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단속 건수 3만1934건
이용자 늘며 단속도 매년 크게 증가
면허 등록 강제 수단 없어
"킥보드 전용 면허 따로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노연경 기자 = 무면허 전동킥보드 단속 건수가 지난해 3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공유 킥보드 이용자는 늘어나고 있는데, 면허 인증을 강제하지 않으니 단속 건수가 함께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경찰청에 따르면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운전 단속 건수는 지난해 3만1934건을 기록했다. 개인형 이동장치란 전동킥보드, 전기자전거 등을 일컫는다.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려면 16세 이상이면서 원동기 면허 이상 보유자여야 한다.
개인형 이동장치 무면허 운전 단속 건수가 3만건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단속 건수는 ▲2021년 7166건 ▲2022년 2만1052건 ▲2023년 3만1934건으로 매년 크게 증가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정도 단속 건수면 교통단속 중 매우 높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무면허 단속 건수는 국내 개인형 이동장치(PM) 시장 규모가 성장하며 함께 늘었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PM 운영대수는 2017년 국내에 도입된 이래 매년 2배씩 증가하다 2022년 20만대 이상을 기록했다.
시장 규모와 함께 무면허 단속도 함께 늘어난 까닭은 전동킥보드를 대여해주는 PM사들이 운전면허 인증을 강제하지 않아서다.
스윙, 지바이크, 빔모빌리티 등 개인형 이동장치(PM) '빅3' 사업자 중에서 현재 미성년자에게 운전면허 등록을 강제하는 곳은 스윙밖에 없다. 단, 스윙도 성인일 경우에는 운전면허 등록 없이 곧바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용자 입장에선 별도의 인증절차가 없으니 가입 이후 결제수단만 등록하면 곧바로 이용이 가능해 편리하지만, 무면허로 이용할 수 있는 허점도 있는 것이다.
서울시는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 운전면허 등록을 강제한 PM사에게는 즉시견인 구역에서 1시간 견인 유예시간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서울시는 전동킥보드 무단주차 신고를 받기 위해 '전동킥보드 신고시스템 운영'을 운영하고 있다. 버스정류장 앞 등 즉시견인 구역에 해당하는 곳에 전동킥보드가 주차돼 있으면 자치구와 연계된 견인업체가 해당 킥보드를 곧바로 견인해갈 수 있다.
견인 이후 킥보드를 찾아가려면 PM사는 견인비와 보관료를 물어야 한다. 시가 1시간 유예시간을 주게되면 PM사가 견인업체가 와서 수거해가기 전에 킥보드를 수거할 수 있어 이 비용이 들지 않는 것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성년자 킥보드 운전 등 무면허 운전으로 인한 사고위험을 줄이고자 PM사에게 이러한 제안을 했지만, 그럼에도 운전면허 등록을 강제한 곳은 없었다"고 말했다.
PM사도 면허 인증을 하면 쿠폰을 지급하는 방식 등으로 자체적인 노력을 하고있긴 하나 면허 등록 강제가 이뤄지지 않으면 단속 건수는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속 대상이 대부분 미성년자라 단속에 어려움도 있다. 현행 도로교통법상 전동킥보드 탑승 시 무면허 운전의 경우 10만원의 범칙금이 부과된다. 하지만 미성년자의 경우 범칙금을 본인에게 부과할 수 없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전동킥보드 전용 면허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미성년자는 안전교육 등을 병행해야할 것"이라며 "싱가포르 등 참조할 만한 해외 사례를 참고해 새로운 이동수단에 맞는 새로운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yk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