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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안'이 픽한 단색화이후 주목할만한 '한국추상미술 다섯작가'

기사입력 : 2023년11월30일 22:56

최종수정 : 2023년12월01일 07:52

대구 리안갤러리 '단색조 넘어,너머로'1월13일까지
김근태 김춘수 김택상 남춘모 이진우의 신작 전시
세계로 뻗어갈 한국 현대추상미술 한자리에

[서울 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지난 1970년대 초반 태동해 1990년대까지 우리 미술계를 관통했던 '단색화'는 한국현대미술의 대표사조로 자리매김하며 세계 미술계로 하여금 '비서구권의 모더니즘 미술'에 눈을 돌리게 했다. 한가지 색이나 비슷한 톤의 색을 사용해 한국의 미학을 담은 단색화는 비록 서양 미니멀리즘 영향을 받아 태동했으나 서구 모노크롬과는 다르게 자연과의 관계, 정신성, 수행 등을 추구하며 독자적 세계를 구축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대구 리안갤러리가 신관 개관 2부 전시로 특별 기획한 'Here & More : 단색조 넘어 너머로'에 참여한 작가 김춘수가 자신의 '울트라 마린' 작품 앞에 서있다. [이미지 제공=리안갤러리] 2023.11.30 art29@newspim.com

이에 단색화 작가들은 물론, '단색화(Dansaskhwa)'라는 용어 자체도 전세계에서 널리 통용될 정도로 이 운동은 아시아 현대미술의 도도한 사조가 됐다. 미국과 유럽, 호주 등지의 주요 미술관들이 앞다퉈 단색화 특별전을 개최했으며, 단색화 대표작가인 김환기 권영우 정창섭 윤형근 박서보 정상화 하종현 김기린 등은 세계 미술계에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30여 년이 흐른 이제 우리의 동시대 미술은 단색화를 그대로 추종하는 것에서 벗어나, 보다 새롭고 진일보한 작업들이 다채롭게 나와야 할 때다. 단색화 이후 한국 추상미술은 어떤 지형도를 그리고 있으며 어떤 결이 만들어지고 있을까? 이에 대해 리안갤러리 대구가 하나의 기획전을 만들고, 그 해답을 찾아나섰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대구 리안갤러리의 기획전 'Here & More:단색조 넘어, 너머로'의 전시전경. 김택상의 근작과 신작 페인팅이 내걸린 2층 전시실. [이미지 제공=리안갤러리] 2023.11.30 art29@newspim.com

리안갤러리(대표 안혜령)는 지난 9월 대구광역시 중구 이천로에 신축 전시관을 만들고, 개관 기념 두번째 전시로 '단색조 넘어, 너머로'라는 타이틀의 특별전을 개막했다. 'HERE & MORE: 단색조 넘어, 너머로'라는 타이틀로 막을 올린 이번 전시는 단색화의 정신을 이어가면서도 저마다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한 김근태(70), 김춘수(66), 김택상(65), 남춘모(62), 이진우(64) 등 다섯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 작가는 따라서 '리안갤러리가 픽(pick)한 단색화이후 한국추상미술 대표주자'인 셈이다.

5명의 작가들이 내놓은 출품작을 찬찬히 살펴보면 '포스트(Post) 단색화'라 불러도 무방한 단색조 작품이 있는가 하면, '탈(脫) 단색화'를 지향한 작품도 있다. 다섯 작가들 중에는 자신의 작업이 단색화와 맞닿아 있다고 한 작가도 있고, 용어와 사조에는 관심이 없다는 작가도 있다. 또 그냥 '추상미술'이라 불러달라는 작가도 있다. 결국 이번 전시는 단색화 이후 한국의 중견 추상미술가들이 저마다의 고유한 단색조 작품을 통해 '단색화'라는 용어의 한계를 극복하고, 확장성을 도모하고 있음을 살필 수 있는 자리다. 전시 기획은 정준모 전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이 맡았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김근태 'Discussion-2023-86',2023, 캔버스에 유채, 162x130cm. [이미지 제공=리안갤러리] 2023.11.30 art29@newspim.com

'단색화'는 1960년대 후반 한국의 아방가르드운동을 주도했던 미술평론가이자 홍익대 교수 이일(1932~97)이 논리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이어 1975년 일본 동경화랑에서 열린 '한국 5인의 작가-다섯가지의 흰색'전이 '단색화 운동'의 시원으로 꼽히고 있다. 일본을 대표하는 명문 화랑과 비평가의 눈에 의해 '발견'되면서 탄력을 받기 시작한 단색화는 영국 테이트 리버플에서 1992년에 열린 '자연과 함께'전에서 '물성과 정신성이 하나가 된 생성적 공간', '범자연주의'라는 특성을 지닌 한국현대미술의 흐름으로 평가됐다.

한편 새 밀레니엄에 접어들며 평론가 윤진섭이 2000년에 기획한 제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한·일 현대미술의 단면'전에서는 한국의 단색화와 일본의 모노하가 함께 조명되며 단색화는 더욱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시작했다. 이어 국립현대미술관이 2012년 과천관에서 '한국의 단색화 Korean Dansaekhwa:Korean Monochrome Painting'라는 타이틀로 한국의 단색화를 집중조명(윤진섭 기획)했다. 이 전시에는 김환기,곽인식, 박서보,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윤형근, 하종현 등 17명의 전기 단색화 작가와 이강소, 문범, 이인현, 김춘수, 노상균 등 14명의 후기 단색화 작가들의 작품이 출품됐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남춘모 'From Line 1609', 2023, Acrylic on coated fabric, 210x197x10cm.[이미지 제공=리안갤러리] 2023.11.30 art29@newspim.com

이어 2015년 베니스비엔날레 기간에 맞춰 베니스에서 열린 '단색화 특별전'(이용우 기획)은 김환기, 박서보, 이우환, 윤형근, 하종현, 정상화 등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단색화 운동을 글로벌 무대에 보다 확실히 각인시킨 전시였다.

정준모 큐레이터는 "단색화 작품들이 '단색화'란 이름을 얻는 순간 전통이 되고, 역사가 되었다. 하지만 그 실체는 여전히 모호하다"며 "단색화가 '모노크롬 페인팅'의 번역어와 동일하다는 점은 내내 아쉬운 대목"아라고 밝혔다. 즉 단색화가 '한국적 모노크롬'과 동의어가 되는 바람에 '우리만의 독자적이고 창의적인 화풍'이라는 의미는 일정부분 퇴색됐다는 것이다.

[서울 뉴스핌] 전필준 대구가톨릭대 교수가 디자인한 리안갤러리 대구 신관. 지하 1층, 지상 4층으로 지역 화랑 중 최대 규모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3.11.30 art29@newspim.com

한편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타자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을 버리고, 나의 눈으로 나를 보고, 우리의 말과 글로 우리 미술을 설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 모두 공감한다. 정준모 씨는 "김근태, 김춘수, 김택상, 남춘모, 이진우 등 동시대 작가들에게 나타나는 단색조의 그림은 '지금, 여기'에서 만들어진 동시대 미술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이들은 1970년대 작가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전통을 해석하고 수용하면서 보다 열린 양식의 회화를 구현하고 있다"며 "이들의 작품은 단순함과 철학적 깊이에 화려하고, 역동적인 요소가 결합해 독특하고 혁신적인 형태의 예술로 나타나고 있다"고 평했다.

다섯 작가들의 작품은 리안갤러리 신관 3개층 전시실에서 마치 다섯개의 개인전처럼 소개되고 있다.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에 3개의 독립된 전시실(총 462㎡)과 교육실, 사무공간을 갖춘 리안갤러리의 대구 신관 중 지하 1층에는 남춘모의 구작과 신작이, 김춘수 작가의 '울트라 마린' 회화들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1층 전시실에는 김근태 작가와 이진우 작가의 작품이 마주보며 내걸렸고, 2층 전시실은 김택상 작가의 구작과 최근작으로 채워졌다. 각 공간을 둘러보면 '같은 듯, 다른' 단색조 회화의 다섯가지 레이어를 음미할 수 있다.

[서울 뉴스핌]이영란 기자= 이진우 'Untitled P23-32', 2023, Mixed media with Hanji on Linen,184x230cm. [이미지 제공=리안갤러리] 2023.11.30 art29@newspim.com

지난 9월 개관전으로 독일의 유명작가 이미 크뇌벨 작품전을 선보인데 이어 '단색조 넘어, 너머로'로 한국의 동시대 추상미술 전시를 연 안혜령 리안갤러리 대표는 "한국의 미술가들을 세계적 작가로 발돋움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화랑으로서 가장 보람되고 의미있는 작업"이라며 "이번에 소개한 작가들은 해외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전시제의가 줄을 잇고 있는 역량있는 작가들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로 남춘모 작가는 2019년 독일 루드비히미술관에서의 개인전을 필두로 유럽과 아시아의 여러 미술관에서 작품전을 가진데 이어 프랑스 세숑갤러리 전시를 통해 해외 컬렉터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고, 김택상 작가는 미국과 유럽의 명문 화랑인 리만머핀과 에스더쉬퍼가 나서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김근태 작가는 동경화랑에서의 전시에 이어 최근 뉴욕에서도 러브콜을 받았고, 이진우 작가도 내년과 내후년 세계 톱 갤러리와 미술관에서의 초대전이 잡혀 있다고 전했다.

안혜령 대표는 "전세계적으로 K-컨텐츠에 이어 K-미술에 대한 관심이 본격화되고 있는 시점에 한국 동시대 추상미술의 현황을 조망하는 기획전을 열게 돼 자부심을 느낀다. 한국미술의 전성기는 지금부터"라고 강조했다. 리안갤러리가 기획한 'HERE & MORE: 단색조 넘어, 너머로'는 내년 1월13일까지 계속된다.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관. 무료관람.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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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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