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 처음 봐"...'용퇴 압박'엔 "글쎄"
"불출마 의사 지금 밝혀 얻는 이득 없는데"
[서울=뉴스핌] 윤채영 지혜진 홍석희 기자 = 소속 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를 묻는 공문에 민주당 일부 다선 의원들은 "불출마를 지금 묻는 게 이상하다"는 등의 불만을 내비쳤다. 복수의 의원들은 이같은 서류로 '용퇴론'에 압박받을 사람은 없다고도 말했다.
민주당 중앙당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는 지난 8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확인서 제출 요청의 건'이란 제목으로 각 의원실 보좌진에게 공문을 발송하고 회신을 요청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1.08 pangbin@newspim.com |
해당 공문에는 "당헌 제36조 및 당규 제10호 제69조 및 제70조에 의거, 제21대 국회의원 평가를 준비하고 있다. 평가시행에 앞서 차기 선거에 출마 의사가 없는 의원께서는 첨부 양식을 작성해 회신해달라"는 내용이 담겼다.
공문에 첨부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 확인서 양식'에는 "상기 본인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함을 확인합니다"라는 문장과 함께 의원 성명과 생년월일, 지역구를 적는 란과 서명 기재란이 마련됐다.
민주당 5선 의원은 뉴스핌과 통화에서 "불출마 의사를 지금 표시해서 얻는 이득은 없다"며 "묻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의도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선 의원한테 '용퇴' 압박도 없을 것이라고 했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정치인이 대외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했으면 그걸로 끝이지, 무슨 서류를 내냐"며 "(다선 의원 용퇴 압박은) 안 받는다"고 말했다.
다른 비명계 중진 의원도 지금까지 불출마하면 기자회견으로 했지, 언제 이렇게 보고를 했느냐. 이런 건 처음 본다"며 "우리가 초등학생이고 평가위가 담임 선생이냐"고 반발했다.
이미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의원은 "선출직 의원들한테 그런 거 보내서 묻는 것 자체가 수준 이하의 당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선출직평가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공문을 보낸 배경에 대해 "서류상 정리 때문"이라며 "불출마를 할 의원들은 사전에 평가 대상에서 제외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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