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 대학로의 대표적 소극장인 학전(學田)이 경영난으로 내년 3월 15일 문을 닫는다. 1991년 같은 날 문을 연 지 33년만이다.
학전 관계자는 "경영난이 이어진 데다 최근 김민기 학전 대표의 건강 문제로 결국 폐관을 결정했다"고 9일 밝혔다.
내년에 문을 닫는 대학로 소극장 '학전'. [사진= 학전] |
학전은 대학로 공연의 상징적 공간이다. '아침이슬' '상록수' 등을 작곡한 김 대표가 독일 그립스극장의 원작을 우리나라에 맞게 손봐 1994년 초연한 '지하철 1호선'은 지금도 공연되는 대표 뮤지컬이다. 1990년대 말 한국의 다양한 서민군상을 담은 작품으로 2008년까지 약 4000회 공연을 하면서 70여만 명이 관람했다.
다양한 스타 배우와 가수들도 거쳐갔다. 초창기 동물원, 들국화, 안치환 등이 학전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고김광석은 데뷔 10주년 기념공연을 했다. 유명 배우로 성장한 설경구, 김윤석, 황정민, 장현성, 조승우가 학전 출신으로'학전 독수리 5형제'로 불린다. 29년 전 뮤지컬 무대에 올랐던 나윤선은 세계적인 재즈 가수가 됐다.
그러나 학전 역시 다른 대학로 소극장과 마찬가지로 관객 감소와 팬데믹을 겪으며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왔다.
폐관 전까지는 대표작들이 무대에 오른다. 10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이 공연된다. 내년 1월에는'제2회 김광석 노래상 경연대회'가 열린다. 어린이 뮤지컬 '고추장 떡볶이'도 3월 초까지 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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