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조형물 건설에만 30억원 투입... '명품' 디자인은 글쎄
"자연친화 디자인·비용 최소화"...민선8기 명품건설 취지 무색 지적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대전시가 정림교(가칭)를 명품교량으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교량 건설 외 디자인 조형물 건설비용만 30억원에 달하지만, '명품'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평이하다는 지적이다.
최종문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28일 오전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정림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대전=뉴스핌] 김수진 기자 = 최종문 대전시 교통건설국장은 28일 오전 대전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칭)정림교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4.03.28 nn0416@newspim.com |
정림교는 정림중에서 사정교 간 도로개설 사업 중 일부 구간에 설치되는 교량이다. 시는 130억원을 들여 135m 교량을 짓겠다는 계획이다.
시가 이날 공개한 정림교는 비대칭 곡선의 조형물이 다리를 감싸는 모습을 갖췄다. 또 조형물 아치 상단에는 공기 질 정보를 LED 표시등 색상을 통해 실시간으로 나타낸다. 야간에는 파랑·초록 빛으로 개성을 표현한다.
하지만 이장우 대전시장이 평소 강조하던 '명품' 공공건축 철학에는 정림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조명 외에는 눈을 사로잡는 깊은 인상을 남길 만한 특별한 디자인 요소는 찾기 어려운 평이한 수준이다. 시는 다리 교량을 제외한 조형물 건축비에만 3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명품'에 걸맞는 디자인으로는 보기 어렵지 않느냐는 <뉴스핌> 질문에 시 관계자는 도심 외곽 지역에 설치되는 교량인 점을 고려한 디자인임을 강조했다.
(가칭)정림교 조감도. [사진=대전시] 2024.03.28 nn0416@newspim.com |
시 관계자는 "화려한 디자인이 접목되는 특수교량의 경우 건설비가 3배는 더 든다"며 "또 교량이 도심이 아닌 도시 외곽에 설치되는 점을 고려해 자연과 어우러지는 디자인을 적용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스토리텔링이 충분히 녹아있는 점을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이장우 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명품 건축물을 건설해 도시 경쟁력을 높혀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실제로 민선8기는 '선 디자인 후 사업계획' 사업 방식을 공공건축물에 적용하고 있다.
이중에서도 이장우 시장은 교량 디자인에 대해서 특히 불만을 드러냈다. 실제로 지난 1월 신문교(가칭) 명품화 계획 발표 당시, 이 시장은 '신문교 첫 디자인을 보고 다시 디자인할 것을 지시했다'고 교량 디자인 추진 과정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장우 시장은 "대전 내 다수 포진된 교량·다리가 기능성에만 집중된 형태"라며 "민선8기는 공공시설물 명품화를 꾸준히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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