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과 러시아가 2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의 민간인 피해 최소화를 위한 일시 군사 행위 중단과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각각 제출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이스라엘 편에 선 미국 등 서방과 팔레스타인 편에 선 러시아, 중립을 지키는 중국 등 국제사회의 편 가르기가 심화한 형국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엔 안보리는 이날 미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의제로 회의를 열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의제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열린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은 가자지구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군사 행위의 일시 중지를 요구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미국이 제출한 초안에는 이스라엘의 자국 방어권을 지지하는 문구가 명확히 담겼고 이란에 하마스 등 무장 단체에 무기 수출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겨 논란이 여지가 있었지만, 이날 표결에 부쳐진 수정 초안에는 이스라엘과 이란 언급이 없었다.
투표 결과 미국 제출안은 안보리 15개 이사국 중 10개국의 찬성을 얻었지만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에 채택이 무산됐다.
유엔 안보리에서 결의안이 통과하려면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등 5개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 찬성과 15개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장준 주유엔 중국 대사는 미국 제출안이 일시적인 군사 행위 중단일 뿐이라며 "초안은 휴전과 전쟁 종식을 요구하는 세계의 가장 강력한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제출할 결의안은 미국과 달리 일시 휴전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세부적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조치를 규탄하고 가자지구 북부 주민에 대한 이스라엘 정부의 남부 이동 명령을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러시아 제출안의 경우 이사국 중 단 5개국만 찬성하면서 부결됐다. 상임이사국인 미국과 영국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처럼 이스라엘과 연대하는 미국 등 서방과 중러가 힘겨루기에 나서면서 유엔 안보리가 아무런 해결 방안을 도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안보리는 지난 18일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허용을 촉구하는 내용의 브라질 제출 결의안을 논의했지만 채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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