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4개월 동안 완독한 독후감 책으로 엮어
고전명작 꼽히지만 끝까지 읽어내기 어려워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언젠가는 완독해야 할 고전'으로 꼽히지만, '아무도 다 읽지는 않는 걸작'의 대명사가 된 대작이다. 2022년 완간된 민음사 번역본 기준 총 13권이나 된다. 그러나 독해의 난이도에 따른 매우 낮은 완독률과는 대조적으로 이 작품이 문화의 다양한 층위에서 여전히 열렬히 소비되고 있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마르셀 프루스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독후감을 담은 '느낌과 알아차림' [사진 = 민음사 제공] 2024.04.17 oks34@newspim.com |
'느낌과 알아차림'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3년 4개월 동안 읽고 또 읽은 특이한 독자의 유례없는 독서 후기다. '실례지만, 이 책이 시급합니다' '평균의 마음'의 작가 이수은이 그 어려운 작업에 열정을 바쳤다. 독후감이라고 할 수 있지만 프루스트에 대한 안내서라고 해야 옳다. 작가는 "안 읽었다고 순순히 인정하기는 내키지 않지만, 읽었다고 섣불리 말했다간 봉변을 당할 것" 같은 이 문제작을 자기만의 눈으로 읽어내리라는 의협심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자신처럼 이 작품을 읽어갈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는 의욕으로 26편의 독특한 '연작 독후감'을 써서 책으로 펴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왜 그렇게 쓰여야 했는가?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통독했을 때 대체 어떤 소설인가? 시간이 흘러도 빛바래지 않는 이 작품의 위대함은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이수은 작가의 전작을 통해 하나의 작품 분석을 위해 저자가 종횡무진 시대를 넘나들며 펼쳐 보여주는 책들과 사유의 지도를 신뢰하는 독자라면 그냥 흘려보낼 수 없는 책이다. 독자는 요한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과 들뢰즈의 '프루스트와 기호들'이 소환되는 작가의 글 속에서 프루스트를 읽어야 할 신선한 동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22년간 오로지 문학편집자로 일해온 작가의 공력이 느껴진다. 민음사 펴냄. 428쪽. 값 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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