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공격하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보도가 나와 세계 경제 및 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CNN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3명을 인용, 러시아가 우주에서 엄청난 핵 전자기파(EMP) 발생으로 인공위성들을 파괴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 중이라고 단독 보도했다.
미 당국자들은 해당 우주 핵무기가 궤도 위에 배치되지는 않았으나 사용이 될 경우 핵무기 역사상 가장 위험해 '루비콘강을 건너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 휴대전화 및 인터넷 등을 마비시켜 일상생활에 예측할 수 없는 혼란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앞서 14일 마이크 터너 미 하원 정보위원장은 "심각한 국가 안보 위협에 관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성명을 냈고, 16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터너 위원장이 언급한 위협이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 위성 역량과 관련됐다고 밝히면서 미 정치권이 발칵 뒤집혔다.
미국과 유럽 정보 당국은 러시아가 훨씬 더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도 우크라이나를 점령하지 못하는 등 재래식 전력의 한계 탓에 비대칭 무기인 핵무기와 사이버 공격에 더 의존하게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러시아가 미국 및 서방과의 군비 경쟁에 대한 부담이 커질수록 이러한 우주 공간에서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러시아의 핵 EMP는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가 사용하는 스페이스X의 위성 인터넷망 스타링크도 무력화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러시아가 실제로 지구 궤도에 핵무기를 배치할 경우 중국과 북한 등도 안보를 이유로 들면서 러시아를 뒤따를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러시아는 우주에 핵무기 등의 배치를 금지하며 우주를 평화적 용도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한 조약에 1967년 함께 서명한 바 있는데, 러시아가 핵 EMP를 발사한다면 해당 조약을 위반하게 된다.
지난 16~17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국과 인도에 러시아의 우주 핵무기 배치 가능성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5일 러시아는 우주 핵무기 개발에 대한 미국의 주장이 악의적 조작이라면서,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속임수를 쓰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