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뉴스핌] 고인원 특파원= 지난달 미국의 소매 판매는 예상보다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미국에서 고금리가 이어지는 가운데에도 미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의 힘이 이어지고 있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관측에 더욱 힘이 실릴 전망이다.
미 상무부는 17일(현지시간) 12월 소매 판매가 전월 대비 0.6%(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밝혔다.
미국 백화점 메이시스의 쇼핑객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는 11월 0.3% 늘었던 소매 판매가 12월에는 0.4% 늘어날 것이란 시장 예상도 웃도는 결과다. 미국 CNBC는 의류, 액세서리 및 온라인 판매가 늘며 소매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고 전했다.
소매 판매는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5.59% 늘며 11월(3.97%)이나 월가 예상치(3.1%)보다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미소매협회(NRF)의 매튜 샤이 대표는 "11월과 12월의 수치를 합치면 소매업체들이 연말 쇼핑 시즌을 매우 성공적으로 보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연말을 앞두고 고금리와 인플레이션 등이 소비 심리에 타격을 줄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며, 많은 소매업체들이 3분기 실적 보고 당시 4분기 전망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우려와 달리 고금리 속에서도 미국 소비자들의 수요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소매 판매 증가세는 물가 오름세도 웃돌았다. 지난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전월 대비로는 0.3% 각각 올랐다.
지난달 주유소 판매가 전월에 비해 1.3%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소매 판매가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건강 및 개인 생활용품 업체의 판매도 1.4% 줄었으며, 가구·가정용품 판매도 1% 줄었다.
자동차와 휘발유, 건설자재, 식품 서비스를 제외한 핵심 소매 판매는 12월 한 달 전보다 0.8% 증가했다. 역시 11월 0.5% 늘었던 데서 증가세가 강화했다. 핵심 소매 판매는 국내총생산(GDP)에서 소비지출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미국에서 전체 경제 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소폭 상향됐다.
애틀랜타 연은에 따르면 GDP나우 모델로 추정한 4분기 GDP 전망치(계절조정 연율) 2.2%를 기록했다. 소매판매 수치가 발표되기 전 전망치(2.0%)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미 상무부는 오는 25일 4분기 GDP 성장률 예비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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