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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美 테일러 공장 1년 연기…전문가 "거점 전략 전환 필요"

기사입력 : 2023년12월31일 09:22

최종수정 : 2023년12월31일 09:22

美 보조금 지연 및 건설 비용 증가 영향 미친 듯
자체 생태계 위한 국내 거점 투자 강화 필요성
경쟁사 해외거점 투자 가속…'다변화' 전략 목소리도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의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양산 시기를 1년 미룬 가운데, 국내 집중 투자 또는 제3국 진출 등의 생산거점 전략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최근 미국에서 열린 국제반도체소자학회(IEDM) 2023 기조연설에서 테일러 공장의 첫 웨이퍼 생산 시기는 내년 하반기, 대량 양산 시기는 오는 2025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삼성전자는 테일러 공장의 양산 시기를 내년으로 잡았지만, 양산이 기존보다 1년가량 늦춰진 것이다.

앞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올해 연말까지 테일러 공장을 완공하고 내년 말 본격적인 제품 양산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부터 170억 달러(약 22조원)를 투입해 테일러 공장을 짓고 4나노 초미세공정을 도입하려 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의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양산 시기를 1년 미룬 가운데, 국내 집중 투자 또는 제3국 진출 등의 생산거점 전략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미국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SNS]

테일러 공장의 양산 시기가 늦춰진 것을 두고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지연 우려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정부는 이달 반도체지원법에 따른 첫 보조금을 종합 반도체 제조업체가 아닌 군수업체인 'BAE시스템스'에 지원했다. AP통신 등 외신은 반도체칩에 의존하는 무기가 증가하며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또 미국에서 자재비와 인건비 등이 오르는 인플레이션으로 공장 건설 비용이 증가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 등은 테일러 공장의 건설 비용이 기존 170억 달러(21조9000억원)에서 250억 달러(약 32조3000억원)로 증가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올해 1~3분기 누적적자만 12조6900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보다는 국내에 생산거점 투자 역량을 집중하는 방안이 타당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내의 경우, 경기도 평택·화성시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이 구축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용인시에도 국가 차원의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지역에 반도체 생산거점 투자를 강화해 강력한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운드리 1위 기업 'TSMC'는 본사 인근에 각종 협력 기업을 두며 강력한 파운드리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전자도 국내에 이 같은 생태계를 꾸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경제안보팀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이미 반도체 역량이 있는 만큼, 용인 클러스터 전략은 잘 한 것으로 이것을 전략적으로 잘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삼성 테일러 공장의 양산 지연은 공장 건설비 증가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며 "내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내세울 수 있는 '보호주의' 등 정책 방향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국내의 평택과 용인 등에 생산거점을 집중시켜도 큰 문제가 없는 만큼 사실상 미국 등 해외에 공장을 지을 필요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가 미국 테일러의 파운드리 반도체 공장 양산 시기를 1년 미룬 가운데, 국내 집중 투자 또는 제3국 진출 등의 생산거점 전략을 검토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TSMC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와 함께 자국 보호주의 색이 비교적 옅은 제3국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다변화' 전략을 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TSMC, 인텔과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일본과 유럽 등에 공격적으로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있어, 삼성전자도 다변화 전략으로 대외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이외에는 이렇다할 해외 거점을 두고 있지 않다.

TSMC는 일본 정부로부터 4760억엔(약 4조3000억원)의 보조금을 받아 구마모토 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전체 투자금의 40%에 달한다. 인텔은 독일 정부로부터 100억 유로(약 14조원)를 지원받아 반도체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인텔은 지난 26일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250억 달러(약 32조3600억원) 규모의 새 파운드리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투자금의 12.8%인 32억 달러(4조1500억원)를 보조금으로 지급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유럽 등 제3의 지역에서 글로벌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지원금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사들은 이를 적절히 활용해 현지 기업과 기술 교류를 하며 현지 마케팅 및 기술 시너지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위험성을 줄이고 전세계로 반도체 영역을 넓히기 위해 삼성도 다변화에 나서야 할 때"라고 전했다.

다만 김 연구원은 이에 대해 "TSMC는 안보상 문제, 인텔은 내부 정치적인 문제 등의 이유가 크기 때문에 해외 거점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라 삼성에게 해외 거점 마련의 근거가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eeiy52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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