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사무장 병원을 막아라] ① 47명 목숨 앗아간 사무장병원…의료계 "환자 피해 심각" 경고

기사입력 : 2024년05월07일 06:00

최종수정 : 2024년05월23일 00:15

의사‧약사‧법인 명의 빌려 '불법' 운영
'밀양 세종병원 화재' 후 여전히 존재
14년간 적발된 불법개설기관 1717곳
세포치료제 불법 제조 후 환자에 투여
14년간 재정 3조 누수…환수율 '6.9%'

최근 사무장병원의 불법행위로 인해 피해가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특별사법경찰관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불법행위 차단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의 누수를 막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기대된다. 의료분야 특사경 제도의 필요성과 관련법 제정의 시급성을 짚어본다.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사무장 병원은 의사의 판단으로 처방을 내릴 수 없습니다. 본인의 병원이 아니니까 의사가 최선을 다하기 힘들어 환자에게 피해가 갈 수밖에 없습니다."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병원장들은 이른바 '사무장 병원'으로 불리는 불법개설기관에 대해 강한 경고와 함께 우려를 표하고 있다.

불법개설기관은 면허를 박탈당한 의료인 또는 물리치료사 등 의료인이 아닌 사람이 의사나 약사의 명의나 법인의 명의를 빌려 개설‧운영하는 의료기관 또는 약국이다.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따르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이 아닌 이들은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형병원 병원장은 "보통 경제적으로 어려운 의사들이 면허를 빌려준다"며 "의사로서 판단보다 병원 주인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옳지 않은 선택할 수 밖에 없어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종합병원 병원장도 "보통 수입을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된다"며 "불법으로 병원을 차리고 수입을 올려 환자의 건강권을 침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잊지 말아야할 47명의 목숨…여전히 위협받는 국민의 '건강권'

의사들이 경고하는 불법개설기관은 지난 2018년 159명의 사상자를 냈다. 47명이 사망하고 112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른바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다.

2018년 오전 7시 30분, 경남 밀양시에 있는 세종병원에서 화염 같은 연기가 치솟았다. 구조대가 3분 만에 도착했지만 총 159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경남지방경찰청의 수사 결과, 밀양 세종병원의 정체는 '불법개설기관'이었다.

지난 2018년 1월 26일 밀양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밀양시] 2019.1.18.

당시 밀양세종병원의 이사장은 영리목적으로 의료법인 H 재단을 불법 인수했다. 이사장은 돈이 들어가는 스프링클러 등 소방 시설은 설치하지 않았다. 약사 면허가 없는 간호사가 의약품을 조제하기도 했다. 수익 증대를 위해 직원이 기초수급자나 독거노인에 입원을 권유해 환자를 유치하면 1인당 5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했다. 환자를 수익 창출의 도구로 이용한 것이다. 

'밀양세종병원 화재 사고'로 인해 불법개설기관의 폐혜가 드러났지만 7년 동안 사무장병원은 여전히 국민의 건강권을 침해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사무장병원으로 적발된 기관은 총 1717곳이다.

불법개설기관이 가장 많은 곳은 의원급 병원이다. 의원 662곳, 요양병원 294곳, 한방의원 231곳, 약국 225곳, 치과의원 149곳, 병원 88곳, 한방병원 65곳, 치과병원 2곳, 종합병원 1곳이다(그래프 참고).

수익 증대에 몰두한 불법개설기관은 특정 의약품 처방 유도하거나 항생제 또는 수면제를 과다 처방하거나 2차 감염에 대한 우려 없이 일회용품을 재사용한다. 무면허 의료행위를 실시하거나 가짜 치료제 등으로 환자가 사망한 사건도 발생했다.

A의원과 B의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처의 허가 없이 세포치료제를 제조해 환자 176명에게 주입했다. C치과의원은 2020년 조현병 진단을 받고 진료행위를 할 수 없는 의료인의 면허를 대여받아 8년이 넘는 기간 동안 총 1만2971회의 무면허 의료행위를 실시했다.

의사들의 경고처럼 비의료인이 주인인 불법개설기관은 환자 안전에 대한 의식이 취약하다. 건보공단의 '의원 외래 항생제 처방률'에 따르면 일반기관의 외래 항생제 처방률은 26.6%다. 반면 불법의료기관은 43.2%다.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해 환자는 항생제에 대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건보공단은 "의학적 판단에 따라 진료해야 할 의사들은 수익 창출을 위한 도구로 전락하고 진료권을 박탈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불법개설기관을 퇴출하지 않으면 의료생태계가 파괴돼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설명했다.

◆ 사무장병원, 연 2300억씩 재정 누수…국민 의료혜택 줄어든다

불법개설기관의 불법행위는 건강보험 재정에도 영향을 미친다. 건보공단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 12월까지 집계한 1717개의 불법개설기관으로 인한 건강보험 재정 누수 규모는 약 3조3761억원이다. 2009년 약6억원에서 2023년 2520억8200만원으로 늘었다.

불법개설기관 1717곳 중 재정 누수가 가장 많은 곳은 요양병원이다. 요양병원 294곳에서 1조6705억 2600만원의 재정 누수가 일어났다. 의원 662곳 4635억 7900만원, 병원 88곳 2153억원, 한방병원 65곳 969억 600만원, 한방의원 231곳 522억 1600만원 순이다.

문제는 불법개설기관 피해액인 3조3761억원 대비 환수율은 6.9%에 불과하다. 불법개설기관 1717곳의 환수 금액은 약 2335억원이다. 미징수율은 93%로 3조 1427억 3000만원을 거둬들이지 못했다(그래프 참고).

불법개설기관으로 인한 재정 누수가 계속되는 원인은 실질적으로 환수가 곤란하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은 사해행위취소소송을 통해 재산을 환수한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충분한 변제를 받지 못하게 하는 행위다. 즉, 불법행위 가담자가 고의로 재산권을 위해 법률행위를 할 경우 소송을 제기해 재산을 줄이는 행위를 막는다. 

그러나 불법개설기관의 가담자는 범죄행위가 적발되는 순간 강제징수를 피하고자 가족, 지인 등을 이용해 재산을 숨긴다. 건보공단이 수사기관으로부터 혐의점을 확인받아 환수 절차에 돌입할 때 이미 가담자는 모든 재산을 빼돌린 상태다.

재산은닉 방법도 교묘해지고 있다. 건보공단이 적발한 한 의사는 14년 전 이혼한 배우자에게 고급 주택을 매매하게 해 재산을 은닉했다. 토지를 자녀에게 증여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불법개설기관이 계속될 경우 국민이 낸 세금은 국민 건강에 피해를 준 가담자에게 주는 꼴이된다. 재정 누수가 지속될 경우 국민의 건강보험료율이 오르거나 의료혜택 또한 줄어들 수 있다.

건보공단은 "불법개설기관은 국민이 낸 보험료를 눈먼 돈으로 인식해 보험 재정 누수가 심각하다"며 "연 2300억원 이상의 재정이 누수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건보공단은 "하루당 6억3000만원씩 누수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CES 2025 참관단 모집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코스트코, 한국 순이익 67% 미국 본사로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미국계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한국에서 거둔 연간 순이익의 60% 이상을 배당금으로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코스트코 한국 법인인 코스트코코리아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이번 회계연도(2023년 9월∼2024년 8월) 영업이익이 218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회계연도보다 16%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미국 대형 유통 업체 코스트코 매장 앞에 생필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대기 중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같은 기간 매출은 6조5301억원으로 8%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58% 급증한 2240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배당금은 1500억원으로, 당기순이익의 67%에 이른다. 지난 회계연도에서도 코스트코코리아는 당기순이익(1416억원)을 뛰어넘는 2000억원(배당 성향 141.2%)의 배당금을 지급한 바 있다. 코스트코코리아는 미국 본사인 코스트코 홀세일 인터내셔널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전국에 19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임직원 수는 7351명이다. 미국 본사가 챙기는 배당금은 1000억원이 넘지만, 정작 한국 기여도는 낮은 수준에 불과하다. 이번 회계연도 코스트코코리아의 기부액은 12억2000만원으로 지난 회계연도(11억8000만원)보다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미국 본사가 가져갈 배당액의 1%에도 못 미치는 액수다. nrd@newspim.com  2024-11-19 14:32
사진
해임이라더니…김용만 김가네 회장 복귀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성범죄 혐의로 입건된 분식프랜차이즈 '김가네'의 김용만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가 다시 복귀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김용만 회장은 지난 8일 아들인 김정현 대표를 해임하고 대표이사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아내인 박은희씨도 사내이사 등록이 말소됐다. 해당 내용은 지난 11일 등기가 완료됐다. 김가네 김용만 회장. [사진= 뉴스핌DB] 김 회장은 직원 성범죄 사건으로 인해 지난 3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고 아들인 김정현씨가 대표이사를 지냈다. 그런데 최근 아들인 김 전 대표와 아내 박씨와 김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면서 스스로 대표이사직에 다시 오른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은 김가네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가네 관계자는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아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김용만 회장은 지난 7월 준강간치상과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또한 김 회장은 사내 경리 담당 직원을 통해 회사명의 계좌에서 수억 원 상당을 자신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계좌로 빼돌렸다는 횡령 의혹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김 회장과 이혼소송을 진행 중인 아내인 박 씨의 고발로 알려졌다. romeok@newspim.com 2024-11-18 16:5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