) 안정화를 위한 통상협력 강화도 약속했다. (왼쪽부터) 김현종 더불어민주당 선대위 외교안보특보, 위성락 민주당 의원, 조현 선대위 국익중심실용외교위 공동위원장, 안규백 의원. [사진=뉴스핌DB] 북핵 대응으로는 한국형 탄도미사일 성능과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고도화를 내세웠다. 핵무장이나 핵잠재력 확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대응의 기본 원칙은 한·미 확장억제 강화'라는 기존의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방 분야에서는 국방 문민화를 비롯해 군 정보기관 개혁, 육·해·공군 참모총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을 내세웠다. 이 대통령은 취임 첫날 국가안보실장에 위성락 민주당 의원을 임명했다. 주러시아 대사를 지낸 외교관 출신인 위 의원은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으로 임명돼 활동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선대위 산하 '동북아평화협력위원회' 좌장을 맡았다. 외교부 장관 후보군으로는 조현 전 외교부 1차관과 김현종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언급된다. 조 전 차관은 선대위에서 국익중심실용외교위원회 상임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위 의원과 외무고시 13기 동기로 유엔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외교부 국제기구국장 등을 역임했다. 김 전 차장은 대선 기간에도 '이재명 후보 외교안보보좌관' 자격으로 백악관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한미동맹과 한미일 3국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국방부 장관 자리에는 군 출신이 아닌 5선의 안규백 민주당 의원이 유력하다. 이 대통령은 후보 때부터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강조해 왔다. heyjin@newspim.com 2025-06-05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