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2028학년도 대학입시제도 개편안에서 심화수학 배제 조치가 이뤄진 것과 관련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심화수학 도입에 따른 사교육 과열 현상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그간 암기식 위주로 이뤄졌던 수학 교육이 탐구 형식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 교육감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심화수학 수능 배제를 학교에서 수학을 더 깊고 넓게 가르치는 계기로 만들어 가자"고 했다.
[사진=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페이스북 캡쳐] |
조 교육감은 "심화수학 배제에 따른 다양한 우려가 제기된다"며 "수학을 언어로 쓰는 전공에서 교육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교육 당국이 수학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무시한다는 오해도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공계열 등 수학의 기초가 탄탄해야 하는 전공은 대학 측이 '전공 연계 교과 이수 과목'을 명시할 수 있고 이는 고등학교에서 미적분Ⅱ와 기하 등을 이수하도록 권장하는 조치"라며 "수학의 기초가 지금보다 부족한 학생이 이공계열에 진학하게 된다는 우려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에 심화수학이 포함될 경우 심화수학이 최상위권 학생 변별 목적으로만 기능할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사교육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조 교육감은 "잘 알다시피 많은 대학과 학생에게 수능 성적이 이전처럼 중요하지 않다"며 "그러나 최상위권 학생 변별은 중요하고 의대 혹은 SKY대학 등에 가기 위한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 학생들이 하는 수학 공부는 위에서 이야기한 수학의 본질과 멀어져가고 있다"며 "수능 출제 유형을 의식한 문제 풀이 훈련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탓, 사교육 업계가 무리한 선행학습을 부추기는 탓"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개념을 충분히 소화하지 않은 채 문제 풀이 요령을 외우는 것은 수학 공부가 아니며, 오히려 수학의 본질과는 동떨어진 반(反)수학적 행위"라고 했다.
조 교육감은 심화수학 배제 조치에 따라 수학 교육이 원리와 과정을 중시하는 형태로 변화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수능 수학의 출제 범위가 줄어들고 대입에서 학교 내신 수학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은 고등학교 교실에서 수학 수업의 변화가 일어나면 그 효과가 더 커진다는 뜻"이라며 "힘들어하는 학생들을 배려하는 수업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의 수학 흥미도·이해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양성의 확대가 수직적 서열화로 이어져서는 안 될 일"이라며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열악한 대학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해 대학 간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아울러 "학생들이 어느 대학에 진학하건 수준 높은 교육을 받는다면 중등교육을 왜곡하는 입시경쟁·학벌주의도 완화되리라 생각한다"며 "이는 우리 사회 전체가 보다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과제"라고 했다.
chogiz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