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와 수행업체간 하청관계가 부실평가 불러
오는 11월까지 매달 제도 개선 포럼 진행 예정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정부가 거짓·부실 보고서 논란이 일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제도에 대해 대폭적인 개선작업에 착수했다.
올해 진행되는 제도 개선 포럼을 통해 환경영향평가 수행업체를 사업자가 아닌 제3의 기관이 선정하는 방안 등 대행 체계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15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세 번째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 포럼이 오는 19일 열린다.
환경부 관계자는 "자연환경을 조사하는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체는 거짓·부실 문제에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국가책임공탁제 포함 다양한 대안을 찾기 위해 환경평가 발주 사업자, 환경평가 조사 수행업체, 국회, 시민단체 등과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 포럼을 통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영향평가는 공항이나 산업단지, 케이블카, 골프장 등 개발사업 진행 이전 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환경오염 및 훼손을 파악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세종청사 환경부 전경 [사진=환경부] |
현행 제도는 평가 대상인 개발사업 사업자가 자연생태환경 조사를 맡을 제2종 환경영향평가업체를 직접 선발, 하도급 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을'의 입장인 2종 업체는 '갑'인 사업자의 요구에 맞춰야 하는 구조로, 이는 거짓·부실 환경영향평가가 발생하는 요인이다.
지난 2020년 인천 남동구 남촌일반산업단지 조성 사업의 경우 환경영향평가서 초안 내용과 달리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맹꽁이 서식 사실이 뒤늦게 확인된 바 있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한 시민단체는 대행업체가 양서류의 동면 시기를 고려하지 않고 짧은 기간만 조사했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제출되지 않아 절차가 멈춰 있는 상태다.
환경부는 현행 제도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고 해소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매달 '환경영향평가 제도개선 포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는 사업자가 2종 업체를 직접 선발하는 방식이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국가책임공탁제 도입을 주장한다.
전국 108개 환경단체가 지난 2월 모여 출범한 '환경영향평가제도 개선 전국연대'는 환경영향평가 대행 용역 계약과 업무 수행이 사업자와 독립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들 단체는 사업주가 평가 비용을 정부 기관이나 제3의 기관에 예치하고, 제3의 기관이 평가 용역을 발주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환경부는 올해 11월까지 매달 포럼을 통해 사업자와 2종 업체 간의 대행 관계 및 주민의견 수렴 절차 등 전반적인 환경영향평가 제도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sheep@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