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주택 주제로 국민 민생토론회 개최
"'있는 사람 뜯어내야지'는 서민 죽이는 것"
"보유세 중과세는 시장경제에 해로워"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주택 이슈 업무보고에서 '72억원 벤틀리'를 언급하며 보유세 이슈를 직접 거론해 여론과 시장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에서 '국민이 바라는 주택'을 주제로 개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어떤 물건에 대해 소유권을 가지고 보유한다는 것 자체로 보유세나 거래세, 양도세를 중과하면 전체적으로 산업이 발전하지 않는다"며 지난해 영국 국빈방문 당시 탑승했던 벤틀리 차량을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소규모주택정비 관리지역인 모아타운 사업지에서 열린 도심 주택공급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2.21 photo@newspim.com |
보유세는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내야 하는 세금이다. 대표적으로 주택, 별장, 건축물, 시설물, 고급선박, 항공기 등 부동산 소유자에게 부과되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가 이에 해당한다.
윤 대통령은 "영국 국빈방문 갔을 때 72억원 벤틀리를 타봤다. 144억원을 들여서 영국 국왕 취임을 기념해 제작했다고 한다"며 "'고가 차량에 대해 중과세해야지', '있는 사람에게 세금 뜯어내야지' 생각하기 쉬운데 그게 중산층, 서민층을 죽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벤틀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가지게 되고 협력업체로 작은 중소기업까지 뛰어들기 때문에, 보유 자체로 비싼 것을 갖고 있다고 과세하면 그런 집을 안 만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영국 국빈방문 당시 왕실이 제공한 벤틀리 사의 스테이트 리무진을 이용한 바 있다.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것으로 전 세계에 2대 뿐이다. 왕실은 윤 대통령이 런던에 도착한 때부터 이 차량을 제공하며 최고 수준의 예우를 했다.
윤 대통령은 "만드는 과정에서 중산층, 서민층이 일자리를 얻게 되고 후생이 나오는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기초단체서 고가 주택에 대해 보유세를 많이 부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집이 크니까 시에서 치안 수요도 많아지고 도로도 넓어야 하고 좋은 집일수록 관리를 잘해야 해서 큰집에 대해 관리비를 많이 받는 것으로 보유 자체에 과세하고 뜯어내야 한다는 식으로 하면 일자리 손실을 보고 부가가치가 생길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예를 들어 큰 자동차라고 하면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고 정부가 대책을 세우는데 재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부담해야 한다는 차원이라는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며 "보유세를 때리는 건 소유권을 부정하는 것이고 시장경제에 해롭고 국민 소득 창출에 좋지 않다"고 역설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서민 중산층이 피해본다는 개념으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며 "부동산 보유세가 줄었다. 종부세 보유세는 부자들만 세금 내는 것도 아니다. 아파트 값이 비싸지만 오래 전부터 산 것도 있다. 정책 타깃은 어디까지나 중산층, 서민"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랑구 소규모 주택정비 관리지역인 모아타운 사업지를 찾아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도심 주택공급 현황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12.21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직접 발표한 2024년 신년사에서도 임기 내 성과로 보유세 완화를 강조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부동산 시장이 정치와 이념이 아니라 경제 원리에 맞게 작동되도록
시장을 왜곡시키는 규제를 철폐해서 부동산 시장을 정상화시켰다"며 "특히 보유세 부담을 완화해 국민 부담을 줄였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에 대해 과도한 중과세를 부과해 시장을 왜곡시켜 가격을 폭등시켰다고 보고 보유세 완화 기조에 나선 상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1월 21일 중앙부동산가격공시위원회(중부위)를 개최하고 관련 논의에 나섰다. 올해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작년과 같은 수준인 69.0%로 동결하고 공시가 현실화 계획을 전면적 재검토키로 해 사실상 폐기 수순에 들어갔다.
kim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