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외공연에 일제히 켜들어
취향 따른 폰케이스 눈길
"북한 당국 연출 가능성"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김일성 생일 축하 행사에 참가한 북한의 대학생들이 핸드폰 플래시를 일제히 켜들고 무대 공연에 호응하고 응원하는 모습이 드러나 관심을 끌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5일 평양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전날 밤 열린 대학생 예술소조 종합공연을 담은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서울=뉴스핌] 지난 14일 밤 평양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열린 김일성 출생 112주 기념 대학생 예술소조 종합공연에서 객석의 학생들이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를 켜들고 환호하고 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4.04.16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어버지인 김일성(1994년 사망) 국가주석의 출생 112주년을 맞아 열린 공연에서는 참가자들이 김일성 찬양과 체제선전 가요를 부르는 장면과 야외 객석에서 이를 지켜보는 남녀 학생들의 모습이 등장했다.
그런데 여기에는 대학생들이 공연에 환호하면서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를 켜들고 흔들면서 노래를 따라하거나 응원하는 움직임이 드러난다.
학생들이 치켜 든 핸드폰에는 제 각기 취향에 맞는 핸드폰 케이스가 씌워진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한국이나 서방 사회의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에서 젊은 세대를 주축으로 한 관객들이 호응하거나 응원하는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한류 드라마나 영화 등의 영향을 받은 북한 MZ세대들이 야간에 진행된 행사에 맞춰 플래시를 켠 것이란 해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일성 출생 112주를 맞아 14일 밤 평양 청년공원 야외극장에서 열린 대학생 예술소조 종합공연. 객석의 대학생들이 일제히 핸드폰 플래시를 켜들고 호응하는 모습이 드러난다. 2024.04.16 |
일각에서는 북한 당국이 청년세대들의 불만과 외부세계의 인권문제 제기를 의식해 이런 자유분방한 모습을 연출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한 탈북인사는 "북한 체제에서 대학생들이 스스로 핸드폰 플래시를 켜들고 집단적으로 응원한다는 건 상상하기 어렵다"며 "북한 당국의 사전 지시나 연출이 없으면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한류 드라마・영화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번지자 지난 2020년 12월 단순 시청만으로도 5년 이하 징역에 처하고 중대한 경우 최고 사형에 처하는 강력한 처벌을 담은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어 주민 반발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았다.
yj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