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독주로 '파묘'기록보다 빨리 500만 달성
5월 극장가 한국영화 실종, 영화 다양성 크게 악화
'그녀가 죽었다','설계자'등 장르영화 개봉 예정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마동석 주연의 액션 영화 '범죄도시 4'가 지난달 30일 누적 관객 수 500만 명을 넘어섰다. 1일 배급사인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4'가 상반기 최고 흥행작인 '파묘'(10일)보다 사흘 빨리 500만 관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영화 '범죄도시4'. [사진 = 에이비오엔터테인먼트] 2024.05.02 oks34@newspim.com |
그러나 '범죄도시4'의 상영점유율이 82%에 육박하는 등 기형적인 독과점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영화진위원회의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의 상영점유율은 지난달 27일 82%, 28일 81.8% 등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으로 80%를 넘어서고 있다. CGV, 롯데 등 멀티플렉스 영화관의 대부분의 스크린이 '범죄도시4'로 뒤덮여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5월 1일 매출액 점유율만 봐도 독과점 현상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범죄도시4'가 84.8%를 차지했고, 이어 '쿵푸팬더4'(4.0%), '스턴트맨'(4.2%), '포켓몬스터: 성도지방 이야기, 최종장'(3.3%) 정도가 눈에 띌 뿐이었다. 10위 권 내에는 '파묘'가 1000만 영화의 명맥을 유지할 뿐 다른 한국영화는 한 편도 없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그녀가 죽었다'. [사진 =무빙픽처스컴퍼니] 2024.05.02 oks34@newspim.com |
다음 주부터 '혹성 탈출: 새로운 시대', '그녀가 죽었다' 등 기대작들이 개봉하지만 '범죄도시4'의 독과점 현상을 밀어내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무엇보다도 한국영화의 부진이 뼈아프다. 미스터리 추적 스릴러 영화 '그녀가 죽었다'는 변요한, 신혜선 등이 출연하지만 화제성에 있어서 '범죄도시4'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 강동원 주연의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영일(강동원)이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영일과 함께 일하는 팀원 재키(이미숙), 월천(이현욱), 점만(탕준상)의 다양한 캐릭터들이 눈에 띈다. 5월말 개봉하지만 '범죄도시4'의 거대한 그림자를 지우기엔 역부족으로 보인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은 "한국영화의 다양성이 실종되고 있다는 증거"라면서 "한국영화가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슬픈 현실"이라고 말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한국영화 제작현장의 침체로 개봉할만한 신작이 없는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 개봉을 기다리고 있는 영화들도 대부분 코로나19로 창고에서 묵혔던 영화들이다. 영화계에서는 영화진흥위원회 등 한국영화의 활성화에 앞장서야할 기관이 수개월째 위원장 공백 상태로 운영되는 등 우려할만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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