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李·정진상 친분 과시 인허가 알선 77억 수수"
추징금 66억여원도 구형…내년 2월 13일 1심 선고
김인섭 "백현동 성공 위해 노력, 정바울에 이용당해"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백현동 개발사업 민간업자 정바울 씨로부터 금품과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징역 5년을 구형받자 "사업 성공을 위해 노력했는데 로비스트로 낙인찍혔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는 1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대표의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에게 징역 5년과 추징금 66억733만333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러면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 비선실세로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각종 인허가를 알선하는 대가로 정씨로부터 77억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며 "장기간 지역 권력과 유착해 저지른 전형적인 권력형 지역 토착 비리 사건으로 죄질이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에서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 [사진=뉴스핌DB] |
검찰은 "공익을 희생해 피고인이 얻은 사익이 77억원 이상으로 다액인 점, 범행 과정에서 공무원과의 특수 관계를 과시하고 청탁·알선 대가를 교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가할 것이라는 태세를 보인 점 등 범행 수법이 불량하다"며 "동종 누범 기간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재범을 저질러 형 가중 사안도 매우 중대하다"고 구형 의견을 밝혔다.
김 전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개발될 수 없는 땅이 저로 인해 개발된 것처럼 백현동 로비스트로 낙인찍혀 지금도 잠을 설칠 정도로 억울하다"며 "정씨로부터 함께 개발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받고 주변에 질문하거나 관련 법규를 찾아가면서 사업 성공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제 의견을 전달했을 뿐인데 그걸 청탁이라고 한다면 앞으로 사업을 어떻게 진행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로비나 불법 특혜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이켜보면 정씨가 짠 프레임에 저만 이용당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제 최선이 다른 누군가를 배불리는데 이용되고 제 역할은 로비로만 치부돼 허탈하고 치욕스럽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이날 변론을 종결하고 내년 2월 13일 선고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인허가 알선 등 대가로 정씨로부터 현금 총 77억원과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백현동 개발 의혹은 정씨가 대표로 있는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가 2015년경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에 있던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서 성남시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재명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 당시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김 전 대표가 이 대표와 성남시 정책비서관이던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책조정실장과의 밀접한 관계를 이용해 각종 사업 인허가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이같은 특혜를 통해 정씨가 1356억원 상당의 이익을 취하고 김 전 대표는 정씨로부터 77억원을 수수했으며 사업에서 배제된 성남도시개발공사는 2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김 전 대표는 지난 5월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지난 10월 보석으로 풀려났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