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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ASML 장비 동맹, '엑시노스' 성능에 어떤 영향 줄까

기사입력 : 2023년12월23일 06:03

최종수정 : 2023년12월23일 06:03

업계 일각, 장비 동맹 통한 AP 생산·성능 개선 기대
전문가 "장비 영향 크지 않아…설계 개선 우선돼야"

[서울=뉴스핌] 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가 네덜란드의 ASML과 극자외선(EUV) 장비 동맹에 나선 가운데 삼성 자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성능 개선에 일부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첨단 반도체와 함께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AP도 글로벌 초미세 공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2일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1조원을 투자해 국내에 차세대 EUV 기반의 초미세공정을 공동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센터를 짓기로 했다. 이를 통해 첨단 반도체 개발에 필요한 EUV 공정 기술을 개발하고 EUV 장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전망이다. 차세대 EUV 장비인 '하이 뉴메리컬어퍼처(NA) EUV'에 대한 기술적 우선권을 가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EUV 장비는 7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인 만큼 관련 기술이 개발되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첨단 반도체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하이 NA EUV 장비는 2나노 공정의 핵심 장비다. 오는 2025년 2나노 반도체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유리할 수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ASML과 극자외선(EUV) 장비 동맹에 나선 가운데 삼성의 자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성능 개선에 일부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사진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지난 12일 네덜란드의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대통령실]

이 같이 삼성전자가 초미세공정을 위한 장비 동맹을 강화하면서 삼성전자의 자체 AP인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 개선에도 직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지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에 출시할 갤럭시S24 시리즈에 신제품 AP인 엑시노스2400을 탑재할 전망이다. 특히 갤럭시S24에는 온디바이스AI까지 탑재될 것으로 보여 AP 성능이 중요하다. 당초 삼성전자는 성능 저하 및 발열 등 문제로 올해 설계를 끝낸 엑시노스2300 제품을 갤럭시S23에 탑재하지 못했던 만큼, AI폰 시장 개화에 따라 향후 출시할 엑시노스 시리즈의 성능 개선은 필수적이다.

이미 애플이 아이폰15 시리즈에 TSMC의 3나노 기반으로 양산한 AP(A17 프로)를 탑재하는 등 고성능 AP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퀄컴도 지난 10월 TSMC 4나노 기반의 '스냅드래곤8 3세대'를 공개했으며 내년에는 3나노 공정으로 '스냅드래곤8 4세대'를 선보인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2400 생산에 4나노 공정을 채택했으며 향후 출시할 엑시노스2500은 3나노 공정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사들이 초미세 공정을 통해 높은 성능의 AP 생산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차세대 EUV 장비 확보와 EUV 기술 협력 등으로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AP 생산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일부 의견이 나오고 있다. 고질적 문제였던 성능 개선 등 효과까지 이어지길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ASML과 극자외선(EUV) 장비 동맹에 나선 가운데 삼성의 자체 모바일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성능 개선에 일부 영향을 줄 지 주목된다. 사진은 삼성전자 엑시노스 브랜드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하지만 전문가들은 엑시노스 성능에 EUV 장비의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AP를 생산하는 제조 공정 자체와 설계 등을 우선 개선해야 성능도 향상된다는 것이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경쟁사에 비해 AP의 설계 능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용석 반도체공학회 부회장(성균관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은 "경쟁사인 TSMC는 삼성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보다 구식 기술인 '핀펫(FinFET)'을 아직 활용하는데도 더 좋은 성능의 AP를 양산하는 것처럼, 단순히 차세대 장비로 당장 삼성이 엑시노스의 성능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AP의 경쟁력을 위해선 높은 설계 기술과 함께 이에 맞춘 공정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GAA는 게이트 면적을 넓혀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성을 높인 첨단 공정으로, 핀펫 방식보다는 기술력이 앞선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도 "엑시노스의 경우 미세공정 여부를 떠나 제조 공정과 설계 등의 문제로 퀄컴 등 경쟁사에 밀리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다만, 직접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안정적인 제품 생산 등 긍정적인 영향은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당장 장비의 영향이 크지는 않더라도 GAA 등 첨단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차세대 장비 확보에 힘을 써야할 것"이라고 전했다.

 

leeiy522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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