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대학 연설...美 국방장관도 "약속 존중돼야"
12일 백악관 정상회담· 상원 연설 ·하원의장 면담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미국 내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론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계속 미국을 의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호소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세 번째 미국 방문에 나선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국방대학교에서의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 지 알고 있으며, 여러분들은 우크라이나를 의지해도 된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어 "우리는 또한 그만큼 당신들을 계속 의지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지속적인 지원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날 환영사를 한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도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쟁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푸틴의 범죄와 고립에도 불구하고, 그는 우크라이나 보다 더 오래 갈 수 있고 미국보다도 더 오래 갈 수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면서 "하지만 그는 틀렸다"고 주장했다.
오스틴 장관은 이와 함께 "미국의 약속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면서 미 의회의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 승인을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방미를 통해 야당인 공화당을 설득해 미 의회에서의 지원 예산 승인을 이끌어 내야하는 절박한 입장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0월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에 대한 긴급 지원을 위해 1060억 달러 규모의 패키지 예산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의 반대로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
상당수 공화당 의원들은 바이든 정부의 우크라이나에 대한 막대한 지원 방식에 피로감과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스라엘 관련 예산만 우선 처리하거나 패키지 법안에 자신들이 요구해온 멕시코 국경 강화 예산이 추가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백악관은 올해 안으로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이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러시아가 전쟁에서 승리할 기회를 잡게될 수 있다며 신속한 처리를 촉구해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다시 초청, 12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는 것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한 절박성을 강조하며 우호적 여론을 조성, 공화당을 압박하기 위해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상원도 방문, 우크라이나에 대한 초당적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할 예정이다. 또 공화당의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과는 별도 면담을 갖고 지원 예산 처리를 읍소할 것으로 알려졌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